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43 > 12222 독학반수생 후기(1) *약스압주의*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15592327
많이 보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글을 적다보니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전체 과정을 휴학하기 전 후로 나눠서 적을게요ㅜ 적길 원하시는 부분(ex 국어공부법, 멘탈관리 등)이나 궁금하신 부분 있으시면 댓글이나 쪽지주세요!!
들어가기에 앞서
제가 반수를 하게 된 계기는 첫 번째는 육군사관학교에 뜻이 있어서 정말 어떻게든 가고 싶어서이고(+집안사정 때문도 있고요), 두 번째는 수능 때 받은 이 성적이 제 성적이라고는 도저히 납득을 할 수가 없었다는 건데 아마 이 부분이 제일 큰 것 같아요. 제가 수능치기 전까지는 ‘노력은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모토로 삼고 살았고, 또 현역시절 정말 제 입으로 말해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죽으라 열심히 공부했는데 첫 수능 때 이 모토가 완전 박살이 나버린거죠. ‘노력은 배반을 할 수 있다.’ 이게 딱 마음에 비수처럼 박혀서 정말 한동안은 정신을 못 차리고 방황하기도 했는데 재수했던 고등학교 선배형과도 많이 대화하면서 반수를 결심하고 또 계획했죠.
반수 휴학 전
저는 작년 수능 32243을 받고 대학을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완전 절망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지거국(경부 중 하나) 상경계 중 한 과의 논술에 덜컥 붙어버린게 반수의 시작이었고요. 처음에는 합격했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는데 그 기분이 딱 그 순간에 멈추더라고요. 어쨌든 제가 목표로 했던 대학도 아니었고 제 성적표에 찍혀있던 그 등급과 백분위, 표점을 생각하면 그냥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그래서 부모님께는 얘기도 못하고 계속 고민하다가 인생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후회없이 최대한 다 해봐야 마음을 접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처음에는 부모님 몰래 반수를 2월 초부터 시작했죠. (그 과정에서 정말 오르비 이상인T께서 저를 위해서 솔직히 부모님보다도 더 많이 저를 지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일단 신입생행사 아무것도 안갔구요. 2월달에는 설날이라고 친척분들이 주신 용돈도 한푼도 안쓰고 모아두고 단기 알바도 해서 대학에서 반수할 때 쓸 돈도 조금 모아두고요.
그렇게 평범하게 대학생+고삼현역을 합친 삶처럼 3월을 보내고 4월 즈음 부모님께서 제가 반수를 하게 된 것을 알게 되었고 부모님은 “너가 반수를 할거라면 한 달 용돈 10만원으로 줄일 건데 그걸로 살 수 있겠나. 그리고 우리집사정 잘 알테니까 남들 보내는 학원도 못 보내준다. 그럼에도 할거면 해봐라. 그정도 독한 것도 없으면 시작도 하지마라.”고 얘기하셨고 저는 여기서 제 반수결심을 증명 못하면 아예 반대하실 것을 알기에 일단 오케이했죠. 대학생활하셨던 분들은 진짜 다 공감하시겠지만 한 달 용돈 10만원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하신거 ㄹㅇ공감하실거에요. 그래서 그때부터 식비를 줄이고 책사는돈으로 거의 돌렸죠. 초중고등학생들 문제 풀이 도와주고 소정의 보상을 주는 앱도 하면서 학생들 풀이도 도와주면서 제 풀이정리를 하는 능력도 기르고 조금이지만 용돈 충당도 했고요. 제가 생각해도 그때는 정말 독했던 것 같아요. 공강시간 포함해서 새벽1시까지는 무조건 수능공부, 새벽1시부터는 새벽4~5시까지는 레포트를 적거나 시험대비를 위해서 대학전공과목 공부를 했어요. 매일 두유 한 팩 먹고 그렇게 공부하고 운동도 하고 다 했으니까요. 그렇게 살다보니 고3때 75kg였는데 64까지 계속 빠지더라고요.
