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 •⌄• )⸝⁺✧) [977360]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12-05 16:37:47
조회수 11,853

난 현역 재수 모두 하락세였음. 그런데도 행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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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하나만 꽉 붙들고 국수탐 원점수는 죄다 하락세...사실 그럴 만도 함. 69평은 수능에 비하면 표본도 약하고 그 사이 기간 동안 모든 수험생들 실력도 비약적으로 상승하니까. 난 1년 동안 유지만 한 것 같다는 느낌. 근데


고작 수능 원점수 5점밖에 못 올렸다지만, 그러고도 후회는 안 남음. 시원섭섭한 것뿐이지, 한 점 부끄러움도 없음.  작년과 달리 올해는 내 실력으로 더 맞힐 수가 없었어서.


수능날 대박났다 이런 사람들 보면 좀 부럽긴 하지만 찍어맞았다 이러는 거 보면 솔직히 수능 만점자든 누구든 그닥 안 부러움. 물론 그런 부차적인 뒷얘기 없이 한 마디로 '정시 설의 갔다' 이러는 거 보면 내 입장에서야 부러워할만 한 거지, 난 2과목을 했어도 그 정도는 못 되었던 거니까. 다만, 부러워할 망정 부끄럽지 않다는 게 난 너무 행복할 뿐.


의대야 어딜 가든 '의사' 면허 똑같지만 그러고도 의치대에서 반수하는 건 후회를 안 남기려고 하는 거라 생각함. 부산의에서 반수해서 모 인설의 간 선배가 있는데, 부산에선 사실 한양의든 뀨뀨의든 서울만큼 먹어주진 않음. 아니 그냥 어느 의대를 나왔건 실력 좋고 푼푼한 사람이 어디서든 더 잘 됨. 결과상으론 그닥 차이 없는데도 시데에서 1년 구른 선배가 후회 안 남기고 입시판 떠나서 너무 행복하다 그러시는 거 보면 과정에서의 후련함이 결과의 뒷맛을 결정하는 것 같음. 그 선배님은 현역 수능 치고 맨날 하는 말이 '후회된다' 이거였음.


연의에서 재수해서 설의 가는 사람도 있는데, 더 욕심 많지만서도 객관적으로 라인 낮은 대학에서 만족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음. 뭘 의미하는 건가 생각해보면 '뒷맛' 이거 같음. 내가 얼마나 최선이었는가, 올해. 이게 방점을 찍는 자와 찍지 않으려 하는 자의 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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