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어려운 게 아니라도, 당신은 충분히 힘들어할만 하다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37215367
불쑥 쪽지로 연락받는 것,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에 신경을 쓰는 것이 부담되서 '활동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에도 반 년이나 그 이상 멈춘 적이 많은데 유명인도 아니면서 굳이 활동 안한다고 말한 건, 제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안하고 싶은 걸 안한다고 밝히고, 하고 싶은 걸 한다고 밝히는 건 마음의 휴식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휴식과 힐링의 일환으로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났었는데,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이전에 만났던 몇 사람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그래서 독해력이 아닌 여러분 가운데 있을 수도 있는 어떤 삶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저는 그 친구를 고등학교 때 알게 됐지만 개인사는 잘 몰랐습니다. 친구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았고 고등학교 직전까지 아주 공부를 잘 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병환으로 쓰러지셨고 곧 집에 누워 계시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본인에게는 잘 들리지 않도록 친척들이 하는 말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다만 울기만 했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냥 3년 내내 울다가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험을 100일 앞두고 공부를 시작해 서울에 있는 학교에 들어갔었다고 합니다. 굉장히 조용하고 한편으로 능력도 있어 보였는데 생각보다 좋은 학교에 가지 못한 걸 조금 의아해했는데 그런 사실이 있었습니다.
친구가 아닌 어떤 사람 이야기도 하겠습니다. 이 사람은 지금 이십대 중반입니다. 역시 초등학교 때 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행복했고 공부도 잘했습니다. 하지만 가정 분위기가 바뀐 후 방황했고 2년제 대학을 입학했다가 곧 그만두고 사회로 나갔습니다. 몇 년을 일하며 집에도 보탬이 되다가 이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굳은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세운 목표는 지나간 시간 동안 하지 않았던 공부를 해야 하는 힘겨운 과정을 필요로하지만 용기있게 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무 이유없이 찾아온 불행이 있습니다.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 역경을 이기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보통으로 이겨낸 사람에게 찬사를 보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약하다고 비판이나 노력을 평가절하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결국은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생각보다 삶이 오래 이어집니다. 그 속에 여러가지 기회가 있고, 좋은 선택을 할 시간이 있습니다. 행복한 일도 꽤 생깁니다. 들리지 않지만 여러분을 격려하거나 존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행복하고자 하는 시도를 멈추거나 좋은 방법을 찾아 나가기를 중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행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때로 의외일 때가 있습니다.
항암치료를 중단(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에게 남편이 '자 이제 하고 싶은 거 해'라는 말대신 '이제 어떤 봉사를 할 수 있을까?'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아내는 남편의 말에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내키지 않으면서도 따라나선 남을 돕는 일에서 큰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공부하거나 생활하는 것에서 낙심하고 즐거움이 없다면 여러분이 좋아하는 작은 걸 하거나 누군가가 (기분)좋아할만한 것을 해보세요. 저는 그런 차원에서 이 글을 씁니다. 불쑥 들어온 쪽지로 전해오는 사연에 신경을 쓰는 것이 몹시 피곤해서 두 달 전에 오르비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그것은 저에게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여전히 쪽지는 정중히 사양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힘든 사람을 보면 마음이 쓰입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다른 사람을 돕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저를 도닥입니다.
잘 보낸 하루에 자신을 격려하시고, 못 보낸 하루를 아쉬워하는 자신의 성숙함에 기대를 선물하시기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그만 쫄여 국 베린다...
-
세종이나 인하 공대 쓸 정도의 성적임.. 나군 지르려고 하고 가나군에서 그럼...
-
메디컬 지망하는 n수생인데요 국수는 어떻게든 될 것 같은데 과탐이 도저히 안 되네요...
-
기억나네 ㄷㄷ
-
1. 수시 넣은거 2. 11월 4일에 오르비언의 절대금기 버튼을 눌러버린것 3....
