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안 냥 [526597] · MS 2014 (수정됨) · 쪽지

2018-11-06 21:21:00
조회수 5,533

우리나라엔 인재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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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쪽에도 인재가 많고 이과쪽에도 인재가 많다


그런데 문제는 문과쪽에 있다

이과쪽은 그래도 졸업후 인재들이 대기업,공기업,전문직 등 여러 분야로 상당수가 빠져나가 상대적으로 인력수급이 원활히 되는 편이지만

문과쪽은 기업에서 이과쪽의 반도 뽑지 않기 때문에 인재들의 상당수가 만족할만한 기업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적체된다


그 결과 많은 문과 인재들은 로스쿨,고시,전문직 시험에 매진한다

하지만 뽑는 인원에 비해 지원자가 너무 많아 허수를 거르고도 높은 경쟁률이 형성된다

언론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합격자들의 이름만을 기억하고 이들에 관심을 갖지만

몇년간 시험에 매진하고도 끝내 떨어지고 수험생활을 청산하는 사람이 합격자보다 몇배는 많다

결국 이 많은 인재들은 중견,중소기업에 들어가거나 9급시험에 도전하거나 자영업을 하거나 등등 대학 입학때는 상상도 못했던 길로 접어든다


9급 공무원을 중심으로 말해보자면


부모님 세대때는 현재 기준으로 5% 안에 들어야 갈 수 있는, 소위 말해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 등 상위권대를 졸업하면 공대출신이 아니더라도 대기업에 그리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상위권대라도 문과 출신들은 대기업에 들어가기가 그리 녹록지 않다

중경외시 라인도 9급 준비를 흔하게 하며, 서성한 라인도 비상경계는 9급 준비를 꽤 하고, 연고대에서도 문사철 등 하위과를 중심으로 9급 시험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차 생기고 있다


이들도 처음부터 9급공무원을 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ㄱ고시도 생각해보고 전문직도 생각해보고 7급시험도 생각해보고 공기업도 생각해보고 정말 여러가지 길을 생각하고 고민해봤을거다

하지만 이런 시험들엔 인재가 쌓이고 쌓여서 요즘 흔히 하는 말로 고이다 못해 썩었다

그래서 결국엔 최후의 보루인 9급 시험까지 내려왔을 것이다


서울이나 광역시에선 상위권대를 많이 가겠지만, 지방의 중소도시나 농어촌에서 5% 이내 상위권대학을 진학한 사람들은 그 동네, 또는 그 학교에서는 나름 엘리트 취급, 혹은 적어도 똑똑한 애라는 소리를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을거다

그런데 결국 거기서 상당수는 그 중소도시나 농어촌의 동사무소,면사무소에서 서류 떼주는 일을 하게 된다

내가 만약 우리 학교에서 전교권에서 놀던 친구가 동사무소에서 단순한 업무를 보고 있다면 처음엔 오잉?? 하면서 의아해하면서도 곱씹어볼수록 기분이 오묘할 것 같다


물론 9급출신 공무원들은 우리나라 공무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단지 학벌 인플레라는 측면에서 봤을때 예전과는 너무 달라졌다

현재 시군구의 국실장급 고위직 프로필을 어느정도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58~63년생 출신이고, 학력은 고졸 혹은 전문대나 지방대졸이고 인서울 출신은 가끔가다 한두명씩 있다

그런데 지금 9급 합격자들의 학력은 대다수가 인서울이나 지거국 출신이다 

고졸이나 전문대졸은 100명중 1명이 될까말까 한다 

이들은 쭉 승진할거고 30년 뒤 고위직 프로필은 지금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고학벌로 가득차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꼭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재들이 꼭 고연봉의 직장이나 전문직, 고위공무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9급공무원 기타 여러 분야에 있음으로써 좋은 점도 분명 있다

그러나 그런 인재들을 단순직종이나 영향력의 행사에 제약이 있는 작은 곳에 방치해두는 것도 사회적 낭비가 아닐까 싶다

세계는 산업혁명 이래로 점점 기술이 중시되고 있다. 즉 문과쪽보다 이과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가 늦어서 이과쪽과 문과쪽의 인력수급이 최근 수십년간 매우 급격히 벌어졌다

현재 문과가 이렇게 심각하게 취업난을 겪는 이유도 이때문이라고 본다


따라서 기술과 인적자원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로서는 지금의 상황을 방치하지 말고, 전공별 정원조정을 시급히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지방의, 소위 돈만 내면 가는 4년제 대학을 2년제 전문대로 전환시켜 

학문에 뜻이 없는 학생들이 4년간 원치도 않고, 사회에 필요하지도 않은 공부를 배우지 말고 기술을 배워 사회로 더 수월히 나갈 수 있도록 대학정책을 개혁해야 한다

급격히 추진하는 것에 무리가 따른다 여겨진다면 수십년간의 장기적 과제로라도 어떻게든 대학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인재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인재를 낭비하는 것은 곧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인재낭비는 곧

최대 1개 선택 /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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