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지말자 [401975] · MS 2012 · 쪽지

2014-08-09 23:56:31
조회수 8,191

의지보다는 습관으로 이끄는 수험생활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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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을 떠올립니다.
작년에는 7월말까지 재수종합반을 다니다가
무작정 내 계획으로 이끄는 수험생활을 만들고 싶은 치기에
학원을 나와 제작년에 실패했던 독학을 8월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끊었던 담배를 다시 손에 쥐어보기도 했고 
어리석게도 혼자 소주나발불던 기억도 납니다.

 기억은 희미하지만 기록은 변하지 않기에 플래너를 다시 들춰봅니다.

저는 거의 고2때부터 공부시간을 적어놨는데
삼수때 평균공부량은 11시간정도 됩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도서관휴관일ㅅㅂ라고 써놓고
6시간 4시간 심지어는 2시간 공부한날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험생활을 끌고온 수험생이라면 스스로도 아시겠죠.
13시간 공부한날에 비해 3시간공부한날이 훨씬 힘들다는것을.

공부시간 이외에도 언수외탐을 구분해놓고 (지금은 국영수탐인가요?)
지겹게, 지겹게 반복되는 EBS와 수능,평가원기출문제 분석.
그리고 실전모의고사 연습.
가끔 학원으로 찾아가서 보는 사설모의고사의 계획을 적은 칸들.

 그외에 플래너 한 구석탱이에는
'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것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것이다.'
'삼수를 실패하면 내 남은 인생전체가 위험해질거 같았다.'
같은 스스로를 위안, 혹은 위협하는 문장들도 플래너 사이사이에 적어놓았습니다.



지치고 지치지만,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아는
불안감. 혹은 기대감.

회오리처럼 요동치는 감정속에서 반복되는
결단. 
그리고 그 결단을 스스로가 배신해버리는 나태한 자기자신을 바라보며
섞이고 뒤섞이는 감정의 소용돌이.

이 주체하지 못할 소용돌이 속에서 스스로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을때.
문뜩 깨달은 하나의 기준이 있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의지가 아니라 습관으로써 버텨야할 수험기간이라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것은
'14시간 공부안하면 손가락 자른다!' 
'지금 제대로 공부안하면 진짜 난 쓰레기다'
이런 위협의 문구들을 적으며 감정을 불사지르는것 보다는

아침 알람소리를 들으며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침대에 누워 시계를 바라보면 항상 10분내외로 비슷한 시간을 가르키고.
체계적으로 짠 플래너를 바라보며 서랍에서 책을 꺼내와야할 시기라고.

의지보다는 강한 습관을 만들어야 겠다고.

지키지 못할 약속만 자신에게 늘어놓는 멍청이가 되기보단

눈앞의 작은계획이라도 실천하며 한발한발 나아가야겠다고.


그것은 단순히 수능 고득점만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앞으로의 나를 위한, 실천하는 자기자신을 만드는 과정이 될거라고.

단순히 이 수험생활이 학벌뒤에 숨기위한 과정이 아니라
'멋진'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 되려면.
때로는 감정을 불사지를 경우도 필요하겠지만.
때로는 작은 습관으로 실천하는 나를 만들어야 할 필요도 있다고.

지금껏 감정은 열심히 불사질렀으니
이제는 작은 습관으로 행동하는 나를 만들어야겠다고.

그렇게 그렇게 다짐하며

저는 남은 수험생활을 보냈습니다.


그대들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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