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ㅤ [456629] · 쪽지

2013-10-10 00:01:00
조회수 4,295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듯하네요.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3867464

나는 인간이 절대 평등할 수 없다고 믿었다.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 (enemy at the gate)' 서구 자본주의가 이미 승리를 거둔 뒤, 소련의 모순을 드러내는 마지막 대사

'부러워할 것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지... 웃음... 우정... 내게는 없지만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것, 이 사회에서 심지어는 소련의 사회에서조차 부유한 자와 빈곤한 자는

언제나 존재할 걸세. 재물에 부유한 자, 재물에 빈곤한 자. 사랑에 부유한 자, 사랑에 빈곤한 자. ' 

태어날때부터 우리 모두는 같을 수 없다. 외모, 집안, 배경, 머리, 신체능력, 모든 것은 같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 이미 자본은 전지 전능한 신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우리의 재능은 모두 다 그 자본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가고 있다. 우리의 같지 않은 능력은 이제, 자본에 차이를 가져오고, 이는 불평등이라는 결과로 산출된다. 

그리고 그 불평등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승자와 패자로 갈리고, 승자는 나머지 패자의 패배를 듣고 승리를 맛본다. 하지만, 승자는, 계속 이겨나가야만 그 쾌감을 이어갈 수 있다.

잇다르는 쾌감, 그것이 승자의 삶의 유일한 가치이다. 하지만, 승자는, 그 삶의 가치를 이어갈 수 있을까? 자신의 삶이, 가치 있을 수 있을까? 

서울대 연고대 정원은 전체 수능 응시생의 1.4%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게 들어간 서울대 연고대생이라 할지라도, 서열싸움에, 줄세우기에 익숙한 그들은 또 일렬 줄세우기를 한다.

학벌사회의 정점인 서울대 법대의 정원은 고작 200명. 수능 응시생의 0.03% 이다. 즉, 1만명당 3명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 서울대 법대 정원의 고작 절반정도만이 고시에 합격할 뿐이다

문제는 고시에 합격해도, 판사 임용은 상위 10~20%만이 가능하며, 그 상위 10~20%에서도, 경판(서울지역판사)이냐 아니냐가 갈린다.거기서도, 부장판사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은 굉장히 제한되어 있다. 대입이라는 경쟁.고시라는 경쟁.연수원 성적이라는 경쟁.직장내에서 승진이라는 경쟁. 만약 이 경쟁의 끝이 정치라면.국회의원이 되기위한

선거라는 경쟁. 당 대표가 되기위한 '정치'적 경쟁. 그리고 대통령이 되기위한 선거라는 경쟁. 과연 그 모든 경쟁에서 이긴다면 그는 행복할까?

우리나라에서 지금 가장 많은 악플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서울대라는 기준과 겉 치장은 누구의 기준인가? 얼짱이라는 기준과 겉 치장은 누구의 기준인가?

위너와 루저라는 기준과 겉 치장은 누구의 기준인가? 명품 옷, 시계, 가방 누구의 기준인가? 직업, 차, 거주 지역, 과연 누구의 기준인가? 

단 한 번 밖에 없는 내 삶. 왜 그렇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선만을 집중하며 사는가? 

단 한 번밖에 없는 내 삶. 도대체 내가 바라고, 꿈꾸며, 진정으로 즐길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내 삶은 살고 싶지 않은가?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내 머리와, 가슴이 지향하는 그것을 찾기 위해 부단히 겪고, 그 경험을 내 안에서 숙성시켜라.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다. 때로는 다른 사람 누군가의 가치관이 나를 지배할 수도 있을 것이고, 지독한 가치혼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지겨운 삶을 당장이라도

그만 두고 싶은 마음도 들 수 있다. 하지만 괜찮다. 어차피 우리 인생이라는 것이 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경험 없는 삶은, 나를 들여다 보게 하질 않는다.

치열하게 나를 고민하고 성찰하지 않으면, 나는 내 자신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삶을 찾을 수도 없을 뿐더러, 내 삶의 가치 역시 찾을 수 없다.   

나는 진정으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내 나이 또래에서는 상상도 어려운, 끼니도 제때 챙겨먹지 못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지만,

대학을 가기 위해 7수나 해야했지만, 진정의 삶의 가치를 찾았고, 그 진정한 삶의 가치를 위해, 부족하지만, 하루 하루 채우는 삶을 살면서 느끼는 깨달음은, 그 무엇을 주어도 바꿀 수 없다. 

수험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한 없이 큰 꿈을 꾸어라.한낱, 1등급, 백분위 100점, 서울대, 의대, 얼짱, 위너, 외제차, 좋은 직장, 이딴 것들로는 채울 수 없는, 채워지지도 않는.

이 세상 모든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차원이 다른 그런 커다란 꿈을 꾸어라.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를 발견하고,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의 진정한 가치에 눈을 떠라. 

(7수만에 서울대에 합격한 배인호 선생님이 수험생들에게 보내는 한마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