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롱히히 [310058] · MS 2017 · 쪽지

2018-08-15 22: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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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해서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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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해서 할 수 있을까.pdf

* 참고 *

해당글은 제가 예전에 타사이트에 올렸던 글을 조금 수정한 것입니다

원래 글을 올렸던 시기는 9월 모의 직후였어서 글흐름이 그 시기에 적합한 감이 있는데, 

이를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시다보면 아마 많이들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또 얼마 전 100일이 깨졌고 9월을 앞두고 있으니, 수능을 앞두신 분들은 더더욱 이런 생각이 많이 드실 것 같아요.


“지금까지 뭐 한거지? 이미 너무 늦은 것 같아.

지금부터 해서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들고 고민하는 만큼 열심히 하게 되는 것도 아니라서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막 합니다.


"님들아 저 지금 등급이 △△△인데요

지금부터 해서 ○○○ 할 수 있을까요?"



답은?

몰라요. 멘토는 신이 아닙니다. 미래 일을 사람이 어떻게 압니까?

당연히 될 것 같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일어나서 시험이 ㅈ망할 수도 있는 거고

당연히 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갑자기 찍신이 강림해서 주관식도 막 찍어서 맞고 해서 예상등급보다 갑자기 성적이 잘 나올 수도 있어요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그게 인생임


계속 원하던 등급이 안정적으로 나와서 페이스 안 잃고 계획한대로 공부가 다 잘 되고,

그래서 불안감 없이 그냥 하던 페이스대로 계속 공부를 할 수 있는 요상한 공부친구들 빼고는

아마 많이들 지금 공부가 손에 잘 잡히지 않을겁니다

“으으 오늘 만큼은 나는 공부머신이다! 빡공해야징!”

하고 앉아가지고는 근원을 알 수 없는 요상한 힘에 부딪혀서 머리가 안 돌아가고

이런 저런 생각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집중이 안 되고 딴짓하게 되고

그렇게 하루가 간 다음에

“내일의 나는 ㄹㅇ 공부머신이다. 새로 태어나는거야”

했는데 내일은 더 딴짓하고

“대체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이 요상한 세상 도대체 살 수가 없네 으엉 나는 안 될놈이야 ^%&%*%*&)(*& 헤헤헤헤 세상 뻐큐머겅 두번머겅ㅗㅗ”

이러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되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을 터인데 제가 생각나는 몇 가지만 얘기해볼게요




첫째는 과거에 대한 후회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뭔가 마음을 잡고 열심히 하려는데 자꾸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그때 조금 더 열심히 했다면 지금 공부하기가 훨씬 수월할 텐데”

“내가 그때 ○○를 했다면 지금 이런 상황은 아닐텐데. 아 망했어”

그래서 열심히 해서 조금 더 나은 상황일 나와 자꾸 나를 비교합니다

그리고 이런 비교는 과거에 흘려보냈던 시간을 지금의 시간에서 모두 보상받으려는 조급함을 만듭니다

무슨 말이냐면 과거에 열심히 하지 않아서 하지 못 했던 공부를 지금 다 몰아서 하려고 한다는 거죠

그래서 실현 불가능할 엄청나게 무리한 계획을 세우죠, 미래의 내가 이 무리한 계획을 성실하게 해줄 공부인간이길 바라면서

그리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과거에 열심히 했을 가상의 나보다는 못할테니까 해도해도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무리한 계획을 자기한테 요구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 계획을 가지고 공부를 하려는 나조차도 자꾸 갈굽니다

“근데 이렇게 해도 내가 하려고 했던 ○○는 결국 못 할텐데?

○○뿐만이 아니지, ◇◇는? △△는? 아 망했어”

그나마 열심히 하려는 나는 이런 갈굼에 못 이겨서 중도포기를 하고 딴짓을 합니다

사람은 한 순간에 한가지 일밖에 할 수 없어요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공부는 한가지인데, 나는 자꾸 나에게 한순간에 10가지를 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자꾸 10가지 일에 대한 걱정으로 내 정신을 분산시키고, 무력감을 주입하니까 어느 하나 의지를 가지고 집중을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일을 미루게 되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한가지인데, 나는 나에게 10가지를 하기를 바라고, 10가지를 요구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도 내가 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면 사람은 무력감이 듭니다

하든, 안 하든 나는 나에게 만족을 못할 거라는 느낌이 드니까요

자신에게 불가능한 요구를 계획하면 사람이 자신감을 잃으며 지치고요

할 수 없다는 느낌은 불안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불안해집니다

그나마 이렇게 상황이 정리되어 떠오른다면 왜 불안한지라도 아는데 그걸 모르니까

마치 미지의 힘이 내게 공부를 하지 못하게 조종을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듭니다

불안하면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서 도피하려 합니다,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이 상황을 잊어버리고 싶으니까요

그래서 딴짓을 합니다, 불안한 마음이 있으니까 마음 놓고 본격적으로 놀지도 못 하고

그냥 내가 머리를 굴리지 않고 생각없이 시간을 떼울 수 있게, 봤던 웹툰을 또 보거나, 봤던 페북뉴스피드를 또 보거나 합니다, 시시껍절한 글들을 보면서 웹서핑을 합니다

그렇게 놀고 나면 어떻게 되느냐?

