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능장에서 유쾌한 사수생 만난 썰 2. SULL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16872125
3)
평정심을 유지해야 했다.
전 날 자기 전에 온갖 시뮬레이션을 하며
별의별 가능성을 열어두고 왔지만,
살다 살다 수능날 아침에 합격수기를 쓰는 사람은 생각지도 못했다. + 악수라니.
평가원을 정복하러 왔는데,
처음 보는, 이상한, 나보다 약간 나이가 더 많은 것 같은 한 사람에게 정복당했다.
눈을 감고 세수를 연거푸 5번 정도 했다.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물론 그 생각은 교실 문을 열자마자 날아갔다.
수기를 두 장째 쓰고 있었던 것이다.
터져 나올뻔한 웃음을 간신히 입을 가려 막은 후 자리에 앉았다.
나는 교실의 가운데에 있었고, 그 사람은 내 오른 편에 앉아 있었다.
나는 정말 다시 오른 편을 봤다가는 이 수능이 19' 수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왼편으로 돌아앉아 애써 비문학을 읽어 내려갔다.
언제쯤 시간이 지났을까,
조용하던 교실이 조금은 사람으로 채워졌다.
내 왼편에도 사람이 앉았는데, 내가 계속 그쪽을 보고 있으니 그 분도 적잖이 당황하셨지 싶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립니다. (진심)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감독관 분들이 입장을 하셨고,
내 뇌는 적당히 깨워져 있었다. 그 사람 생각도 많이 안 났고.
정신없이 국어와 수학을 치렀다.
그 사람은 특별히 주의를 끌지 않았다.
다리를 떤다거나, 기침소리를 낸다거나 등등..
근데 아까 그 왼편에 앉은 놈이 문제였다.
다리를 무슨 경운기 시동 걸 때 모터처럼 돌려 댔다.
사실 사과 취소한다. 시발 새끼.
4)
식사시간이 되었고, 급식소로 이동해 밥을 먹으라는 방송이 나왔다.
몇몇 아는 친구들과 같이 가려는데, 그 사람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사라질 땐 빠르게 사라지는 멋진 사람이었다.
미지근한 죽을 먹으며 (사실은 마신다고 하는 게 더 가까운),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긴장이 풀렸고, 그 사람 생각은 나지 않았다.
다시 교실에 돌아와보니 그 사람이 제일 먼저 와있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던 아침과는 달리,
긴장이 풀려서인지, 입에 무언가가 들어가서 인지는 몰라도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또 수기를 쓰고 있었다면 웃음이 났을 수도 있지만,
다행히도 그는 문제집을 보고 있었다.
덕분에 나도 남은 시험에 집중할 수 있었다.
5)
무사히 영어와 탐구를 마치고, (왼편 새끼 다리 안떨었음)
우리 교실은 제2외국어를 보는 반이라,
제2외국어를 보는 애들을 제외하곤 나가려던 참이었다.
나는 아랍어 정시충이기에 여전히 남아있었다. (당당)
그때 다시 놀라운 광경을 봤다.
탐구만 하고 가는 애들을 그 사람이 일일이 악수를 해주기 시작했다.
수고하셨어요, 고생하셨어요 등의 말과 함께.
정말 나중에 정치를 하려고 저러는 걸까?
온갖 생각이 드는 순간 그는 악수를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
따라나섰다.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목적지는 화장실이었다.
- 3편에 계속. (마지막 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지구파트는 세계지리2 같고 우주는 공식 있어서 그런지 뭔가 과탐 삘남
-
원래 2017년도까지만 하고 다시 2024로 n회독 할라고 했는데 고민이네
-
많은 학생들은 공부할 때 오로지 '본인의 약점' 에만 집중한다. 오답노트를 열심히...
-
경제는 사탐이 아님 본인이 금머갈이면 좋은데 그럼 벌써 물화생 1이 나오겠지
-
5모가 곧이네요. 현역인데 공부는 매잏매일 열신히 합니다ㄱ 근데 주변해서 하도...
-
이번 한국사 1차고사 보니까 교과서랑 수특(부교재)만 열심히 하면 100점 나올...
-
샌드하겐 씹상남자네
-
경력약2년 고3,n수전문 평가원 수학 수능 포함 100점 3번 정시의대 서울지역...
-
ㅇ ㅡ ㅣ ㅊ ㅣ ㅎ ㅏ ㄴ ㅅ ㅓ ㅇ ㅜ ㄹ ㄷ ㅐ ㅇ ㅑ ㄱ ㅅ ㅜ ㅇ ㅕㄴ ㄱ ㅗ ㄷ ㅐ
-
드릴 수1이랑 수2 1단원까지는 나름 잘 풀었는데 수2 미분에서 벽을 느꼈고.....
-
네.
-
하나만 푼다면 뭐푸실거같음?
-
처음에는 생소하고 이거 다 외워야하나 싶은데 어느정도 계속보면 거기서 거기인듯 낚시...
