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화] 21 9평 14번 분석 칼럼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35613513
21 9평 14번 문제입니다. 제 기출 학습량이 적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일탈 파트에서 이런 식(후반부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으로 출제된 문제를 거의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원래 보던 문제들과 살짝 달랐기 때문에 현장 응시하면서 맞닥뜨렸을 때 살짝 놀랐습니다.
문제를 풀어보겠습니다. 오른쪽의 선생님의 말풍선에 따르면 (가) 이론은 낙인 이론입니다. ‘차별적인 제재, 사회적 반응으로 인해 일탈자로서의 부정적 자아를 내면화하여 2차적 일탈을 저지르게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낙인 이론이니까요. 여기까지는 큰 부담이 없습니다.
이제 중요한 자료의 칠판을 보면, 사분면 위에 네 집단이 구분되어 있고, <조건>에 따르면 A~D 집단은 t년 이전에는 범죄의 경험이 없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표로 재구성했습니다.
t년에 공식적인 처벌을 받은 경험 | t+1년에 범죄를 저지른 경험 | |
A집단 | X | O |
B집단 | O | O |
C집단 | X | X |
D집단 | O | X |
적지 않은 학생들이 ‘2차적 일탈’이라는 단어의 ‘2차’에 집중합니다. “아니, 1차적 일탈이 있어야 그 다음 일탈이 2차적 일탈이지, <조건>에는 이전의 범죄 경험이 없다며?”라며 말이죠. 그래서 이 문제를 맞닥뜨린 그 짧은 순간 깊은 당황에 빠집니다. “낙인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맞아?”라며 말이죠. 그러나 이것은 적절하지 않은 접근입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낙인 이론이 말하는 일탈 행위 규정의 ‘주관성’입니다. 다음은 기출 선지에도 있는 내용입니다. “일탈 행동을 규정하는 객관적 기준이 없다.” 법으로 규정된 ‘범죄’만 일탈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이를 바탕으로 주어진 상황을 설명하자면, 범죄가 아니었던 어떤 행위(1차적 일탈)로 인해 t년에 공식적 처벌(차별적 제재)을 받고, 그로 인해 t+1년에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2차적 일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각 집단이 갖는 의미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일탈의 원인이 차별적 제재이기에 제재를 받지 않은 집단인 A집단과 C집단은 낙인 이론에 있어 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A집단은 낙인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1차 일탈을 저지른(확실하지 않습니다. 이후 처벌 유무가 나와 있지 않기에 그 사회가 A집단의 범죄 행위를 일탈로 규정했는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문제에서는 세로축인 범죄 경험의 유무를 2차적 일탈 행위 여부로 판단하는 것 같으니 넘어갑시다.) 친구들이고 C집단은 그냥 모범시민입니다.
반면, B집단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공식적 처벌(차별적 제재)을 받고 부정적 자아를 내면화하여 2차적 일탈을 저지른 2차적 일탈자로 볼 수 있고, D집단은 차별적 제재를 받았음에도 2차적 일탈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 낙인 이론을 반박할 수 있는 사례가 되는 집단입니다. 똑같이 차별적 제재를 받았음에도 D집단에서는 2차적 일탈이 발생하지 않았으니까요. ㄱ, ㄴ 선지를 해결했습니다. ㄷ 선지는 위에 설명한 내용으로 처리 가능하고, ㄹ 선지는 차별적 교제 이론이 말하는 일탈 해결 방법입니다.
현장에서 봤을 때 너무 급하게 풀어 저 <조건>을 못 보고 넘어간 학생과, 물 샐 틈 없는 개념 학습을 한 학생들이 승자였던 문제였습니다. 사실 현장에서는 A집단과 C집단에 넘어가서 시간을 끌리기보다 개념을 바탕으로 차별적 제재와 그 후에 발생한 일탈 행위에 집중하는 것이 옳았습니다. 사회문화가 현장에서 보면 이게 뭔가 싶다가도 시험 끝나고 다시 시험지를 펼쳐보면 아 이거 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과목이기에 개념 공부가 그리 빡세다고도 하기 어려운 과목이고, 개념 문제도 몇몇 극악(시험장 기준입니다) 수준으로 어려운 문제들 말고는 큰 어려움이 없을만한 과목이기에 이 칼럼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글이 와닿지 않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음 문단부터입니다.
