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어, 실력 = 성적이 성립할까?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55425303
1. 국어에서 '성적=실력'이 아니다.
수능에 가까워질수록 '성적=실력'이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성적이 높아도 거품이 낀 경우도 많고
성적이 낮아도 찐 실력이 아닌 경우가 정말 많아요.
특히 국어는 더더욱 그럽니다.
객관식이라 논리가 틀려도 문제를 맞힐 수 있으며
실전 시간 안배, 사소한 오독 등으로 문제를 틀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대충 모의고사에서
1~2등급 나왔다고 '나 국어 좀 침ㅋ' 할 필요도,
3~4등급 나왔다고 '하 국어 개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은 성적만으로 자신의 실력을 가늠하고
학습 계획을 짤 시기가 아닙니다.
2. 그럼 뭐로 실력을 가늠하냐?
국어에서 찐 실력은 '지문 독해력'과 '문제 해결력'으로 판단합니다.
(물론 이 외에 2가지 요소가 더 있긴 합니다만 중심은 아닙니다.)
그럼 자신의 '지문 독해력'과 '문제 해결력'은 어떻게 가늠할까요?
단위를 좁히면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지문을 구성하는 '하나의 문장',
문제를 구성하는 '하나의 선지'.
이걸 잘 뚫는 피지컬 = 찐 실력 입니다.
뭔 소리냐고요? 하나씩 살펴보자구요.
2-1. '문장'을 뚫어내는 힘
평가원 지문은 수많은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죠.
문장 각각마다 모두 '해야 할 생각'이란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경제 충격이 발생한 단기에는 물가의 경직성으로 인해 구매력 평가설에 기초한 환율과는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오버슈팅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위 문장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요?
1) 경제 충격이 발생한 단기에는
-> 경제 충격이 발생한 '장기'에는 좀 다르려나? (반대 추론)
2) 물가의 경직성으로 인해
-> 물가가 경직되지 않는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나? (인과 추론)
3) 구매력 평가설에 기초한 환율과는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오버슈팅이 발생할 수 있다.
-> '구매력 평가설에 기초한 환율 움직임' <-> '오버슈팅에 의한 환율 움직임'은 반대 방향이겠네. (개념 구분)
이 한 문장만 해도 생각할 거리가 세 가지입니다.
다른 문장, 맥락과 연결 지으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겠죠.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이걸 할 수 있는 사람 = 찐 실력자
입니다.
쉽게 말해, ' 한 문장 = 한 문제 ' 라는 거죠.
문장마다 해야 할 생각을 알고, 할 때 우리는 진정한 실력자가 됐다할 수 있습니다.
2-1. '선지'를 뚫어내는 힘
국어 문제는 모두 오지 선다형입니다.
설사 모든 선지를 다 몰라도
정답을 맞힐 가능성이 무려 20%나 됩니다.
여기에서 쉬운 선지 2~3개 소거하면 정답 가능성은 33%~50%까지 올라가죠.
실력이 없어도 '찍기 감'에 의해 성적이 펌핑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찐 실력'을 판단할까요?
간단합니다. 모든 선지에 대해 해설을 할 수 있으면, 실력자에요.
여기서 해설은 대충 얼버무리는 식의 해설이 아니라 '논증'급의 해설이요.
역시 ' 한 선지 = 한 문제 '라는 마인드를 가지셔야 합니다.
3. 현 시기의 초점은 '성적'이 아니다.
결론은, 현 시기에는
한 문장 한 선지를 뚫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자는 거예요.
성적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요.
대충대충 읽고 때려맞히는 식으로 공부하다보면
오히려 성적에 거품만 껴서 성적의 기복이 엄청 커질 겁니다.
지금 시기는 정직하게 피지컬을 다져서 차근차근 성적을 올려가는 게 좋아요.
물론 속도는 더딜 겁니다. 지루할 거구요.
하지만 이제 3월이잖아요. 꾸준히 하면 분명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시기입니다.
정진, 또 정진해보세요.
4줄 요약:
1. 성적이 곧 실력은 아니다.
2. 한 문장 한 선지를 뚫는 힘이 찐 실력이다.
3. 지금은 <한 문장/한 선지 = 한 문제>라 생각하자. 이걸 뚫는 연습을 해야 찐 실력이 자란다.
물론 결과적으로 수능이 끝나면 <수능 성적 = 실력>으로 평가받을 겁니다.
적어도 대학한테는요.
물론, 성적이 곧 실력이 아니듯,
실력이 올라갔다 해도 곧 성적으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올라온 찐 실력을 어떻게 성적으로 받아내는지,
또 문장마다 해야할 생각, 선지를 어떻게 해설하는지에 대해 칼럼을 써볼까 하는데요,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좋아요 부탁드립니당ㅎㅎ
---
유성's 2023학년도 칼럼 모음
수능 국어 1년간 해야 할 것들 총정리
비문학을 읽는 기본 자세
칼럼은 매주~격주에 한 번씩 업로드 됩니다.
좋아요와 팔로우 ㄱㄱ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뭔가 작년엔 생각이 너무 많았나 싶기도 하구
수능장에서는 그냥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무의식적으로 하는 게 결국 그읽그풀의 경지이겠죠. 무의식화시켜야, 시간이 단축되고, 그로써 정답률이 높아질 겁니다. 도저히 무의식적으로 할 수 없는 생각들만 의식적으로 하구요.
생각을 무의식화시키는 방법은 꾸준히 연습하는 것뿐입니다. 효율적인 연습 방법은 기회가 생기면 칼럼으로 다뤄볼게요 :)
문장을 연결하는 힘은 어떻게 연습해야 좋을까요? 저렇게 읽고도 문장끼리 연결해서 읽다보면 결국 저는 앞 문장 내용이 휘발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경우가 많진 않지만, 단순한 기억력의 문제라면 기억 훈련을 해보세요.
1문단 읽고 책 덮고 1문단 내용을 복기/요약
2문단 읽고 책 덮고 2문단 내용을 복기/요약
...
+ 문제 풀 때 지문 절대 다시 안보기
이 훈련을 하다보면 조금 나아지실 거예요!
미쳤다
고3들에게 이 글을 다 읽혀야됩니다
지금은 싸움을 배울 때가 아닌 근육을 키워야하는 때!!!
이거 제가 많이 생각했던 주제였는데
국어를 잘하고 말고는 안 중요하고
그냥 수능 잘보면 실력 있는거고
못보면 아무리 언어능력이 뛰어나도 못하는 사람 아닐까...
싶어요
그죠. 결국 (암울하지만) 세상은 수능 성적만으로 실력을 평가할테니까요.
하지만 모의고사 성적만으로 학습 계획을 세우면 또 안 된다는 요지의 글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