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대학 다람쥐 [1030614]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11-30 22:34:35
조회수 6,680

정치와 법 문제 출제 방법론(기초)+문제지 양식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41101013

(53.5K) [976]

정법 출제 양식.hwp

이 글은 문제 출제를 처음 시작한 중3 겨울방학 때부터 4년 간의 출제 경험을 꾹꾹 담은 글입니다.


1. 평가원이 왜 문제를 내는가?


학교에서 내신 시험을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학생들의 시험성적을 토대로 학생들의 수준을 평가하기 위하여 그렇습니다. 그러면 평가원은? 마찬가지입니다.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서에요. 그러면 그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를 크게 아래의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1) 교육과정 부합성

평가는 그 평가의 기반이 되는 교육과정에 부합해야 합니다. 즉, 배우지 않은 것을 출제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고요? 배우지 않은 것을 출제했을 때 공부를 한 학생도 못 맞추는 불상사가 생겨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다음에서 언급할 '변별도'과 관련이 있게 됩니다.


2) 변별도

시험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변별'에 있습니다. 변별은 쉽게 말하면 공부를 더 한 사람에 비해 공부를 덜 한 사람이 더 틀리도록 할 수 있는가를 요소로 합니다.

다만 이것은 문제가 어렵다고 하여 무조건 변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간단한 예가 올해 수능 국어가 될텐데, 학생들이 문제를 몰라서 모든 학생이 손잡고 찍어버리면, 오히려 낮은 등급대에서 정답률이 더 높은 매우 변별적이지 않은 문제가 탄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변별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은 '지양'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2. 문제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사회탐구 과목을 기준으로 하나의 문제는 일반적으로 '발문-자료-선지'로 구성됩니다.

1) 발문

발문은 말 그대로 문제 번호 옆에 있는 물음의 형식으로 존재하는 글입니다. 일반적으로 정치와 법에서 쓰이는 5지 선다형 발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 사례에 대한 법적 판단으로 옳은 것은?', '다음 자료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정치 참여 집단 A~C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여기서 <보기>형 문제의 경우에는 발문의 앞 부분은 유사하나 뒷 부분이 다릅니다. 저는 이것을 두 가지로 구분하여 서술하고자 합니다.

ㄱ. 모든 선지가 2개씩만 짝지어진 경우(ㄱ, ㄴ/ㄱ, ㄷ/ㄴ, ㄷ/ㄴ, ㄹ/ㄷ, ㄹ)

'~에 대한 옳은 설명만을 <보기>에서 고른 것은?'

ㄴ. 3개의 선지는 2개씩, 2개의 선지는 3개씩 짝지어진 경우(ㄱ, ㄷ/ㄱ, ㄹ/ㄴ, ㄷ/ㄱ, ㄴ, ㄹ/ㄴ, ㄷ, ㄹ)

'~에 대한 옳은 설명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 즉 '있는 대로'라는 워딩이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실 평가원 문제 보면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

-> 참고로 2개 3개 모두 존재하는 선지는 ㄱ~ㄹ의 개수가 3개씩으로 동일합니다.


2) 자료

자료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제시문 또는 유형 문제를 말합니다. 법치주의 제시문이나 선거 결과 분석 문제, 이외 유형을 위한 학생의 답안과 채점 자료 등을 '자료'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는 문항의 출제 요소와 유형에 따라 자유롭게 구성하시면 됩니다.


3) 선지

선지는 여러분들이 아시는 합답형 ㄱ~ㄹ선지와 오지선다형 1~5선지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자료'는 학생들의 개념 '파악' 역량을 평가하는데, '선지'는 '이해'역량을 평가하는 데에 사용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 많습니다. 선지에서 주의할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지를 논리적인 순서로 배치한다.(문제 풀이의 필연적 순서, 글자 순서, 선지 길이 순서 등)

- 개념상 오류를 만들지 않는다.(뭐 이거는 당연한거죠?)

