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 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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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는 동해 푸른 물과 산다
탁류와 해초들이 간간이 모여
이룩하는 근해의 평화를 꿈꾸지 않는다
저녁마다 아름다운 생식기를 씻어 몸에 담고
한층 어렵게 밝아오는 먼 수평까지 헤엄쳐 나가
아침이면 내 여자는 새 바다를 낳는다
살을 덜어 나의 아들을 낳는다
내가 이 세상의 홀몸 이기지 못해
천리 먼 길 절뚝여 찾아가면
철책 너머 투명한 슬픔의 알몸을 흐느끼며
문득 캄캄한 밤바다 되어 말 못하게 한다
다시는 여기 살러 오지 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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