보통의 일탈 문제들은 두 세 이론을 제시하고 구분한 후, 각 이론의 특징을 맞게 서술한 선지를 고르는, 텍스트 위주의 문제로 출제되었습니다. 이 문제가 나온 21 9평 직전의 평가원 시험인 21 6평도, 문제 자체가 어렵긴 했지만 20 수능의 10번도 그런 방식으로 출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하나의 이론을 가지고 텍스트가 아닌 자료를 해석하도록 하는, 기존의 평가원 기출과는 살짝 다른 방식으로 출제되었다고 느껴질 만한 문제였습니다. 제가 말하는 ‘기존’의 문제를 확인하고 싶으신 분은 190613, 200903, 200607 등의 문제를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기출문제집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몇 개 정도만 남겨뒀습니다)
이 문제가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능 사회문화를 공부하는 것은 개념을 공부하고, 그 이론에 맞춰 사고하는 능력을 기출 문제를 통해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출로 공부'한다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리겠네요. 그 이전의 일탈 문제들이 낙인 이론을 다룰 때는 일탈 행위 규정의 주관성과 해결 방안인 낙인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주로 다뤘으나 이 1차적 일탈을 큰 비중으로 다루는 문제가 최근 기출 중에는 없었습니다. (교육과정의 변화로 인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로 이 문제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개념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도 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개념 인강들의 진도가 일탈까지는 안 나갔던데, 나중에 공부하시면서 선생님들도 말씀하시겠지만 개념 철저히 하시고, 기출 학습도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반응이 좋다면 다른 문제들도 몇 개 풀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건 제가 잘 몰라서 드리는 질문인데, 2차적 일탈에서의 '2차적'이 secondary를 사용하나요? 그래서 부수적의 뉘앙스를 갖는 건가요? 사회학 전공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0 XDK (+5,000)
-
5,000
-
⭑ 윤석열은 생불(生佛) 구국지사(救國志士) 이다. 1
야당의 국정 마비로 국가를 마비되는 것은 찢 의 방탄을 위해 국가 내란 획책으로...
-
흠.... 2
-
그냥 능지 이슈 맞다니까 ㅋㅋㅋ
-
임기내내 걍 뭐든 질러버렸는데 계엄마저 걍 질러버린거임 ㅋㅋㅋ 당연히 일반인...
-
궁금
-
윤석열 입장에서 5년간 세운 계획들 민주당이 다 뭉개버려서 빡친 상황이었음 ㅋㅋㅋ...
-
자작)시 0
성숙으로 낭만을 말해본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밤하늘의 누군가 수놓았던 걸려온...
-
내 26글 개빨리 내려감 ㅇㅇ….
-
탄핵안 발의하려고 하면 다시 가나?
-
상당히 의아한데 저런 짓을 저질렀는데 고작 정족수가 모잘라서? 일을 저지른 새끼들...
-
관악 마운팅 노루 점핑 당사자냐고
-
코인단타로 돈버는 꿈 꿨는데 흠..
-
뒤에 뭐 대단한 게 있던 게 아니라 진짜 이게 끝이었던 거임? 진짜 그냥 민주당한테...
-
잠 좀 자자 0
-
유관력이 있는가? vs고려대 승리 병신이 없는가? vs 서울대 승리 그저 goat 대 연 세
-
야당의 폭거에 대처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음이 밝혀졌다. 윤석열의 담대하고도 고도의...
-
뭔 정치적쇼를 해도 저따구로 하냐
-
이제 자야겠다 2
갑자기 계엄령 선포되었다구 해서 잠도 못잤네 6시 반에 일어나야되는데 클남...
-
계엄한 이유 19
민주당이 예산 삭제시키고 탄핵시키고 정부 마비시키니까 적당히 하라고 겁준거네 애초에...