노는 그 시간 동안은 불안감을 느끼지 못 했지만, 그 불안감이 어디로 가는 건 아니거든요

노는 시간동안 쌓여있던 불안감이, 놀고 나서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무슨 말이냐면 놀기 시작했던 그 순간보다 더 불안해지는 ㅓㄱ죠

빵구난 공부량이 더 많아지니까 부담이 더 커지고요

그러니까 당연히 일이 손에 더 안 잡힙니다


내일로 미뤄도 그 불안감이 어디 가는게 아니니까 더 심해진 불안감으로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불안하니까 놀고, 노니까 더 불안하고, 더 불안하니까 더 놀고

이 불안의 메커니즘은 시험 한번 보고나면 상황이 종료되니까 리셋이 되기도 하지만

수능같이 장기적으로 준비하는 시험의 경우 몇 달, 길게는 1,2년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냉정해져야 합니다

옛날을 생각하면 후회가 되겠죠, 정말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 빼고는 누구나 그럴 겁니다

미친 듯이 후회가 되고, 시간을 돌리고 싶고, 시간을 돌릴 수 없으니 지금부터 공부를 2배로 해서 과거의 시간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겠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냉정하게 생각하세요

아무리 후회가 되어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갑자기 미래에서 도라에몽이 갑툭튀 할 것도 아니고요

또 후회를 열심히 한다고 우리가 1초에 2초를 쓸 수 있는 마법이 생기는 것도 아니에요

과거의 100일을 지금 일주일로 보상받고 싶겠죠, 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그건 못한다고요

오히려 그런 불가능한 요구로 인해 지금의 나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긍정적인 사고는 근거 없는 낙관론을 나에게 주입하면서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그 상황에서의 최선을 다 하는 것이죠

물론 인정하기 싫은 현실을 직면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긍정적으로 사고하는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런 도피적인 낙관론은 일견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현실과 맞지 않은 기대를 강요하며 나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뿐입니다


이런 불안감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깊은 빡침이 몰려오면서

“하면 된다고 나불나불 대면서 잘난척하는 새끼들을 모두 죽이고 싶다 으아아아”

하며 세상 모든 성공논리에 대한 냉소로 이어질 수 있슴당

개인적으로 이런 냉소적인 자세를 꼭 싫어하는건 아닙니다만, 이런 생각이 인생 열심히 사는데 도움 안 되는 건 사실임


자 그러면 무엇을 해야되냐?

과거를 정리해야 합니다

과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공부를 열심히 했을 지금의 나’도 존재하지 않고요

오직 내 머릿속에 존재할 뿐이죠

존재하지 않는 것 때문에 앞으로 존재할 것들을 망쳐야 할까요?

과거에 성실하지 못했던 나 때문에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것도 억울한데 미래의 상황까지 망쳐야 되겠습니까?

후회감은 같은 과거의 실수를 지금 되풀이 하지 말라고 있는 겁니다

과거의 시간들은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고 시다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 존재했다고 생각하세요

물론 다소 기만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과거를 돌릴 수 없는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의 생각입니다

후회감 때문에 지금의 나에게 불가능한 요구를 하면서 지금까지 망쳐야 할까요?

내가 무엇을 계획했었는지, 무엇을 실천했는지, 무엇을 실천하지 못했는지, 실천하지 못하고 무엇을 하고 시간을 보냈는지

깔끔하게 글로 써서 정리한다음 잊어버리세요

글로 쓰면 흔적이 남아서 그나마 과거의 시간이 무언가 결과물을 냈다는 기분이 드록, 이는 앞으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의 인생에서 과거가 다시 튀어나오지는 않아요

쓸데없이 거창하게 생각하면 ㅎㅎ 과거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가령 우리가 오늘 아침에 과거에 대한 기억을 머릿속에 입력받은 것이며, 사실은 오늘부터 세상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해도 아무도 반박을 할 수가 없어요

우리가 매순간 새로 태어난다고 생각해도 꼭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는 새로운 마음으로 인생을 시작할 수 있고, 계획이 흐트러져도 언제나 새로운 계획으로 재시작할 수 있죠

사실 이런 느낌을 반영한 말이

“오늘은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라는 말이죠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라는 말이 있죠?

