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총장 [797078] · MS 2018 · 쪽지

2019-12-06 18:46:15
조회수 17,809

[연총장 칼럼] 군대는 언제, 어떻게 가는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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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연세대총장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은 '신체와 정신이 건강한' 1급에서 3급 혀녀기 친구들이겠죠? 자, 4급이거나 5급인 분들은 기만하지 마시고 슬쩍 뒤로가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안그러면 여기 현역 친구들한테 매장당할 수 있거든요. (아 물론 이 글을 읽고 계신 현역 분들은 수고하시구요ㅎㅎ)

그럼 군대에 언제,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볼까요?

1. 군대는 언제 가는게 좋나요?

군대를 가는 친구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뉘어져요.
1학년 마치고/2학년 1학기 마치고/2학년 마치고
이렇게 보통 많이 가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3학년 중간이나 이후에 가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음.. 거의 없다고 해도 될만큼 적으니까 여기에서는 논외로 할게요.

1학년 마치고 입대를 하는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하지만 사실 이 때 입대하는 친구들이 많지는 않아요. 저도 사실 이건 비추하고요. 왜냐? 새내기 때는 학교생활 하고 활동하기 바쁘잖아요. 어차피 군대 갔다와서는 동기들도 흩어지고 각자 자기 살기 바빠요. 그러다보니 1학년을 마치고 바로 입대를 하면 내가 정말 하고싶은 것, 해보고싶은 것을 해보기 좋은 시기인 2학년을 놓치게 돼요. 나는 복학해서 2학년인데, 다른 친구들은 4학년이래요. 그럼 동기들이랑도 못 어울리고 처음 보는 후배들과 생활해야 하는데 쉽지 않죠.
솔직히, 2학년 때 헌내기로서 새터는 가줘야 하지 않겠어요?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입대를 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한 학기동안 진짜 내가 해보고싶은 일들을 도전해봐요. 어차피 입대 직전 학기는 무서운 게 없거든요. '얼마 안 있으면 입대하는데 뭐!'라는 생각만큼 위안?을 주는 말이 없어요. 그 말 한마디면 아무도 뭐라 안 하기도 하고요.
1학기를 마치면 슬슬 동기들이 입대하는 게 피부로 느껴져요. (저도 이 때 입대했고요.) 근데 1학년을 마치자마자 입대하는 친구들이 잘 없어서 그런지 이 때 입대하는 친구들도 애들에 비해 조금 빨리 입대하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막상 친구들 전역하는 걸 페북으로 보면 빠른 제대만이 답이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지금은 주위 군인들이 불쌍해 보이죠? 입대하면 내가 가장 불쌍해요.

이렇게 일부가 입대를 하고 학회나 다른 활동을 열심히 해서 2학년을 마치고 입대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여기까지는 괜찮아요. 단, 학점을 어느정도 관리해놨거나 내가 하던 활동이 있어서 그걸로 성과를 냈다거나 내가 확실히 내 전공을 정해놨다 하는 친구들만. 왜냐하면 2학년을 마치고 입대한다는 소리는 뭐냐면 복학을 하면 3학년이라는 소리예요. 즉, 내가 슬슬 내 진로를 결정할 때가 된다는 이야기죠. 거기다가 복학하면? 동기들이 없어요. 있더라도 그 동기들도 취업을 준비하는 복학생들이라 내가 큰 도움을 받을 수도 없어요. 그래서 내가 어느정도 성과를 내거나 진로에 대해 큰 기틀을 잡아놓지 않은 이상 이 이후에 가는 건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2. 그렇다면 군대는 어떻게 가는게 제일 좋나요?

