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19-06-24 19: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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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교수의 중요성(학과 선택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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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또 글감이 떠올라서 좀 정리해봅니다.




 많은 한국 학생들은 아주 유명하고 남들이 알아주는 학벌이나 대학교를 가기를 바라며, 필자 또한 그런 고등학생 중에 한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학을 들어와서 짧지만 생활을 해보니, 대학교 간판보다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교수'들. 학생들 진로로 '교수' 생각해본 사람 많을 것이고 선망의 직업이죠. 그런데 이 교수라는 존재는 생각보다 많이 중요한 의미와 역할을 가집니다.




 쉽게 말해서 교수는 '걸어다니는 연구 집합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 밑에 수많은 박사, 석사 제자들과 또 그 교수의 인맥과 실력, 연구이력 등등. 걸어다니는 중소기업과도 같죠.




 제가 한 4년 전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 제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대학의 서열이 곧장 교수의 서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신 적이 있는데 직접 느껴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덕에 입시에서 서열이 낮은 대학에서도 용도 나고 스타도 나오고 역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명 정치인이나 기업가, 공인 중에선 대학교 교수 출신들이 꽤 있습니다. 사진은 경찰대 교수 출신의 표창원 현 국회의원)








 지금 이 순간에도 각 대학들은 우수한, 좋고 뛰어난 교수님들을 많이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 왜 이런 교수가 중요할까요?




 당장 미국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대학이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어떤 교수가 거기에 있느냐' 입니다. 그 교수는 현재 무슨 프로젝트와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곧 그 교수의 중요성이자 하나의 지식자산 집합체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대학 입시는 간편성과 편리성, 그리고 객관적 비교를 위해 입결이나 수치적인 통계로 표현되는 경향이 크며, 입학까지만 하더라도 이 수치들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장 이 입결을 통해 대학에 들어와보면, 대학 자체의 명성이나 간판보다도 그 대학의 그 학과에 어떤 교수가 있고 그 교수는 어느정도의 인맥과 역량을 지녔느냐가 당장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허나 사업 경험이 풍부한 교수님은 단순히 조언 뿐만 아니라 실제 전문가들과의 연락을 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분야의 아주 독창적인 주제와 개성을 가진 교수님은 그 교수님만의 경쟁력이 있는 것입니다. 그 교수님 아니면 그 분야를 공부하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만약 한국의 모든 뛰어난 교수들이 서울대에만 몰려있었더라면, 다른 대학교들은 전부 망했을 것입니다. 서울대 말고도 다양한 대학이 계속 생존하며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뛰어난 교수들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국지에서도 유명한 군주들은 끊임없이 뛰어난 장수와 부하들을 모집하기 위해 기를 썼습니다. 훌륭한 능력과 개성을 갖춘 인재들이 밑에 많이 있어야 조직은 무언가 생산성을 얻고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세상이 그렇게 많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2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좋은 인재 뛰어난 선생 많은 곳이 현실에서도 강한 파워를 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은 대학과 학과 말고도, 이 교수라는 존재를 조금이라도 의식하면서 진로를 설정했으면 합니다. 물론 고등학생, 또 학부모 입장에선 일일이 어디에 있는 무슨 교수가 유명하고 실력이 뛰어나더라를 알기가 힘듭니다. 한국은 지나치게 입시가 단순 성적으로 귀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글을 끝내면 너무 추상적인거 같으니, 제 개인적인 경험담을 통해 좀 직접적인 이야기 덪붙이고 끝내겠습니다.