아마 지금의 답답한 내 모습을 보면서 이런 말들이 막 뻔한 거짓말처럼 느껴지고 빡치기도 할겁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ㄹㅇ 늦은때다 똥멍청이야 ㅗㅗㅗ” 하면서

저도 뭐 이런 긍정주의적인 말들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요

앞으로의 인생에서는 지금 시작하는게 가장 빠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금 역시 나중에는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됩니다

지금 200일 전으로 돌아가고 싶고, 돌아가면 뭐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수능 한달 전이 되면 지금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물론 냉정하게 얘기해서, 이 말이 지금부터 한다고 좋은 결과가 보장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실제로 지금부터 하더라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 힘들 수도 있어요

다만 분명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는 원하는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그뿐입니다

그러니까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세요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 여담 **

여담으로 얘기하면 잊고 싶지 않은 과거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했던 순간들이라든가요

이런 과거들도 실존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삶이 팍팍해져요 ㅎㅎ

경우에 따라 생각을 바꾸는게 일관성 없어 보일 수 있겠지만

이렇게 자기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ㅎㅎㅎㅎ

“나는 세상의 확실한 지식과 진리를 원한다! 이런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사고방식은 용납할 수 없다!”

하는 사람은 자기 괴롭히면서 인간미 없이 생각하면서 학자 같은거 하셔도 되고요 ㅎㅎ 안 말림

다만 너무 이렇게 빡빡하게 생각하면 멘붕 올 수도 있음 조심

** 여담 끝 **



둘째는 비교입니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비교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열심히 했을 지금의 나’, ‘수기에 등장하는 공부머신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는 상상속의 나’, ‘앞서가고 있을 누군가’

그리고 얘네랑 비교하면 내가 언제나 부족한 것 같아요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어차피 내 기대에는 못미칠 것 같다고 생각하니까 진작에 포기를 하게 되는 거죠

기본 메커니즘은 똑같습니다, 나에게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자신감을 잃고, 의욕을 잃고, 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

나라는 새끼가 내가 아무리 열심히해도 맨날 못한다고 갈구기만 하니까 할 맘이 안 나는 거에요

계속 같은 얘기를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지금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입니다

물론 최선을 다한다는게 닥치고 열심히 하는 건 아니고요, 무엇을 해야하는 가에 대한 고민도 틈틈이 해야죠

그렇게 열심히 해서 내 성적을 수직상슬 시킬 마법의 공부법을 찾아서 할 수도 있겠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그렇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내 탓이 아닙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걸료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책임을 나에게 돌리면 사람이 불안해집니다

난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할 뿐이에요, 재수가 좋으면 그게 내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 주는 거고, 재수가 없으면 그렇지 않겠지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한걸


자극을 받기 위해 비교를 하는 것은 좋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비교를 하면서 나를 폄하하고 위축시킨다면, 비교를 하느니만 못합니다

나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애들ㅇ 떠올리면서 걱정한다고 내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해지는게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내 방식의 공부를 고민해서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거예요

그게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이상적인 누군가보다 비효율적일 수도 있겠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건 내 탓이 아니라고요

괜히 이런 비교로, 기대만큼 효율적으로 공부를 못할 것 같다는 도움도 안 되는 걱정과 불안감에 사로잡혀서 시작조차 못하지 마세요


무작정 ‘열심히, 개많이’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물리적으로 가능한 최선을 세워놓고, 그것에 자신을 끼워맞추려 하지마세요

내가 할 수 있는 양을 정해놓고 그만큼 공부하세요

뭔가 이러면 공부를 적게하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죠?

하지만 막연하게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해도해도 부족한 것 같은 무력감만 줄뿐입니다


무작정 열심히 해야된다는 생각은, 나를 매순간 기계처럼 공부를 하게 만드는 마법의 생각이 아닙니다



셋째는 결과에 대한 걱정입니다

걱정이란 미래의 상황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미래에 도움이 될지 고민하기 위해 하는 것이에요

미래를 잘 대비하려는 인간의 합리적인 자세에서 기인한 감정이죠

하지만 결과에 대해 걱정을 한다고 결과가 더 좋아지는건 아닙니다

뭐 열심히 걱정한다고 평가원에서 “너는 진짜 정말 리얼 열심히 걱정했으니까 가산점 20점” 이러기라도 한데요? 아니잖아요

무조건 잘될 거라는 근거없는 낙관주의에 빠져서 적절한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잘못된 것이지

결과를 걱정하느라 지금 그 어떤 선택도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은 걱정을 하느니만 못합니다


계속 같은 메커니즘입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라고 강요해서 무력감이 드는 것

결과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에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최선을 다 하는 거에요, 재수가 없으면 성적이 안 나올 수도 있겟지만 그건 내 탓이 아니란 말입니다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에 대해 자책하지 마세요,