5월달도 살짝 고비였던게 대학 축제시즌이거든요. 연예인들도 오고, 술도 먹고, 기분도 좋고 그냥 솔직히 말해서 자기합리화와 싸우는게 제일 힘들었어요. 이 정도 학교면 괜찮지 않느냐, 지거국 상위학과인데 만족하고 다니는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오고 그만할까 라는 생각도 했고요. 자기합리화를 떨치는 것도 힘들었는데 진짜 6모는 눈앞에 다가오니까 막 마음은 쫓기고 미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2월달에 모아놓은 돈+용돈남은것도 다 털어서 D사 인강프리패스를 결국 샀습니다. 국수영사탐도 다 불안한 것도 있고 프리패스값이 아까워서라도 반수 포기를 못하도록 그냥 제 자신을 구속시키고 싶었던 것도 있었어요. 그렇게라도 제 자신의 마음을 다 잡고 6모를 준비해서 6모를 쳤는데 제 생각보다는 너무 잘 나왔..어요..!! 12121정도 나왔으니까요. 진짜 이때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육사준비를 하는 상황에서 자신감도 슬슬 생기더라고요. 욕심도 생기고. 그래서 6모 치고 나서 대학기말시험에 레포트제출까지 겹친, 솔직히 많이 힘든 상황인데도 어디선가 모르게 힘이 솟드라고요. 2~3시간 자고 생활하는데도 공부하는데 힘들지도 않고요. 그래서 너무 기분 좋게 준비도 했고 또 자신도 있었어요. 그래서 올해는 되겠구나, 할 수 있다 생각했고 사관1차준비도 하게 되었죠
계절학기도 건너뛰고 집에 내려가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때 슬슬 나태해졌습니다. 정말 사람이란 동물이 참으로 무섭고 간사한게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이 드니까 하루가 무섭게 게을러지고 적당히 하자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제 뇌를 지배하더라고요. 그때 열심히 얼굴책 들어가서 애들 뭐하나 슬쩍 보고 유튜X도 겁나 들어가서 영상보다가 하루 다 보내고.... 사실 이 생활 반복하다 보니 뭐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였죠...ㅜ 그냥 1차에서 불합격 떠버리더라고요. 현역때도 붙었던 시험에 그래도 반년 더한 새X가 못 붙었으니 자괴감도 엄청났고 왜 반수를 시작했나 후회도 들고 솔직히 반수를 시작한 계기? 목표? 하나가 사라지니까 그 때 미치겠더라고요. 수능까지 계속 go를 할것인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2학기를 그냥 계속 다닐 것인가 이 사이에서 계속 고민했어요. 진짜 고민 많이 했는데....무서운게 이렇게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교회에 예배드리고 갔다가 오는길에 아는 권사님이 저희 어머니랑 저 있는 앞에서 얘기를 나누는데 그 권사님이 저를 보더니 대학이랑 과를 물어보시더니 문과무시, 상경계 무시를 막 아무렇지 않게 말하면서 취업하려면 진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딱 쐐기를 박아버리시는데.... 더 싫었던게 그걸 어머니가 그냥 들으면서 수긍하면서 고갤 못 드시는거에요. 와...그 때 그 기분은....진짜 감히 설명도 못할 만큼 힘들었어요. 그래서 그냥 못먹어도 go라는 심정으로 진짜 한 급간이라도 올려보자 생각하고 그날 2학기 휴학 바로 때려버리고 부모님께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하고 허락 다시 구했습니다. 다른 건 필요없고 독서실비만 지원해주실 수 없으시겠냐고.... 그렇게 독서실을 수능때까지 한번에 끊고 다시 한번 맘잡고 수능 공부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게 휴학 전까지 흔한 독학반수생의 여정?이었습니다. 적으면서도 진짜 제자신이 필력이 많이 떨어지는게 느껴지네요.ㅠㅠㅋㅋㅋㅋ
후편 원하시는 분이 단, 한 분이라도 있으시면 시간 되는대로 적어볼게요....ㅠㅠㅠㅠ
P.S. 반수에 관련해서 조금 고민하고 있다거나 묻고 싶은게 있으신분들 조언을 원하시는 분들 쪽지나 댓글 보내주시면 부족하지만 제가 아는 최대한으로 다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오르비에서 많은 분들께 도움 많이 받아서 정말 최대한이라도 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니까 부담없이 다 물어봐주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왜 너는 나한테만 그렇게까지 매정한거야ㅠㅜ
-
대성마이맥 오류 0
계속 아쿠아플레이어를 계속 재설치하라 하는데 우얍니까?
-
본인 이상형 0
이렇게 생긴 여자에 키 180인 연상 취향이다
-
보정으로 백분위 몇정도 나올까요??
-
극장 ㄷㄷ 2
ㄷㄷ
-
ㄹㅇ
-
공부해야 하나 안해야 하나.. 굳이 적분파트 공부하는 시강 빼면서 까지는 하고싶지...
-
음악이나 앨범 랩레슨 궁금한 거 있으신 분 계신가요? 6
아는 선에서 답해드릴게요!
-
브릿지 쉽다는말들많은데 요즘같은시기에 돈받고파는건데 이런거내놓으면 의미가있나싶음
-
숨고 김과외 서울인 다 등록했는데 연락도 안 오고.. 여기에서 구해도 되는지...
-
앨범 다 팔면 몇백 되겠네요...ㅋㅋㅋㅋㅋ
-
강사컨으로기왕이면
-
저번주 롤하고나서 1주일을 통째로 놀아부렸네 ㅎㅎ 롤티어도 에메>골드 와버림
-
제발 이 무료한 시간을 달래는 법좀 그냥 공부나 하는게 답인가
-
여름방학동안 대치동이든 어디든 논술학원에서 메디컬 논술 관련해서 수업을 들어보고...
