분홍신 [683259] · MS 2016 · 쪽지

2017-12-23 02: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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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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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일기를 쓰기로 했다. 직접 종이에 쓰는건 괜히 귀찮아서 오르비에 쓰기로 결정했다.


요즘 계속 한계에 부딪히는거 같은 느낌이 자꾸만 든다.


난 정말 내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약하기 그지 없고


한없이 무기력한 사람이다.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이 상태에 이르기까지 끌고 온 건지 모르겠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재수를 결정한 때? 그 전에 오르비를 시작한 때? 아니면 더 그 전에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때?


이전에 내가 했던 선택들이 지금 나를 옭아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선택의 보상은 생각보다 달콤했고, 그 댓가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난 단지 조금 더 나은 나를 바랐을 뿐인데, 오히려 더 바보같은 나를 발견하게 된다.


자유. 자유롭고 싶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 극도로 혐오하는 것, 다 잊고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내가 되고싶다.


이쯤 되니 신을 좀더 깊게 믿어봐야하나 싶다


지금은 어젯밤, 오늘 아침보다는 상태가 훨씬 괜찮다.


오늘 문득 여행이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여행을 안 좋아하는 나인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니 놀랍다.


통기타 하나 메고 지갑과 폰만 챙긴뒤에 당일치기로 갈 계획이다.


어디로 갈 지는 아직 못 정했지만 왠지 설렌다.


요즘 삶에 여유가 너무 없다.


수능이 끝났어도 나는 계속 공부하던 시간에 다른 일들을 채워 넣었고 이젠 지친 지경에 이르렀다


여행이 내 삶에 좋은 리프레쉬가 될거같다.


맨날 미루고 미뤘지만 이번엔 꼭 해야 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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