 필자는 과거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 학과'를 잠깐 재학한 적이 있습니다. 그 학과는 공학 계열이긴 하지만, 공대가 아닌 '나노대'라고 해서 다소 특수목적으로 설립된 학과였습니다.(나노대 아래 3개 학과가 존재)




 그런데 그 과가 그렇게 입결이 엄청 높은 과가 아니었습니다. 필자가 거기 입학하고 나서 충격받은 것이, 교수님들이 정말 실력있고 뛰어난 분들이 많더군요. 거기 입학 후 듣기로는, 처음 설립할 때 각 과의 가장 유명하고 실력있는 교수님들만 한분씩 모셔와서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거길 다녔다고 하여 빠는건 아닌데, 정말 교수님들 만나뵈서 이야길 나눠보니 똑똑하고 몇개의 종목은 국내 1등을 하시는 것도 제법 있더군요.(한국에서 양자점, quantum dot을 제일 잘 합성하는 교수님이 있다고 직접 들었습니다)




 그 과는 재료공학, 신소재공학 스러운 면이 다소 강한 과였습니다. 근데 부산대 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의 신소재공학과도 어느정도 유명하거나 높게 평가받는 사례가 많이 보이더군요. 뭐 경희대의 정보디스플레이 학과라던지, 동국대의 융합에너지 신소재공학과라던지.... 이게 다 왜 그렇겠습니까? 거기 있는 교수님들이 넘사벽인 경우가 꽤 있거든요.





(대체 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의 대학에서 대체로 재료공학, 신소재공학 학과들이 꽤 유명하고 좋은 교수님들이 많이 포진한 경우를 많이 봅니다. 반도체 팔아먹느라 그런가?

http://cms.hallym.ac.kr/user/indexSub.do?codyMenuSeq=1133&siteId=mse )







 물론 제가 특정 학과를 무조건 빨거나 좋다고 옹호하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느끼다보니 이런 경향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어디까지나 한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이니 반박도 환영합니다.




 재료공학, 신소재공학 말고도 한국에서 촉망받는 학과도 다양하게 존재하며 운좋게 뛰어난 교수님과 만나게 되면 인생이 정말 달라집니다.




 의외로 알고보면 괜찮은 과도 많고, 좋은 교수님들 많이 포진한 덕에 인정받는 곳도 있더랍니다. 수험생 여러분도 동기부여할겸, 쉬는시간에 이런 학과나 교수에 대한 것도 찾아보시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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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0

  • 질문노Yeah · 872525 · 19/06/24 20:07 · MS 2019

    확실히 맞는 말인 듯합니다. 저도 실제로 한양대 화학과 대신 건국대 의생명공학과를 가려할 때 결정적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가, 건국대에서 나름 생물공학쪽에서 가장 뛰어난 교수님들이 담당교수님으로 많이 모여서 만들어진 신흥 학과가 의생명공학과이기도 하고, 원래 건국대 자체가 농대 위주로 성장한 학교이다 보니 바이오 관련 학문이 학교 타이틀에 비해 발달해 있는 대학교라 미래에 제 실력을 키우기에는 더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기도 했습니다.

  • MIN^0^ · 804712 · 19/06/24 21:12 · MS 2018

    근데 그런 교수님을 어떻게 찾을수있을까요??
    할수있다면 저도 시간내서 한번 찾고싶은데

  • Cognita Sapiens · 847641 · 19/06/24 21:43 · MS 2018

    방법은 매우 다양할 수 있는데요.


    일단 가장 쉬운 방법은 선배나 인맥을 통한 것이죠. 학교 선생님이나 아니면 대학교 교수, 또는 어딘가에 진학한 선배가 계시다면 직접 여쭤보고 대충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이미 인맥 있으신 분들이 잘 활용하실 것이고 대부분 학생들에겐 없을 것이니 패스.


    두번째로는 인터넷을 이용한 것이죠. 좀 더 구체적으로 학과 홈피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대학마다 자기 학과를 홍보하고 있으며, 또 교수진을 연락처까지 소개해놓았습니다. 또 교수님들이 일부는 유튜브에 강연을 올리시거나, 뉴스 기사에 인터뷰한 분들도 간혹 계십니다.


    저 지금 가르치는 교수님도 좀 알아보니 인터넷에 꽤 흔적이 있더군요. 이 외에도 어느 연구팀에서 뭘 개발햇다더라 뭐 유망하다더라 이런 내용이 자주 올라옵니다.


