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뜨문뜨 [490702] · 쪽지

2014-03-17 22:43:18
조회수 581

위트있으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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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라 쑥스러웠지만,

물어봤어요.


" 아부지, 회사에서 내 얼만큼 생각해요? "


아버지는,


" 내 머리 빠진 만큼."



지금의 아버지는 원형 탈모에 엠자 탈모가 겹쳐서 반짝반짝합니다.

그만큼 간결했지만, 명확한 표현이었지요. 




그날 아버지와 무모한 내기를 했어요.

'각자 본분에서 누가 더 오래 일을 하는가' 를 내걸고...


못이기죠.

가족 먹여살리려 하루 15시간을 팽팽 돌리시는 아버지랑,

이제 순수공부 10시간 맞춰서 하는 놈이 무슨 상대가 되겠습니까.


그래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에게는 이것보다 높은 벽, 이것보다 높은 목표는 없겠죠.

제가 이기는 그날이 오면, 아버지가 삼겹살에 소주한잔 쏘신대요.

난 져도 하는게 없는 이상한 내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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