-
난 대구,제주
-
누나 아님
-
사설을 처음 풀어보는데 어럽네요 ;;
-
진지하게 애니 씹덕에서 탈출할까
-
바야흐로 고등학교 3학년때의 김옯붕이는 아침에 맛탱이가 가버린 밥을 영문도 모른채...
-
내 나이 20세. 파릇파릇한 청년의 400만원이 앨범 제작 일주일이면 공중분해 된다.
-
벌써 세시네 1
오늘도좆같은인생~
-
아무리봐도예쁜데
-
피드백만 제대로하고 다시 달려야지
-
난 좋음
-
오르비에서
-
호감고닉 몇분 알아요 의동욱... 말벌 오르빅.. 등등 질문박아요
-
자러 가야겠다 10
내일의 나는 모르겠고 그딴건... 굿나잇 오르비
-
난 n제로 현주간지가 양도 많고 괜찮다고 생각함 작년에 본인은 현주간지랑 간쓸개로...
-
말하는게 더 좋음
-
반수하면서 감 찾는중인데 예전보다 정확도랑 속도가 많이 줄었더라구요 그래도 정확도는...
-
동년배들 다 알만한 래퍼분들이랑 R&B랑 랩 앨범 만들고 있네요 오랜만에 오르비...
-
2개 그릴거시빈다 애니면 더 좋음, 자세나 구도 잡기 편해서
-
주말 저녁 맨시티 경기는 힐링인데... 보고싶다... 걍 수능 끝나고 해축 다 챙겨...
-
약간 글로 배운 공감같음 감정쓰레기통 역할 내가 자처하는데 듣기만하면 미안해서...
-
내신 2학기 때 언매해요! 전형태쌤 언매 강의를 1학년 때 들었었는데 너어무...
-
아오 다들 축구얘기 14
애기는 낄 데가 없다
-
그냥 나를 쫓아내줬으면 좋겟다
-
강철 체력
-
자해 전시 진짜 두번인가 본 적 있는데 차단박을뻔
-
화1은 정신병 3
탈출은 지능순
-
언매 엄청쉽게 화작 어렵게 나오면 될려나 지금도 표점차 크지않아서 가능할거같기도
-
밤세서 그릴만한 주제 추천받음 내 자캐 그려줘요 이딴것도 받음 대신 퀄은 보장못함ㅋㅋㅋ
-
여태 안잣다 7
4규 살짝 간만 봐밨는데 되게 맛있는거같았음 낼 하루종일 4규만 해버릴까!!
-
지금은 너무 혼란스러워 가난, 배고픔? 이런건 괜찮음 근데 마음이 너무 복잡미묘하게...
-
공부를 한적이 없음 고3돼서. 그리고 아침일어나서 핸드폰 끄적이다가 토요일 12시에...
-
구치만... 아직 자기 시러용...힝힝
예비반수생 팔로우박거가용
저도 반수할건데 너무 막막해서요.. 나중에라도 조언을 듣고싶어용 ㅠㅡㅠ
넵!! 사실 글 안읽어도 진짜 고민있는거 질문해주시거나 조언구하시는게 저도 더 좋아요!!!ㅎㅎㅎ
ㅗㅜㅑ 길다..추천드릴게요
글쵸..?ㅜㅠ 조금 더 줄여볼게요ㅜㅠㅠ
아뇨아녀 ㄱㅊ아요 ㅋㅋㅌ 그냥감탄한거에요
헿 감사합니다!!ㅎㅎ
혹시 고등학생들 문제풀이 도와주고 돈버는앱 이름좀 알수있을까요?
닥추는 수기야!
국어공부법 좀 알려주세요!
아넵넵! 나중에 날잡고 무조건 쓰겠습니다!!ㅎㅎㅎ
헷헷 팔로우 박아버리기 ㅎ
고생많으셨네요 ㅠㅠ 멋있어요
와..다 읽으셨구나...ㅠ감동ㅜ이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
국어공부법하구 멘탈관리법 궁금해여!!
얼마정두 모으셨는지 쪽지 가능하신가요..!!
저도 사관목표로 반수하려합니다!! 혹시 운동시간은 어떻게 조절하셨나요??? 그리고 사관기출은 어떤출판사것이 좋나요?>
그게 젤 중요하죠 운동..ㅜㅠㅠ진짜 힘들었는데 저는 저녁먹기전 1~2시간정도 투자해서 매일 꾸준히 헬스했어요. 사관준비하시는거 진짜 리스펙해요. 화이팅하시고 궁금한거 있으시면 언제든 물어보세요ㅎㅎ
사관기출은 솔직히 다 필요없고 홈페이지 나오는 형식으로 푸시고요. 해설참조용으로만 아무거나 사셔도 되요. 출판사에서 나오는게 조금 해설이 불친절하기도 해서요ㅜㅠㅠ
글 너무 잘 읽었어요!2편도 너무 궁금해요 ..! 시간 되실 때 올려주시면 꼭 읽겠습니당 ㅎㅎ
아넵넵!! 시간내서 쓸 기회가 생기면 꼭 써보겠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