    세번째로는 역시 고등학생들에겐 입학처에서 나눠주는 팸플랫이나 홍보책자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기 보다는 좀 대학 전반적인 것을 두루뭉실하게 소개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팸플릿을 통해 학과를 조금 좁힌 다음에, 관심 학과에 대해서 소개한 홈페이지나 관련 정보를 따로 더 찾아보셔야 합니다.


    네번째로는 저가 있구요(ㅋ)


    다섯 번째로는 유튜브를 통한 탐색이 있습니다. 이미 여러 유튜버들이 학과소개나 유망 분야 소개라는 컨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정말 많지만 제가 아는 꽤 괜찮은 유튜버는 '입시덕후'라는 분입니다. 이 분 말고도 다양하게 있을 거라고 봅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Pvwqht-XvcbbaUavs53ejg



    여섯번째로는, 직접 교수한테 이메일을 보내보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학교마다 자기 학과 교수들 신상정보도 써놨고 이메일 주소부터 무슨 이력, 경력까지 꽤 세세하게 공개해놨습니다. 교수님한테 이메일 보내는게 대학교 오고 나서도 익숙하지 않아서 두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친절하신 교수님도 많고 또 교수 입장에서도 고등학생들에게 관심도 많습니다. 어투나 양식을 공손하고 좀 간결하고 효율적으로(쓸데없는 말 줄이는건 기본이겠죠?) 정중히 '수험생인데 교수님 분야랑 그 학과 정보가 궁금하다'라고 요청하면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수님한테 메일 보내는 양식 추천은 '대학내일'에도 올라와 있으니 참고하시길.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0846415&memberNo=4836725


    개인적으로는, 앞서 소개해드린 방법을 순서대로 하면서 학과나 관심분야를 좁히고, 더 심도 있는 정보를 원한다면 직접 교수님한테 연락해보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들 입장에서도 자기한테 관심 가져주고 정중히 요청하면 무시하기 힘들겁니다.

  • MIN^0^ · 804712 · 19/06/24 22:09 · MS 2018

    정성스러운 답변 정말감사합니다..

  • MIN^0^ · 804712 · 19/06/24 23:05 · MS 2018

    4번때매 그러는데 혹시 경제학으로 유명한 교수님이 계신 학교도 알수있을까요?
    sky빼구요

  • Cognita Sapiens · 847641 · 19/06/24 23:13 · MS 2018

    흐음 경제학과 교수는 저도 전혀 문외한이라 도움이 되기 힘들겠네요. 일단 경제학은 서울대가 제일 유명한거 같기도 하고, 그 외에 경제학 서적이나 대중서 집필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니 그런 쪽으로 알아보시는게 어떠신지

  • MIN^0^ · 804712 · 19/06/24 23:26 · MS 2018

    알겟습니다

  • 한정책으로 · 832084 · 19/06/24 22:20 · MS 2018

    전 대학이 아웃풋이랑 사회적인식 전부라고 생각하는데요, 왜냐면 고3학생 입장에서 좋은 대학교수 찾는다는게 쉽지도 않은 일이고.. 또 사실 저는 고시를 볼 계획이다 보니 교수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저 같은 경우도 좋은 교수를 만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까요?? 혹시라도 대학 진학 후 후회하게 될까요??

  • 삶의 상호작용 · 849233 · 19/06/25 06:01 · MS 2018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사립문 · 887520 · 19/06/25 13:11 · MS 2019

    고시 보면 교수 더 중요해집니다. 이유는 차차 알게 되실듯

  • epoché · 863038 · 19/06/25 07:59 · MS 2018

    글쎄요 학부졸로 끝날거면 교수진이 압도적으로 좋은 경우가 아니고서야 사회 통념대로 진학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 메싸이오닌 · 416531 · 19/06/25 22:49 · MS 2012

    아주 기초적인 방법으로 그냥 인터넷에 어느분야 순위검색하는것도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