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더하기삼 [346949] · 쪽지

2013-01-12 19:38:08
조회수 2,359

기출문제 풀이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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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재종숙은 아무래도 김만호 씨보다는 강 목사에 더 애착이 가는 것 같았다.

둘은 소학교와 농업학교를 같이 다녔고, 이 지역에서는 그래도 똑똑하다고 소문이 나 있던 사람들이었지. 강 목사는 농업학교를 나온 후 이곳 소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밤이면 야학을 하였어. 나도 토요일이나 방학에 집에 와서는 그 일을 도와 드렸지.”

그러는 사이에 강 목사와 김만호 씨는 자주 다투게 되었다. 한쪽에서는 일본 말을 가르치는 일을 못마땅히 생각하였고, 한편에서는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외면한 채 저 잘난 척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는 동안 결국 한글 강습소는 문을 닫아야 하였고 강 목사는 고향을 떠나야 하였다.

이봐, 그때 그 한글 강습소를 폐쇄시킨 게 바로 김만호였어. 우리가 주재소에 가서 혼이 나도록 당한 것도 다 뒤에서 그 작자가 조종을 한 거야. 나도 학교를 마치지도 않고 고향에 있을 수가 없어서 일본으로 떠나 버렸어. 귀찮은 일이 자꾸 따라다녔지.”

재종숙은 그때 일을 바로 어제 일같이 말하였다.

그 일뿐이 아니라고. 참으로 못할 짓 많이 하였지. 그런데 내가 해방이 되어서 고향에 돌아와 보니까, 아니 어디 숨어 있는 줄 알았던 그가 아주 요란스럽게 행세를 하고 있었어. 난 그 꼴이 보기 싫어서 다시 일본으로 들어가 버렸지만…….”

재종숙의 말은 자꾸 헷갈렸다.

김만호 씨는 면 농회 근무 3년 만에 서른이 안 된 나이로 면장이 됐다. 재종숙은 아마 그가 제일 악질적인 면장이었을 거라고 말하였다. 더구나 용서하지 못할 일은, 그가 가장 면민을 위하는 척하면서 제 할 일은 다 했다는 점이었다. 그는 젊은 면장으로서 이 제주 섬에서 가장 도사(島司)의 신임을 얻은 면장이 되었다. 재종숙의 말투는 점점 과격하여 갔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아무리 뼈에 사무친 일이라 하더라도 이 나이쯤이면 모두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터인데 그게 아니었다.

생각해 보게. 어떻게 그런 사람에게 선구적인 시민상을 주어. 나라를 팔아먹는 데, 권력의 종노릇 하는 데 선구적이었어. 그건 김만호 개인의 문제가 아니여. 신문사 문제만도 아니고, 작은 문제가 아니여. 그 사람이 상을 타면 세상 사람의 본이 되는 건데, 아니 모두들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거여? 안 되여. 안 돼.”

그는 언성을 높였다. 바로 교장 어른을 상대하여 말하는 투였다.

그와 헤어져 거리로 나오자 이번에는 교장 어른을 만나고 싶었다. 역시 그에게서는 재종숙과는 정반대의 말을 들을 것이 뻔하지만, 재종숙에게 듣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네가 날 찾아올 줄 알았지.”

교장 어른은 몸소 써서 만든 반야심경열 폭 병풍 앞에서 한복 차림으로 앉았다가 일어서면서 나를 반갑게 맞았다. 는 그분에게서 곱게 늙고 있는 행복한 서민의 모습을 보았다. 육십 평생을 어린이 교육을 위해서만 살다 정년퇴임한 지 몇 해가 되지만, 그는 여전히 이곳 사람들의 선생으로 대접받고 있었다. 방 한편 구석 문갑 위에 있는 한란 분이 그 어른의 기품과 어울리는 것 같았다. 세배꾼들이 다녀갔는지 방석들이 즐비하니 널려 있었다.

교장 어른은 아까 종갓집에서와는 다르게 나를 대하면서 벌써 찾아간 연유를 알고 있었다. 나는 신문사로부터 부여받은 일을 설명하고 나서,

할아버님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습니다. 할아버님께서 그분과 오랜 교분을 갖고 계신 걸 알고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그분을 잘 알고 계시겠기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개인적인 일 같은 것을 듣고 싶습니다.”

되도록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사실 나 자신 한 인간의 사회적인 삶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뚜렷한 생각도 잡혀지지 않은 처지라서 우선 이렇게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그분이 일제 시대에 관리 노릇을 하였고 더구나 면장을 오랫동안 지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시국에 누군들 면장을 해야 했을 거이고, 더구나 일본 사람이 면장을 했던 것보담야 훨씬 나았지. 나도 일제 시대 여남은 해 동안 교단에 서서 식민지 교육에 앞장섰던 사람으로서 그분의 행적에 대하여 시비를 가릴 자격은 없어. 큰집에서 내가 좀 강경하게 말한 것은 자네 칠촌 말일세. 일본 가서 살아서 이곳 사정을 모르는 처지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바람에 비위가 상했던 거야. 자기도 그곳에서 살았으면 아니, 일본 사람에게 협조하지 않고 독야청청 민족과 나라를 위하여 애국만 하며 살 수 있었겠냔 말이네. 어림없어. 아마 먼저 더 철저하게 일본 사람들에게 붙어살았을지 누가 알아. 사실 이곳에서 살지 않았던 사람은 이곳에 살면서 좋은 일 궂은 일 모두 겪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말을 말아야 돼.”

