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심프) [811076]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2-03-27 21:59:17
조회수 3,354

국어) 문장 읽기 칼럼 1. 불친절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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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출의 파급효과 국어 팀장 박영호(심프)입니다.


원래 저번주에 올리려던 칼럼을 오늘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독서 칼럼이에요.


2022학년도를 기점으로 독서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졌습니다.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문장이 불친절해졌다는 점이에요.


그중에서도 '키워드의 정의'를 제시하는 방식이 까다롭습니다.


우리가 문장을 피상적으로 생각 없이 읽게 되면 머릿속에 남아야 할 정보가 담기질 않습니다.


그럼 먼저 일반적인 제시 방식부터 봅시다.



보통은 이렇게 'A는 ~ 이다'와 같은 꼴로 제시하고 있어요.


이 문장을 읽어보면 '지식 경영'이 어떤 개념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죠.



조금 복잡해지면 아래와 같이 제시되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렌더링의 정의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관찰 시점'의 정의도 같이 제시되고 있죠.


'~인 A'는... 과 같이 수식된 꼴로 정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문장의 호흡이 길어진다는 어려움이 있어요.




그런데 이제 여기서 한 술 더 뜨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볼게요.



1. 2022.06 PCR





이 문장을 보고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잡아야 할 정보가 무엇일까요?



기출 학습을 어느 정도 한 학생들은 바로 알 수 있겠지만, 이 문장에서는 PCR의 정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장을 읽어보면 아시다시피 표면적인 서술 내용은, '멀리스가 노벨상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두 문장을 읽고, '그렇구나~'하고 넘기게 될 수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멀리스가 노벨상을 받게 된 핵심적인 이유, PCR 기술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PCR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봅시다.



네, '염기 서열을 아는 DNA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것을 다량으로 증폭하는 기술'이 바로 그것입니다.


DNA를 다량으로 증폭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PCR의 정의를 이해하고 넘어가야, 뒷 내용이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뒤에서 바로 PCR 기술에 필요한 구성 요소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2문단에서는 구성요소를 바탕으로 'DNA를 다량으로 증폭하는 과정/원리'가 제시되기 때문이에요.


즉, 핵심은 PCR의 정의를 파악하고 그 원리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PCR의 정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1문단을 읽게 되면 정신이 없어지죠.


결국 이 모든 구성요소가 'DNA를 다량으로 증폭'한다는 원리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애들이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저는 이런 문장들을 보고 '숨겨진 정의'라고 설명합니다.


특정 키워드에 대한 정의를 대놓고 알려주지 않고 '숨겨 놓기' 때문이에요.


이런 숨겨진 정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능동적으로 글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른 예시로 보겠습니다.





2. 2022.11 헤겔의 미학



많은 학생들을 당황시킨 지문입니다. 여기서는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의 정의를 제시하고 있어요. 


그게 '정립-반정립-종합'입니다.


딱 보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논리적 구조가 3단계로 이루어져있다는 피상적인 이해에 그치게 되죠.


하지만 역시나 변증법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는 뒤에서 등장합니다.




바로 다음 문장입니다.  이 문장은 '수렴적 상향성'이라는 변증법의 속성(특징)을 제시하고 있는듯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제시된 '정립-반정립-종합'을 연결해서 읽는다면, 변증법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요.


수렴적 상향성의 정의로 제시된 내용을 봅시다


수렴적 상향성 : ① 대립적인 두 범주가 ②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것


여기서 ①은 '정립-반/정립', ②는 '종합'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죠.


이렇게 읽게 되면 변증법의 정의를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앞에서는 추상적으로만 느껴졌던 변증법의 정의를 확인할 수 있죠.


그런데 이 문장 역시나 변증법의 정의를 숨겨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증법은 우리가 지문을 읽을 때 필요한 아주 중요한 문장이죠.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시나요?



평가원은 최근에 이런 식으로 우리에게 능동적인 독해 태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정보량으로 박살내고, 생각 없이 정보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고득점을 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분 스스로 글을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은 무엇인지



이 문장은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 생각하면서 지문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게 여러분들이, 지문을 바라보는 태도를 교정하는 방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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