-
무물보 8
아무거나 물어봐주세여
-
Qna 0
한석원 Qna빠른편인가요?
-
이거어캄요 0
이제 고삼되는데 개념 강의 듣느라 자습시간0됏어요 인강만 ㅈ빠지게 듣는데 공부하는거...
-
사람 본 적 있나요?
-
죽을때까지 못 이룰 꿈이되었네
-
강대 의대관 0
이번 정규시즌부터는 사탐선택자도 의대관 받아주던데 최저도 사탐으로 맞출수있을까요?
-
재수 수학 개념 0
수학 개념 정리하고싶은데 뉴런으로 해도되나요 책만 읽으려는데 이번수능...
-
빨리 내신 안버린거 그냥 답안나오면 버리는게 정답입니다 담임이나 부모님이 말려서...
-
ㅜ
-
읽을 게 넘쳐나 0
아 읽을 게 너무 많아서 시작할 엄두가 안 나노 무턱대고 막 논문 다운받으면 안...
-
중학교 때 되게 공부 잘했었던 애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남. 인하대...
-
입시끝났다고 탈릅을 왜 함 ㄹㅇ ㅋㅋ
-
짜릿하군
-
ㄱㄱ혓
-
기만한번하겠습니다 15
작년에 경희대 경영 5칸이었는데..ㅠㅠ
-
가능?
-
저 그냥 남아있으면 안 될까요
-
원래는 2학년때 세사 3학년때 동사 이렇게 해서 수능 가져가려고 했는데 선택과목...
-
그렇게 단 걸 어떻게 먹냐 차라리 팥 들어간 도나쓰를 먹으셈
-
어디가 더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
3합 5.5면 전장은 안되는걸로아는데 장학금은 받을수있나요 경희대 다니시는 분들...
-
서강 공대 단일전공보다는 메리트가 덜한가요? 원래 이과라 공대공부 잘 할 자신은 있습니다..
-
가능?
-
헹잉 레그레이즈 벤치 프레스 바벨 로우, 풀업 Ohp 스쾃 중요) 스미스머신에서...
-
물리1, 물리2 수능 때 볼건데 문제집 추천하는거 있어? 나 군돌이라서 요새 트렌드에 멀어졌다...
-
오수하면 그만이야 ㅜㅜ
-
난 그렇게 기능 많은 건 잘 못 쓰겠던데...
-
머가 더 어려운가요..?? 미친기분 시작 - 미친개념 햇는데 멀 먼저하는게 나을까요
-
재수는 진짜싫은데 매일 칸수떨어지네요
-
몇시간뒤 인기글 가있는건 외부 커뮤의 누군가가 제 글에 좌표찍어서 그런걸까요...
-
올해 군대 안가셔서 다행
-
막 손주은 메가스터디 옛날 영상보니까 "사실 공부는 거의 DNA다 근데 DNA를...
-
수능수준에선 무리없음? 쎈 수학의정석 기본,실력 블랙라벨 개념원리 rpm...
-
단과 처음인데 신기하다
-
걷다가 얼겟어
-
제 현역수능 성적표인데 15
예전에 올린 적 있지만 다들 이거 보고 힘내십쇼........ㅠㅠㅠㅠㅠㅠ
-
제가 수능을 안봐도 되서 1학기 기말까지는 내신공부만하고 끝나고 수능공부 약간...
-
난 대학을 가도 오르비를 계속할 것임
-
성기훈 복수 이유가 뭐임? 쪽지라도 주세요
-
저번에 논스톱 16시간 하다가 열감기 걸려서 앓아누움 공부보다 뇌많이 쓰는듯 ㄹㅇ루
-
만약 내년 6모를 미응시한다면 만약 내년 수능 접수일 같은 건 신경쓰지 않고 살 수...
-
ㅜㅜ...
-
2024년 말까지: 교과서 개념 마스터 교과서 개념 마스터 직후~개학 직전:...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