재종숙의 처사가 못마땅하다는 것이었다. 그런 교장 어른에게서도 새로운 김만호의 면모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현길언, 신열(身熱)-



30번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과거의 일을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다.

② ㉡: 분노의 감정에 휩싸여 흥분하고 있다.

③ ㉢: 관련된 사안이 예민한 문제라고 느끼고 있다.

④ ㉣: 상황을 들어 당시 행위를 옹호하려 한다.

⑤ ㉤: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자 실망하고 있다.


답 5번


09대비 6평 30번 현길언-신열 문제인데요



저으 주름하나 없이 매끈한 매끈한 두뇌로는 이해가 안 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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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교장선생)에게서는 재종숙과는 정반대의 말(김만호에 대한)을 들을 것이 뻔하지만, 재종숙에게 듣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 ㉤그런 교장 어른에게서도 새로운 김만호의 면모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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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보고 5번은 맞는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요걸 예상하는 게 아니고 걍 막연한 기대로 봐야하나요?

정반대의 말 의견을 듣을 거라는 게 새로운 말을 듣을 거라는 거랑 배치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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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 Blanc · 368502 · 13/01/12 20:15 · MS 2011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Le Blanc · 368502 · 13/01/12 20:18 · MS 2011

    실망이라고 보기엔 힘듭니다. '새로운 김만호'란 재종숙과 정반대의 의견이 아니라, '인간'김만호로서의 모습이랄까요. 두 사람 모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교장 어른에게서'도'를 집중해서 읽어주시면 5번선지는 그냥 개소리라는 것을 아실거에요.

  • 꿈꾸는반수생 · 437711 · 13/01/12 20:28 · MS 2012

    저는 5번 선지가 결정적으로 '예상 밖'이라는 말 때문에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김만호에게서는 재종숙과는 정반대의 말을 들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정보를 알 수 있을까 내심 기대한 것이죠.
    그래서 ㅁ에 담겨있는 뜻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_- 뭐 이 정도겠죠.

    님께서는 5번 선지의 '예상 밖'에서 '예상'이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으로 이해하고 계신 것 같은데,
    내심 기대하는 것과 예상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선지의 '예상'은 '재종숙과는 정반대의 말을 들을 것이라는 예상'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이상 1~2등급을 왔다갔다 하는 언어 찌질이였습니다 ㅜ.ㅜ

  • Le Blanc · 368502 · 13/01/12 20:52 · MS 2011

    아니죠. 재종숙과의 정반대 말을 들을 예상이 아니고, 완전 다른 차원의 말을 듣고싶어하는겁니다. 피자를 먹고 싶은데 바나나를 자꾸 주는거죠. 마지막 문장에서 교장 어른에게서'도' 원하는 대답을 못얻은 것이므로 재종숙과 교장어른 모두 주인공이 원하는 새로운 김만호에 대해 얘기해주며 주인공의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것을 못한 것입니다.

  • 일더하기삼 · 346949 · 13/01/12 20:50

    '새로운 김만호' 가 의미하는 바하고 그 의미를 어떻게 추론할 수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세요..

  • Le Blanc · 368502 · 13/01/12 20:56 · MS 2011

    재종숙과 교장어른 모두 시대상황에 빗대어 김만호를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나'가 원하는 것이아니므로 결국 (비유하자면) '나'는 김만호에 대해 외재적 접근이아닌 내재적 접근을 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 일더하기삼 · 346949 · 13/01/12 20:59

    '누구보다도 그분을 잘 알고 계시겠기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개인적인 일 같은 것을 듣고 싶습니다.'

    요 부분에서 그거 추론해야 하는 건가요? 생각보다 되게 어렵네요-_-;; 저만 헤메고 있는 건가.

  • Le Blanc · 368502 · 13/01/12 21:03 · MS 2011

    이 문제는 어떤 문장을 통해 추측하기보단 전체 문맥을 통해 잡아내셔야합니다. 이 문제 다음문제에 <시점>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지 않나요? 그 그림을 참고로 이해하시면 도움될거에요.

  • 일더하기삼 · 346949 · 13/01/12 21:06

    답변 감사합니다. 각잡고 다시 한번 제대로 풀어봐야겠네요.

  • peaceul14 · 425811 · 13/01/17 21:10 · MS 2012

    그..새로운 김만호를 님말대로 인간 김만호를 뜻하는건알겠어요..
    근데 그거인정하고 인간김만호에대한걸 들을수있을까?기대했는데 못들은거면 예상밖의결과에 실망하고있다고 볼수없는건가여???????

  • Le Blanc · 368502 · 13/01/18 00:09 · MS 2011

    완전 새로운 얘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은 아니잖아요.ㅎㅎ 기대와 예상은 다르죠. 5번선지가 그냥 개소리를 써놓은건데, 막상 인과를 찾으려면 이해가 안되는 이유가, 본질적으로 5번선지가 개소리라서 그래요. 5번선지식으로 말을 만들었을 때 맞는 경우를 가정해보면, 역시 그에게서는 재종숙과는 정반대의 말을 들을 것이 뻔하지만, 재종숙에게 듣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라는 문장과
    그런 교장 어른에게서도 새로운 김만호의 면모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를 통해서 생각해봐여. 아마, 굳이 5번선지대로가자면, '나'는 이미 교장어른에게 뻔한 대답을 들을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뻔한대답을 듣습니다. 그러므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면, 오히려 기쁘지않았을까요? 본문 내용도 예상외로 교장선생이 재종숙과 비슷한말을 하면서김만호의 내재적인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