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게쎄게쎄 [805553]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0-01-20 15:34:32
조회수 8,339

지2라는 과목의 수험적 특성에 대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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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1. 상위권 점수 취득은 복권에 가깝다

(7월부터 해서 1등급이 나올수도, 1월부터 해서 4등급이 나올수도 있다. 또한 시험 느낌도 천차만별이다.)


2. 킬러와 비킬러의 이분법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킬러는 없으나 준킬러가 많거나 힘을 빼는 방식, 20수능 지1 떠올리면 됨. 천체만 잘하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전혀 유리할 수 없는 이유)


3. 생각보다 지엽 없고 시험에 안나온다. 제발. 지엽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건 그냥 너 혼자 공부 안한 거다. 근데 지엽보다 더한게 가끔 나온다. 교과외 내고 추론시키는 것이다.




1은 일단 범위가 매우 넓음에 기인합니다

다른 과목으로 비유하자면 물1이나 지1의 비역학, 비천체 부분에서 가끔 어느정도 깊은 정도로 오개념을 찌르거나 낚시를 거는 문항이 있음을 볼 수 있겠습니다

그게 지2는 일상입니다. 이는 신유형 자료해석과 연결이 됩니다. 뒷북치면 그거만큼 쉬운게 없는데 딱 시험장에서 처음 접할 때 어려운 문항들입니다.

또한 범위가 넓다는 건 한 시험에 나오지 않는 주제가 많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단적으로 소단원 하나 분량에 교과서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서술하는 조석 관련 문항이 20학년도 6평, 9평, 수능 전부 안나왔습니다.

이는 자기가 어느 단원에서 얼마나 학습이 되었는지 테스트를 할 기회가 부족함을 뜻합니다.


또한, 시험 스타일 자체가 한번에 훅훅 바뀔 수도 있다는 것도 1번의 특징에 영향을 끼칩니다. 

19학년도 수능에서 시x인x 재종 재원생 중 지2 1-2등급 비율은 62%에, 1등급 비율은 31%로 국수영탐 전과목을 통틀어 최저치의 1등급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그 이유는 18학년도 수능이나 19학년도 9평과 스타일이 딴판으로 나왔기 때문인데요, 18학년도 수능에서는 숨차는 자료해석이나 20번의 단위환산 등등의 내용으로 변별을 하였고 그것을 사설 시험지들이 가져가서 그런 문제를 양산하곤 했으며, 이는 실제로 19학년도 9평의 시험지 스타일에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수능은 1811이나 1909의 계산이나 해석으로 숨차는 스타일과는 다르게 계산은 거의 1도 없는 수준이었으며, 수증기, 13번, 암흑 성운, 케플러 회전 등등에서 되려 개념을 집요하게 캐묻는 문항들로 가득하게 나왔습니다. 실제로 시험 후엔 뭘 이렇게 쉽게 냈냐며 반성하라니 뭐니 했지만, 막상 등급컷 뚜껑을 열어보니 다들 1컷이 심하게 높다고, 고였다고 욕하던 18학년도 수능의 47점보다 1점 낮은 46점이었습니다.

그 괴물같은 표본을 개념으로 변별하는게 정말 굉장한 시험지였으며, 지2가 컨텐츠가 많은 편이긴 해도 그 컨텐츠가 꼭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고 말하기 뭐한 근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물2화2는 컨텐츠가 없다면, 지2는 컨텐츠빨을 받아도 그거랑 전혀 딴판으로 내면 그만이기 때문에 잘볼지 도통 모른다...정도가 되겠네요. 저도 컨텐츠 만드는 사람이지만 이건 좀 슬퍼요.




2. 제발 지1 천체 하나 잘했다고 지2 잘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마음으로 왔다가 천체 풀기 전에 종치거나 천체는 풀었는데 3~4등급 뜰 것입니다. 지1천체 쪽에서 나와봤자 두 문항 정도일텐데 원래 지2는 나머지 18문항에 해당하는 단원에서 변별을 하던 과목이었습니다.

저런 사고방식은 학생들이 '비천체가 어려운 지구과학'이라는 것을 상상을 못하는 것에 기인합니다. 기껏해야 지엽이나 낚시 정도만을 생각할 수 있겠죠.

타임어택이 없어서 쉬울 것 같다구요? 1번에 관한 설명을 다시 좀 읽으십시오... 지엽이랄 것도 없고 타임어택도 없는데 왜 투과목 표본이 변별이 되는지 서술을 해드렸습니다.



3. 진짜 생각보다 각 잡고 외울 건 별로 없습니다. 원래 모든 공부는 암기이긴 합니다만, 흐름 타면 외워지는 것들이 절대 다수입니다. 그리고 지엽 진짜 안나옵니다. 그런데 교과외 내용을 끌여들여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약간 교과 내로라도 진짜 개 억지로라도 설명 가능하면 그냥 냅니다.

왜 이런걸 내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추측으로, 교수들이 교과 내에서 문제를 꼬는 것을 별로 안좋아한다... 정도가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평가원 문항 출제자인 교수들은 평생 대학 교재를 보고 거기서 중간, 기말 문제를 냈을텐데 뭐 고교 시험도 그런 식으로 내겠죠. 교과 내용을 복잡하게 꼬는 것보단 넓은 내용을 적당한 수준으로만 깊게 내던 사람들일 것입니다. (보통 지구과학 임용시험 문항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수능을 어렵게 내야하니 교수님들이 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 그것인 거죠...




종합적으로, 투과목 중 지2를 고르는 걸 추천할만한 사람은 다음과 같습니다.

0. 일단 국수 잘한다 이건 전제로 깔고

1. 그냥 지구과학을 좀 엄청 많이 좋아해서 다른 투보다 지2를 하고 싶은 사람

2. 대충 목표가 서울대 중위과 하위과 이런곳이고 국수 개잘할거라 걍 2등급 정도만 받아도 되는사람(복권은 다르게 말하면 대박이 터질수도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보통 6월 봤는데 국수 대박났다? 서울대 가고싶다? 해서 6월부터 지2해서 뭐 2~3등급 받고 서울대 가는 경우가 가~끔 존재합니다.

3. 물리가 좋은데 물2는 무서워서 유사물리를 하고 싶은 사람

4. 영어가 심하게 싫어서 영어공부할 시간에 수학을 더 공부하겠다는 사람


추천하지 않는 사람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안정적인 1등급~만점을 원하는 사람

2. 시시각각의 유형변화와 새로운 자극을 원하지 않는 사람

3. 계산이 빠른 사람(이 경우 지2에 불리하다기보단 화2에 유리함)



* 투과목 중 인원수가 가장 많은 과목은 지2가 아닌 생2이며, 투과목 중 지2가 가장 많았던 해는 그 미친 표본의 결정체였던 18학년도 수능 단 한 해였습니다.

작년 수능의 지구과학2 선택자 수는 물2 2738명, 화2 2934명, 생2 7190명, 지2 6656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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