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로 [791632]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0-02-28 12:36:43
조회수 2,236

이화여대 지방캠(멀티캠)이 필요한 이유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28050567

이 글은 어제 올렸더 "이대도 모종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https://orbi.kr/00028026540)" 에 댓글로 달린 의견에 대한 답변입니다


내용이 너무 길어서 답변으로 남기는 것 보다는.. 새글로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옮겨 봅니다


댓글의 내용은 "학령인구 감소로 in서울 대학 선호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역캠 조성은 대학의 경쟁력을 낮출 수 있다" 는 내용이고.. 거기에 대한 답변을 아래와 같이 올린 것입니다



일견 맞는 말씀입니다

모든 대학이 지방캠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만든다고 해도 경쟁력 있는 지방캠이 되지 못한다면 본교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 충분히 동감합니다

하지만 비유를 하자면.. 현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특정한 상황에, 우리는 현금을 금으로 교환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현금으로 그대로 들고 있는 것 보다는.. 금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가치의 하락을 막거나 오히려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상대적입니다

A라는 대학이 특별한 a라는 노력을 통해서 발전을 한다면.. B라는 대학은 가만히 있어도 퇴보하는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B라는 대학에게 최선은 a와 유사한 b라는 노력을 통해 A대학의 발전 못지 않게 성장하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즉 지방캠을 통한 재정규모의 확장과.. 확장된 재정으로 창출되는 연구력의 성과는 고스란히 대학을 평가하는 지표에 반영되고 그대로 대학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대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하락세" 라는 대외적 이미지는 결코 문과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대학이나 문과는 졸업 후 취업조차 곤란한 상황에 놓여있고.. 각종 고시에서도 이대는 여전히 선방하고 있으면, 로스쿨 또한 한양대와 같은 100명 정원의 대형로스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화여대가 "하락세" 라는 이미지를 못 벗어나는 이유는 그동안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공계열 발전이 답보상태에 놓이면서.. 상대적으로 퇴보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대 이공계의 경쟁력이 중앙대나 시립대와 엎치락뒤치락 하는 수준이라면 결코 "하락세" 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상승세의 모멘텀을 찾을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것입니다(중앙대, 시립대, 경희대처럼..)

 



중요한 것은 이공계 발전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인프라의 조성이고.. 이것은 단순히 시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교수진의 추가적 확보와 이공계열 대학원의 석박사급 연구원들의 수적인 확장도 포함합니다

또한 이러한 인프라 전반을 수용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학협력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지금 이대 신촌캠퍼스 어디에 수용이 가능하겠습니까?

결국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산학협력은 필요하고.. 산학협력을 위해서는 지방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에리카를 보면 알수 있듯.. 국가경쟁력 확대를 위해 지방캠에 조단위의 투자가 이뤄졌고, 향후 서울대 시흥캠과 연세대 송도캠이 완공되면 비슷한 수준의 투자가 예정된 것과 다름 없는 상황인데.. 과연 이화여대가 신촌캠 하나에 올인하는 전략으로 따라올 수 있겠습니까?

최상위권 대학에서 이화여대가 서서히 도태되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이는 상황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모든 대학이 지방캠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지방캠을 조성하고, 대규모 국책사업들에 선정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초기 인프라 투자가 가능한 재정상황의 대학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지방캠 조성없이 최상위권 명문대가 되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대규모 산학협력이 가능한 지방캠을 보유한 대학들은 국책사업을 기반으로 각종 인프라를 확장하고.. 다른 대학들과 재정규모와 연구력의 차이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고려대는 새로운 지방캠 조성없이 세종캠에 공들이고 있는데 성/패여부는 미지수입니다)

in서울에 단일캠퍼스 하나만을 운영하는 대학들의 재정규모의 확장은 상대적인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고.. 재정규모에 따른 연구력 상승도 제한적인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지방캠 조성은 재정이든 연구력이든 규모의 경쟁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고.. 이대는 그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산학협력을 위한 지방캠은 많은 학부생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학원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그 대학원을 지탱하기 위한 최소한의 학부생들이 필요할 뿐입니다(대학원이 있어야 많은 교수가 상주 할수 있으니까..)

결국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in서울캠만 선호되는 현상은 산학협력을 위한 지방캠 조성과는 별로 상관이 없고, 오히려 무관하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가장 성공한 산학협력 캠퍼스인 한양대 에리카를 모든 대학이 따라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울대 시흥캠과 연세대 송도캠처럼 최소한의 학부생들만 유지시키며 대학원 중심으로 지방캠을 유지하는 방안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무산된 서강대 남양주 캠퍼스도 산학협력을 목적으로 만든 캠퍼스임을 서강대 대학본부가 밝힌바 있습니다(학부생 유지 최소화를 전제로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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