-
하현우 기록 깨지려나? ㄷㄷ
-
물론 바로는 못바꾸지만 가장 맘에드는거 5천덕드려요
-
[생명과학1 유전] 절대 안 틀려야하는 체세포DNA양 문제 0
안녕하세요 생달입니다. 오늘은 유전 파트에서 체세포 DNA량 문제 절대 틀리지 않기...
-
이용 저조 GTX-A 살리는 처방 발표!...승객 늘어날까? 5
[앵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 노선 일부 구간이 기대 속에 개통했지만,...
-
후….
-
니 미래에 학벌이 중요하게 쓰일지 안쓰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학벌없이 실력으로...
-
혐) 배리나 0
-
개오래걸리겠죠? 사탐의 과탐급인가
-
순박한 청년. 2
이걸 그대로 당해주는...
-
상상국어 N제 화법과작문답지 있으신분?
-
삼수요 삼수 수특도 샀다구요
-
연구소 연구자나 개발자하면서 수학연구할 가능성 꽤 있음?
-
지구과학2 0
지구과학2 할라고 하는데 타임어택이 심한가여??
-
180넘어...!
-
시대 현강은 처음이라서요 다른 학원에선 자체 사이트에서 미리 예약하고 갔는데 시대는...
-
대학이 중요할까 17
주변분들 중에 학벌 없이도 잘 사시는 분들이 거의 다라서 그런지 솔직히 별로...
-
그 사람들이 수준이 떨어지고 문해력이 안좋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
딱히 별생각없이 그냥 푸는데
-
방학때부터 김승리t 현강 들었습니다. 독서와 문학 모두 실력이 증가하긴 했는데 독서...
-
할아버지 185 아빠 188 본인 179.7..
-
허.. 강제 응시인데
-
음바페가 유로결과 상관없이 발롱확정임?
-
다들 연휴 잘 마무리하세요 :)
-
이럴수가 2
냉장고에 두유가 없다니..
-
1. 매주 이감국어간쓸개 제공 2. 매주 constant&solid 수학모의고사실시...
-
어느정도 되야 풀수 있으려나 내 책장에 작년부터 쳐박혀있는데...
-
뭐가 더 어려움?
-
아 진짜 먼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음 왤케 표현들이 하나같이 장황하고 그러냐 좀...
-
이온표 찢어버리기 11
양적관계를 죽인다
-
자료마다 말이 조금씩 다른것 같아 개념을 확실히 하고 싶은데요, 크게 나눠서...
-
할복
-
ㅈㄱㄴ
-
친구들이랑 농구하러 가는 현역 ㅁㅊㅌ?
-
글 양이 뭐이리 많노 이거
-
하 진짜 슬프다 3
머리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노베인데요.. 현실적으로 어디 학과를 목표로...
선추천
선댓후감
선추후독
ㅋㅋㅋㅋ시발 악수갑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급식소? 도시락먹지 않나요
교실에서 먹지말라네요 ㅠㅠ.
ㄷㄷ? 그런곳도 있구나
결제버튼 어디있죠
ㅋㅋㅋㅋㅋ
이과생이라 잘 모르는데 제2외국어 보는사람만 따로 반만들어서 치는거 아닌가요?웡래 저렇게 섞일 수 있는건가요?
반을 이상하게 섞어서, 한 반 반쯤 되더라구요. + 제2외국어 안보고 튀는 사람 ㅋㅋ
아 그렇군욬ㅋ
기머기머
사실 사과 취소한다. 시발 새끼.
ㅋㅋㅋㅋㅋ
골때리네 ㄹㅇ ㅋㅋㅋㅋ
화장실에 몰래 따라가니 구석진 곳에서 약간 울먹이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 목소리가 일일이 악수를 해주던 미친 사수생의 목소리인 것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히히히ㅣㅎ 저 새끼 오수 확정이구나, 경쟁자 한명 제쳤습니다. 어머니
앙 기모띠 를 시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국어 수학 100점 영어 1등급이라는 것이다......
외전ㅅㅌㅊ
아 님 스포 자제 좀;;
정치를 하려는 것인가 ㅋㅋㅋㅋㅋ
그 사수생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악수빌런 ㅋㅋㅋㄱㅋㅋㅋ
ㅋㄲㄲㅋㅋㅋㄱ 개꿀잼
악수 씹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안철수도 아니곸ㅋㅋㅋ
이게실화라니ㅋㅋㅋㅋㅋ
사라질땐 빠르게 사라지는 멋진사람이라닠ㅋㅋㅋ
딋이야기가 예측이 안되네 ㅋㅋㅋ
좋아요수가 필력을 말해준다
이야 잘 끊네 ㅋㅋㅋ
오늘 아침부터 기다렸잖아욬ㅋㅋㅋㅋ 졸잼
이거실화?ㅋㅋㅋㅋㅋ진짜그사람 속으로 뭔생각할까ㅋㅋㅋ
구독할게요~
악수황
사과 취소한다 시발새끼에서 개뿜ㅋㅋㄱㅋㄱㅋㅋ기대함
와 이게 실화라니
문과왕 필력꿀잼ㅋㅋ
저만 조정식쌤 생각났나요?ㅋㅋㅋㅋ 합격수기에 악수까지...
뿜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