그것은 최선을 다한 나에 대한 예의입니다

사실 내가 무서운 것은 결과 그 자체이기보다는, 그런 결과가 나왔을 때 나를 자책하게 될 것이 두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하고 나를 자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그런 불안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지금 이 순간 열심히 하는데 도움이 되고, 지금 열심히 하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아집니다

물론 이렇게 쿨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막상 결과가 나오면 아쉬움이 들겁니다, 인간이니까요

그렇다하더라도 그건 그때가서 생각할 일입니다

지금 미리 그런 상황을 걱정한다고 결과가 더 좋아지는게 아니에요


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잘 구분해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나에게 강요하면 나는 자신감을 잃고 의욕을 잃을 뿐이에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결과를 나보고 통제하라고 강요하면

지금의 내가 자신감을 잃고 공부의욕을 잃게 되고,

오히려 그런 생각이 실제로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건 아버지께서 저에게 자주 하시던 말씀인데요,

최선을 다 하고 결과는 신에게 맡기세요

그것이 좋은 결과를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자 모든 논의를 마쳤으니, 이제 지금 당장 실천 할 수 있는 팁을 드릴게요


과거를 정리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세요

그리고 이를 정리할 때, 쓰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내가 계획했던 것, 실천한 것, 실천하지 못한 것, 또 내가 무슨 딴짓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

지금 나의 상황, 지금 상황에서 앞으로 내가 해야할 것, 시간이 된다면 하고 싶은 이상적인 계획, 아쉽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포기해야 하는 예전의 계획

등등을 적어서 정리하세요

포기한 것도 쓰는 거랑 내가 할일 안 하고 뭐했는지 쓰는 것도 좋습니다

왜냐면 안 그러면 내가 포기한 것들이 확실히 정리가 되지 않고요, 그러면

“아 근데 이것도 했어야 했는데”

“근데 대체 내가 뭐하고 시간을 보낸거지?”

하는 생각들이 공부하다가 불쑥불쑥 나를 자꾸 괴롭히거든요 나쁜놈들

또 앞서 얘기했듯이 뭔가 흔적을 남기면 심정적으로 정리하고 잊어버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과거의 시간에 대한 아무런 흔적이 없으면 뭔가 모두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거든요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서 그것을 이루고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을 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

그것이 자신감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메커니즘입니다

공부법이고 10시간 공부고 나발이고 이런 것도 다 내가 정신적 안정감을 가진 다음에나 해당되는 얘기에요

무엇하나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아무런 자신감도 안 드는데 이상적인 계획만 나에게 들이대면 무력감만 가중됩니다




정리하면

“지금부터 할 수있냐?”

몰라요

뭐 맘 같아선 멘토고 하니까 하면 된다고 하면서 막 낙관적인 말을 하고 싶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지금부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위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긍정주의는 근거없는 낙관론을 나에게 주입하며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상황에서라도 의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현실적인 최선책을 찾아가는 것이다

요정도네요

왠지 잘될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를 아예 100% 없애고 현실적으로만 생각하란 건 아닙니다

이런 막연한 기대는 마음을 편하게 먹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불가능해 보이는 결과를 자신에게 강요하면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려 하지 말라는 겁니다, 불안감에 자신감만 떨어지니까

그리고 이게 고3, N수생을 겨냥해서 쓴거라서 공부하는 걸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최선의 선택으로 써놨는데

다른 분들은, 지금 이 순간에 공부를 하는 것이 꼭 내 인생에 있어서 최선의 선택이 될지는 또 고민해볼 문제인 듯하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얘기하면

이렇게까지 얘기해도 과거에 대한 후회감이 순간순간 밀려오고 마음처럼 잘 되지 않을 수 있을겁니다

“왜 아직도 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는지? 머리론 알겠는데! 가슴은 왜! 지맘대론지!”

그게 인간입니다

고3때 9월 모의고사 똥망하고 멘붕해서 1주일동안 생각없이 놀아제꼈던게 생각나네요 ㅎㅎ

글만 읽어보면 전 뭐 맨날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공부했을 것 같죠?

안 그랬어요. 나도 사람임. 고3때 멘붕해서 막 이상한 만화도 그리고 그랬어요 ㅎㅎ

자기 맘대로 컨트롤되지 않는 나를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내가 나한테 자꾸 미움받으면 빡쳐서 될일도 안 됩니다

작정하고 나를 마냥 미워하는 거랑, 자기에게 엄격한 것을 잘 구분해야 함 ㅇㅇ


새로운 마음으로 앞으로 잘 하셔서 다가오는 시험들 잘 보시길


ㅎㅇㅌ






* 고3때 멘붕해서 그린 만화









Ps. 안녕하세요, 저는 예전에 타 학습법사이트에서 멘토로 활동했던 사람입니다

현재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학부때 했던 일을 정리하는 차원으로 

활동당시 칼럼의 형태로 썼던 글들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는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고, 실용적일 것 같은 글을 올립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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