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언의 일시에 하늘을 보며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4719481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나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밖으로 힘겹게 걸어나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독수리가 맴도는 상공을 바라보니, 기쁨과 안도보다는 슬픔과 후회뿐이다.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안락의 기분을 느꼈다.
덩그렁―. 맨바닥에 눕는다. 목이 서늘하다. 위가 아닌 바닥을 보고 누워야 한단다. 독수리, 저 운 좋은 포식자와 눈웃음만이라도 주고받고 싶었건만, 서늘한 목의 쇠붙이는 이마저도 허락하지 않는구나.
뎅―. 하고 종이 울린다. 교회의 종이 아니니 소리는 한번. 권력과 재력에 찌든 교회는 이 순간까지 내게서 등을 돌리는구나.
쉬이이익―. 하고 올라간다. 이별의 칼날이, 마지막의 칼날이, 종언의 마침표를 찍는 처 칼날은 하늘이 무섭지도 않은가.
아래를 보았다. 여전히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내 눈 아래다. 나는 엎드려 누웠는데. 그들을 위해 싸웠지만, 그들이 나의 아래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울부짖는다. 울분의 울부짖음, 잔혹을 즐기는 목소리, 긴장감의 비명, 나의 이름이 간간히 섞인 욕설, 그리고 유독 크게 들리는, 친근한 입에서 나오는 나의 이름과 그의 손에서 나오는 붉은 눈물이 시선을 끌고 있다.
눈을 감는다. 줄을 끊기 위해 칼을 뽑는 소리가 들려온다.
마지막, 기요틴이 준비가 끝났나 보구나.
마지막, 정적과 고요와 공기의 유언장이 내 앞에, 마지막, 종언의 일시에서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귀를 닫았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위에서 싸늘하게 내려오는 바람을 느꼈다. 목에 힘을 주었다.
# 2
할 말은 없습니다. 아니, 할 수가 없어요.
그렇지만 나는―
“와아아―!, 내려온다―!”
그거 알아요?
나는 아픕니다.
아픔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잘 알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끝내지 못하고 이렇게 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 아파요.
그러니까, 나의 사람들이여, 부디 아프지 말아요.
사실 무언가를 말 하고 싶었지만 일시에 할 수 있는 말은 없었습니다. 한 마디에 담을 시간이 없었거든요. 내가 원하는 이 모든 내용을, 모든 감정을 알아줄 사람이 저 속에 있기를 기도할 뿐,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의 싸늘한 주검이 저 피로 물든 처리장 위에 던져지거든, 독수리는 그때까지도 나의 상공을 맴돌며 결국 나의 영혼을 데려가겠지요.
벌써 칼날은 나의 몸 끝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는 핏방울 소리가 두려워 감은 눈을 다시 감아버렸습니다. 행복하진 않았지만 가장 의미있었던 나의 시간은 그렇게 잔인하게 떨어져 나갈 것입니다. 남아있는 자들에게는 잔인한 추억이 되어 매일 같이 괴롭힐 것입니다.
빗물이 나의 얼굴을 적셔옵니다.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비가 내립니다.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비가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일 년 내내 비만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흐르는 그 빗물에 나와 그들의 아픈 슬픔 모두 씻겨 내려갈 수 있도록. 나의 기억 모두 쓸려 저 멀리 떠나가버릴 수 있도록.....
내 피가 눈앞으로 떨어집니다. 내 숨이 새어나가고, 내 생각이 점차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앞을 맴도는 독수리를 마지막으로 내 시야는 멀어집니다.
멈춰버린 세상 속에서 피를 흘리며, 그리고 또 한 번 생각합니다.
왜 나의 끝은 이렇게 어두운 걸까.
썩어버린 심장과 풀려버린 눈꺼풀 속에 피를 한 방울 남겨두고, 좋았던 순간이 남겨주고 간 것은 언제나 잔인한 후회 뿐.
나는....
그리고, 서겅―하고.....
독수리야, 이제 너의 차례구나.
------------------------------------------------------
그래 소설을 쓰자!! 핳하!!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생명 인강으로도 듣는거 어떤가요? 듣는다면 누구 들어야 되나요?
-
ㅈ됐다 0
유튜브 조금 보다가 마음에 드는 노래 있어서 쉴때마다 듣다가 국어 수학 실모 푸는데...