카투사 가세요. 의경 가세요. 아, 물론 갈 수 있다면요.
카투사의 경우는 매 해 9월 다음해 카투사 신청을 받아서 11월에 발표를 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전에 토익 780점 이상을 받아두셔야 합니다. 참고로 수능 끝난 수험생 분들 지금 얼른 토익 치셔서 성적 받아두세요. 대학 들어가면 절.대. 귀찮아서 시험 안 치러 갑니다. 그리고 입학하는 순간부터 알코올을 간에 쏟아붇기 시작해서 머리 다 굳어요. 지금 시험 치는게 성적 제일 잘 나와요.

내가 토익 780점 이상이라면 얼른 선행 쌓으세요. 착한 일이라도 해놔야 운빨ㅈ망겜인 카투사 추첨에서 합격하죠. 지금은 정시 원서 접수 하나 가지고도 눈치게임하고 그러죠? 그래봤자 4대1인데 카투사는 최소 8대1에서 최대 19대1이예요. 다른 말로 희망을 버리셔야 한다는 거예요. 저도 카투사 떨어지고 현역 육군으로 갔답니다^^^

의경은? 2023년 폐지예요. 네 여러분 20학번 기준 2학년이면 2021년이죠. 거의 마지막 기회예요. 물론 입대하시면 후임 몇명 없긴 할텐데 그래도 의경이 어디예요. 의경도 제가 두번 떨어져봐서 아는데 안경이나 렌즈 끼신 분들 의경 시험 치기 전에 안과 가서 교정시력 증명서 떼 가시고 팔굽혀펴기 연습하세요. 물론 의경도 희망은 버리시는게 좋을 거예요.

2-1. 그럼 육군/해군/공군은요?

해병대는 어디 갔냐고요? 해병대 가실 분이면 이거 보지도 않을테니까 해병대로 가신다면 네.. 수고하세요..
공군은 음.. 예전에는 병영생활이 워낙 수준이 많이 차이가 나고 그러다보니까 3개월을 더해도 공군을 가는게 나았어요. 자기 시간도 보장이 되니까요. 근데 이제 공군은 22개월인데 육군은 18개월이예요. 4개월 진짜 커요. 아닌 거 같죠? 직접 들어가보세요. 거기다가 이제 휴대폰도 개인정비시간에 쓸 수 있죠? 굳.이. 공군으로 갈 필요가 없어요 여러분. 4개월 아끼세요.
해군은 음.. 주변에 지인들이 있긴 한데 제가 들은 게 몇 없어서 정말 뚜렷하다고 말할 장점이나 단점이 없는 것 같아요. 육군이랑 2개월 차이 난다는 정도..? (사실 2개월도 큰데...) 제발 군대는 짧고 편한 걸로 가세요.

2-2. 그럼 육군은 뭘로 가나요?

저같은 경우는 행정병으로 지원을 했어요. 병무청 홈페이지를 들어가보시면 이달의 모집계획처럼 '어떤 걸 언제 얼마나 모집한다'라는 정보가 나와있거든요. 그거랑 내 전공이나 특기 등을 고려하셔서 지원을 하시면 됩니다. 심지어 '내 점수 알아보기' 이런 것도 있어서 현재 기준 내 점수랑 월별 커트라인 점수를 비교해볼 수도 있어요. 역시 병무청...

일단 몇가지 피해야 할 특기 종류를 말해보자면
포병: 관절 아작
보병: 훈련, 훈련, 훈련
공병: 관절 아작
이 있으니 잘 생각해서 지원하시면 됩니다.

공군은 헌병만 피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자세한 건 공군으로 간 친구들에게...

너무 오랜만에 긴 글을 써서 그런지 뭐라고 써야 할지 감이 안 오네요,,, 여러분 군대에 오면 이렇게 됩니다. 그니까 꼭 편한 곳으로 가세요! 꼭 편한 보직 받으시고 저처럼 강원도로 오시지 말고 꼭 높은 부대, 수도권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어차피 가야 하고 내가 좋아서 가는 것도 아닌데, 편하게 갔다오는 게 좋잖아요?

그럼 여러분들 모두 현역판정 받으시길 바랄게요!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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