- 주어를 빼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갑, 을, 병이 있는 상황에서 갑이 병에게 불법 행위 책임을 지는 상황인데, 이거를 갑은 (주어 없이) 불법 행위 책임을 진다. 라고 쓰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3. 문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여기까지는 이론인데, 그러면 실전적으로 문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제가 어떠한 문제를 출제하는 과정을 기준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1) 아이디어 찾기

문제도 결국은 창작물입니다. 따라서 한 문항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이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요소로는 출제하고자 하는 개념, 출제 유형, 해당 개념에서 학생들이 오개념을 가지는 부분이 될 것입니다.

다만, 처음 문제를 만들 때에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이 어렵고, 설상 구성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이 투박하게 담길 가능성이 크므로, 처음에는 평가원 문제를 변형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즉, 평가원의 유형을 따라가보는 것을 추천드린다는 것입니다.


2) 문제 형태에 맞추어 구성하기(되도록 평가원 문제를 따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요.)

아이디어를 찾았다면 이를 앞서 설명했던 '발문-자료-선지'의 형태에 맞추어 문항을 구성합니다. 이를 구성할 때 고민해야할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 개념(또는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이 해당 문제 형태가 맞는가?

- 이 문제 형태가 맞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학생들이 파악하기 쉽거나 어렵지는 않은가?

- 필연적으로 한 가지로만 파악될 수 밖에 없도록 자료가 설계되어 있는가?

- 다른 관점으로 바라봤을 때 해당 해석이 틀리다고 이해할 수 있지는 않은가?


3) 문항 검토하기

문항 출제까지 마쳤다면 문항 출제에서 고려한 부분이 부합하는 문제인지, 또는 이외의 문제는 없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외의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자료 또는 선지에 오탈자는 없는가?(문법상 오류(주어 임의 삭제 등)는 없는가?)

- 지나치게 문제가 어려워 변별이 안 이루어지는 문항은 아닌가?

- 개념상 오류는 존재하지 않는가?

- 교육 정서상 부합하지 않는 문제는 아닌가?(정치적 편향성, 차별 유발을 하는 자료는 아닌가?)

- 교육 과정을 넘어서서 해당 이론 상 오류가 있지는 않은가?(판례 또는 법에 어긋나지는 않는가?)


그러면 문제 출제에 대한 전반적인 출제론은 작성한 것 같으니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냈던 한 가지 문제를 가지고 해당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는 9평 세트형 문항 나오기 전에 제작된 것이빈다.


1) 아이디어 찾기

19 수능 때 이런 문제가 나왔구나? 올해 6평에서 개념간 융합된 문항을 많이 출제하는데, 세트형 문항을 출제하지 않을까? 19수능 문제 형태를 차용하여 문항을 출제해야지. 선지는 기존 기출과 연계교재에서 따오자!


2) 문제 형태에 맞추어 구성하기

문항 구성을 끝냈네. 나름 괜찮은 것 같은데?(저거는 최종본이라 오류 없는)


3) 문항 검토하기

어? 사실은 원문자 ㅁ을 사용할 필요가 없겠는걸? 그러면 원문자 ㅁ을 지우고 18번 발문도 ㄱ~ㅁ에서 ㄱ~ㄹ로 수정하자! 선지 순서도 바꾸어야 깔끔하겠네..!


해봤자 이 정도 느낌이에요. 평가원 문항과 비슷하게만 만들어도 앵간한 사설보다 좋은 퀄리티의 문항이 출제되게 됩니다:) 여기 계신분들의 대부분은 저보다 똑똑하시고 대학도 잘 가셨으니 저보다 훨씬 좋은 문항을 만드시지 않을까 싶네요. 다소 부족한 감이 있기는 한데, 이에 대해서 질문 있으면 언제든 이 글에 댓글을 남겨주시거나 쪽지 주세요:)


저는 내년에는 경제와 정치와 법 자작 모의고사와 단권화 노트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are-한국교원대

0 XDK (+200)

  1. 100

  2.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