-
[속보]윤 대통령 “국무회의 통해 국회 요구 수용해 계엄 해제할 것” 1
[속보]윤 대통령 “국회 계엄 해제 요구로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 철수” [속보]...
-
종북세력은 국가의 악이다
-
이번에 다시 한번 수능을 준비하려고 하는데요. 수학 듣는다면 강윤구 선생님을 듣고...
-
존나 맛없네 1
윤X열 시발련아 그래서 내 아반떼 한 대는 언제 돌려줄래
-
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오피셜)계엄해제 1
ㅇㅇ
-
끝났네
-
대통령 담화중 3
ㅈㄱㄴ
-
걍 끄지라ㅋㅋ
-
끝나던 2차전 가던 이미 결과는 정해졌다.
-
속보 들어오는거 지금 혹시 전쟁 준비하는거임? 진짜 너무 무섭다
-
어떻게 딱 눈동자 모양으로 서있지 ㅋㅋ
-
또 담화한다고? 5
뭐냐
-
?
-
ㅅㅂ 민주주의의 소중함에 대해 말하는데 동덕이 왜나와 이거 진짜 미친척하고 밀어...
-
이번에 계엄 3
한걸로 탄핵된다고 쳐도 수능 유형이 석열 정부 이전처럼 내년에 바로 변하지는...
-
아싸 권한대행이다 히히
-
국방부 "김용현 장관이 계엄 직접 건의한 것이 사실" 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3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
성동격서라는 말도 있는데 지금 이렇게 소란스럽게 이목을 끌고 뒤에서 비밀스럽게...
-
시립대 낮과 불가능할까요…
-
연애 하고싶다
-
몰에서 막히네 4
에휴 ㅋㅋㅋ 수학은 수학의 정석으로 수2까지 독학했는데 화학은 쉽지 않음+에이징...
-
진짜 생각없이 진행했다가 실패한거에요? 가만히 있으면 오늘내일중으로 탄핵인데 그냥 가만히 있어요?
-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어. 잘가라
-
북한같은데라도 갔나
-
롤이나할까
-
잠수탄거 뭐임
-
난 중학교때 좋아하던 애가 자기는 의사가 멋있다고 의사랑 결혼할거라 해서 바로 일반고 진학함 ㅋㅋㅋ
-
교과서에서만 보던 계엄철폐 독재타도를 라이브로 보다니 참,,, 티비로만 봐도...
-
빠르네 ㄷㄷ
학습태그다세용ㅎ 사문러 아니지만 조하요 꾸욱
감사합니다 ㅎㅎ
훌륭한 칼럼 감사합니다.
:)
방금다읽어밧는대솔직히이해는못하지만갱장히친절하게사고과정을따라갈수잇도록잘적으신것가타요!.잘읽엇슴미당
감사합니당 스타일 유지하면서 조금 더 재밌게 써보려고 노력할게요
이거 조건 보고 안보고가 왜 중요한건가요? 잘 이해가 안가요ㅠㅠ
아 안보는게 더 낫다는 말씀이신건가요?
그런 의미는 아니에요! 저는 무조건 문제에 제시된 정보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저 조건을 읽지 않거나, 사고 과정 중에 포함시키지 않은 학생들이 사고 과정을 비교적 간단하게 가져가게 되어서 잘못된 길을 걸었으나 정답에는 도달했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보고 안 보고는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고, 좋은 습관 들인 학생들이 어려울 수 있었으나 그걸 의도한 게 맞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도 덧붙이고 싶네요 ㅎㅎ
아 진짜 답찍는건 오히려 안본 사람이 더 유리할 수 있었네요 잘읽었습니당
여기에 조금 더 얹자면, 낙인 문제를 푸는데 이 문제 기준으로 최근 기출들과 다르게 조금 복잡한 사고를 요구했던 문제였고 작년 수능에서도 낙인 공부하면서 중요한 부분이 나와서 앞으로 낙인 부분을 조금 강조하려고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었구요
낙인 부분 아니고 일탈부분... 졸린가 나
이제라도 ,, !
이게 앳띡의 첫 글?
헤으으응
진짜미친놈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