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어린왕자 [376622] · MS 2011 · 쪽지

2013-11-13 16:14:15
조회수 978

독해력 칼럼 3. 기초 훈련은 독서+'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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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독서를 많이 하면 독해력이 늘까요?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었는데.... 또는 책을 많이 안읽어서...라는 이야기를 많이 봅니다. 중학생이라면 이전까지 읽어온 책은 대부분 소설이지요.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자음과 모음, 앗시리즈, 과학동아 등의 과학도서를 읽습니다만, 대부분 학생은 비문학이라고 하는 글을 읽는 경험이 드뭅니다. 과학 좋아하는 학생들이 읽어 온 과학책도 과학 글이 가진 특성상 글을 읽는 훌륭한 연습이 되었나를 평가해 본다면 단지 과학 지식을 전달하기만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중학교 무렵의 나이가 되면 그 나이의 학생들이 소화할 수 있는 지식의 수준은 올라갔지만 그것을 충족시켜 줄 만한 책은 드물어집니다. 수요의 감소가 먼저였는지 공급의 감소가 먼저였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학생들이 제2의 교과서로 삼을 만한 내용과 수준의 책을 찾기 힘듭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적당한 독서가 이루어질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독서의 '양'에 관해서 조금 말씀을 드리겠는데요, 읽은 책 권 수가 아니라 책을 읽으며 경험한 양을 말씀드리려합니다. 여러 가지 경험이 필요한데, 이것만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 중 하나로서 단어 의미 연상 훈련이 되는 경험의 양을 말씀드리려합니다. 한 단어로부터 여러 정보를 연상하는 것, 연상한 정보와 다음 단어로부터 얻은 정보 사이의 연관성을 감지하는 것은 손이 불에 닿았을 때 움츠리는 것 마냥 순간적인 것입니다. 이런 연습은 상당한 읽기 경험이 축적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중학생 정도가 되면 자기 나름대로 읽는 방식에 습관이 생겨 있는데, 학생마다 좋지 않은 습관이 어느 정도 있어서 독서가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되지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독서의 양은 읽은 책 권수가 아니라 올바르게 읽은 경험의 양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독서는 점점 수준 높은 경험이 되어야 합니다.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리는 것만 혼자서 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보다 높은 수준의 이해를 하는 것도 스스로 해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지속되어온 독서습관과 양이 있으면 독서를 통해 우연적이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읽기를 터득해 나갈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조금씩 어쩌다 읽는 사람은 독서를 통해 독서의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제한적이라는 말입니다.

단어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알게 되면 읽을 때마다 더 깊이 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어는 여러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고, 단어가 사용되는 적당한 맥락이 있어서 비슷한 단어들 가운데 굳이 어떤 단어가 사용되었는가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되돌아 보았다와 반성해 보았다의 차이는 후자가 좀 더 어떤 기준으로 보았을 때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이미 내렸음을 가정하고 있지요.

 

문학이 아닌 책은 문학에서는 만나지 않은 단어, 표현, 전개방식(예를 들면 논리적인) 등을 만나게 되므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서서히, 중학생일 때에는 열심히 문학 외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해 주셔야 지식에 접근하는 재미와 능력을 얻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고의 훈련을 위해서는 대화도 필요합니다. 독해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사고력이 문제라면 부모(학생보다 지적 능력이 월등한 사람과의)와의 대화와 토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독해능력이 문제라면 독해 경험이 필요합니다. 성인의 대화에 사용된 단어는 어린 아이의 책에 사용된 단어보다 쉽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성인끼리 하던 단어와 대화방식을 그대로 청소년 자녀와의 대화에도 사용하고, 성인끼리의 대화주제를 청소년과도 나누는 것이 필요하며, 결정적으로는 적당한 문학 외 글을 '적당량=상당량' 읽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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