-
대부분은 떠났음. 입시 성공했거나 다른 길을 찾았거나.. 난 왜 아직도 여기 있는...
-
겁나춥넹 2
-
캬 좋다잉
-
작년엔 진짜 좋았는데
-
지인한테 400만원 통수당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어제부터 물류센터 알바를 나가기로...
-
생윤 질문 1
지금 생윤 빨더텅을 다 풀었는데 남은기간 뭐해야할까요ㅔ 해
-
재생에 효과가 엄청 좋다는데 아직 못써봄
-
어메이징 하겠죠
-
새벽 모고 0
새벽 모고+배 아픔+창문 열어서 추움+안경 지문+유튭 수능 빌런 체험 과연 몇 점 나올지..?
-
홍대는 이름값에 가려진 찐 거품대학이라고 생각함
-
얼버기 0
-
입구가 있어서 들어갔고 출구만 바라보며 정해진 길대로 걸어왔는데 출구가 무너짐...
-
나루토 원피스 0
뭐볼까요
-
장발하고 싶다 0
-
만관부
-
너무 힘들다 0
불안해서 잠이 안온다
-
아 큰일났다 0
왜 잠이 안오지 1시간동안 누웠다 왔음..
-
심심해서 써보는 유분기 많은 민감성 피부였던 나의 수험 생활 피부 케어 루틴 12
1.물 많이 마시기 → 하루에 최소 2L 2.탄산,초콜렛,밀가루 줄이기 → 솔직히...
-
편의점알바 했는데 물건 700 800개씩 입고돼도 내 근무시간 안에 싹 다 바코드...
-
https://youtube.com/shorts/zSPN9fFydkE?si=ccVm0...
-
D-3 2
좀 느낌 다르긴하네 물론 난 수능안침
-
시대인재 단과를 라이브로 들을 예정인데 강기원 쌤은 양 많다던데 김현우쌤 반은...
-
3월에 살때 교재포인트 20만까지 포함으로 82만원 준거 기록에 남아있는데 내년...
-
한마디씩만 충고 부탁해요 술은 권하지 말고
-
영악한애들빼고 순수한애들 많아 ㅠ
-
예비고3 학생인데 미적은 김성호쌤꺼 들을거같습니다 안가람 선생님 공통을 지금...
-
기분이 이상함 0
긴장되는건 아니고 오히려 기대되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해
-
다들 ㅎㅇㅌ 2
-
누가 더 호감?
-
여기서 다른건 다 알겠는데 ㄹ이 이해가 안되네요... 조사 대상자의 현재 계층과...
-
잠이안와 3
도와줘요
-
기출 도움 많이 받으셨음? 다들 n제 실모만 벅벅 풀길래 좀 궁금하네 그리고...
-
판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화산 활동은 차가운 플룸으로 설명할 수 있다 4
판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화산 활동은 차가운 플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거 틀린거죠?...
-
쫌만더 0
하면 사탐두과목다 만점나올거같은데 제발 제발 제발 "2개월만에 사탐 노베에서...
-
여기서 추천해주실만한 회차 있을까요?! 다 못 풀어볼 거 같아서요,,,ㅠ
-
현역때 긴장 너무해서 잠 한숨도 못자길래 반수할땐 위스키 2잔 마시고 잠 ㅋㅋㅋ...
-
시험떨어졌네 1
왜사냐진짜 ㅅㅂ
-
ㄹㅇ개노베 8등급 이차함수도 지금 배우고있는사람이면 둘중 누구 듣는게 더 좋을까요...
-
5만원 개아깝네 걍 하지말걸
-
고전소설만 존나게 파고 헌대소설은 많이안했는데 미리 안보고가면 난해할만한 지문뭔지...
-
2년동안 수능보느라 5시 이후로만 봤는데 이제 드디어 글 리젠률 구경좀 하겠구만
-
수능꿀팁 3
이시간에 여길 왜들어와있니........... 자라
-
기균 34222 1
화작 확통 생윤사문이면 어느정도가 적정인가요??
-
긴장되서 잠이 안오네 ㅆㅃ.
-
수능에서 경제학지문이 나올것으로 예측된다고 하는데 수능완성에서 오류인것 같은 선지가...
-
대신 국어를 망칠 수 있음.
-
그만좀질찔짜야하는데 16
자려고 누우면 맨날 오열하네
핳하
http://www.youtube.com/watch?v=nZOyR_Qwr3Q
이 분 안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