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는 말바꾸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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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수능 국어를 힘들어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수능에서는 단순히 말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소 난이도가 낮은 교육청 모의고사나 사설들을 보면 지문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와서 선지에 넣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평소 눈알 굴려가며 같은 단어 찾기에 익숙한 학생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경우이죠.
그러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수능과 비슷할수록 단순히 같은 말을 또다시 그대로 해주는 경우가 적어집니다. 왜 그런가요? 라고 물으면 출제자 입장에서 아주 쉽게 난이도를 확 올려버릴 수 있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이 답변을 좀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면 언어 사용자의 '사고력'에 그 이유가 존재합니다.
예컨데 제가 철수라는 아이를 싫어한다고 상상해봅시다. 그래서 철수를 엄청나게 욕합니다.
"철수는 혼이 좀 나봐야 해"
"철수는 정신 차려야 해"
"철수는 가정 교육을 제대로 받아야 해"
"철수는 자기 행동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해야해"
"철수는 훌륭한 자기 형을 본받아야 해"
정말 다채롭고 다양한 언어를 활용해서 철수를 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 저 말들이 서로 다른 말로 보이시나요? 저는 이 모든 말을 같은 의미를 가지고 한 것입니다.
혼이 좀 나야한다, 정신 차려야한다, 교육을 제대로 못받았다 등등의 말들을 듣고나서 생각해보면 "아, 철수는 나쁜애라는 거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마지막에는 '훌륭한 형을 본받아야 해'라고 했는데, 이쯤되면 표현이 알쏭달쏭해지죠. 조금 더 고민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철수의 형은 훌륭한데, 이 사람을 본받으라고 하는걸 보니 철수는 안 훌륭하다는 점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비록 표현은 달리 해가며, 다른 단어를 쓰며 철수를 욕했지만, 제가 철수를 욕했다는 사실은 모든 문장에서 드러나는 공통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록 표면적으로는 달라 보이는 문장들을 다 같은 의미라고 이해할 수 있죠.
수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능에서 지문과 선지들을 보면 하나같이 다 다른 표현으로 적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고민해보면 어떤 선지는 지문에서 나온 내용을 단지 표현만 바꾸어 똑같이 말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표현을 달리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됩니다. 완전히 같은 말을 반복한거면 그냥 일치여부만 살펴보면 되지만, 다른 표현을 사용했다면 과연 그것들이 같은 의미인지 생각을 하고나서 판단이 가능하죠.
이렇게 다른 표현임에도 같은 의미라는 것을 알아차리려면 사고력을 써야합니다. 수능의 궁극적 목표가 대학 교육에 적합한 사고력을 테스트하고 자극하기 위함이라는 점에서 비춰보면, 수능 국어에서 말바꾸기로 출제를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하고 일상적인 패턴입니다.
이런 부분은 다른 과목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납니다. 제가 예전에 수학을 지지리도 못할 때에는 모든 문제들이 전부 다 달라보이고, 다르게 풀어야 하는 줄 알았어요. 근데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나니 '같은 유형'으로 묶을 수 있는 문제가 많이 보이더군요.
이렇게 서로 달라보이는 문제들이 사실은 같은 문제였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야, 같은 도구와 과정을 이용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었습니다.
달라보이지만 그것들이 사실은 같은 것을 아는 것이 공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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