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 구와 절에 관한 구구절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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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와 절에 관한 구구절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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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와 절에 대한 고등학교 교과서의 서술을 살피다가 모 교과서에서 부적절한 설명을 발견했다. 교과서민원바로처리센터를 통해 수정건의를 냈고, 해당 출판사로부터 내년 교과서에는 수정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교과서 및 전공서적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니 구와 절에 대해 헷갈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런지 구구절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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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과서를 보면 구와 절을 어절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어절은 띄어쓰기의 단위이다. “나는 밥을 먹는다.”는 ‘나는’, ‘밥을’, ‘먹는다’ 이렇게 세 어절로 구성된다. 시력에 문제만 없다면 누구나 무엇이 어절인지 알 수 있다. 구는 ‘두 개 이상의 어절이 모여서 하나의 단어와 동등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소개된다. 여기에 구는 주어와 서술어 관계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덧붙인다. 절은 구와 마찬가지로 두 개 이상의 어절이 모인 것이지만, 구와 달리 주어와 서술어 관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 정도 설명은 영문법을 공부하면서도 들어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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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제를 풀어보자. 전혀 어렵지 않다. 교과서 예문 수준이다.
[문제1] “저 고양이는 고야이다.”에서 구에 해당하는 것은?
① 저 고양이는
② 저 고양이
③ 고양이
구는 두 개 이상의 어절이라고 했으므로 우선 ③은 가장 먼저 탈락이다. 어절은 띄어쓰기 단위라고 했으므로 ②도 적절하지 않다. 정답은 ①이다.
참고: '고야'는 필자가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7마리 중 하나다. 아래 사진에서 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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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문을 아주 조금 바꿔보겠다.
[문제2] “저 고양이는 고야이다.”에서 명사구에 해당하는 것은?
① 저 고양이는
② 저 고양이
③ 고양이
명사구는 말 그대로 명사 구실을 하는 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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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문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어쨌든 명사구도 구에 해당하고, 구에 해당하는 것은 ①밖에 없으므로 정답은 ①인 것 같다. 하지만 학교문법에서는 ②가 정답이라고 한다. 실제로 표준국어대사전은 ‘저 성실한 학생이 철수이다.’에서 ‘저 성실한 학생’이 명사구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띄어쓰기 단위와 일치하지 않는다. 즉, 두 개 이상의 어절이라는 구의 정의와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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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대해서도 문제를 내보겠다. 예문은 미래엔 교과서 독서와 문법I에서 가져왔다.
[문제3] “나는 매일 국화꽃이 피기를 기다린다.”에서 절에 해당하는 것은?
① 국화꽃이 피-
② 국화꽃이 피기
③ 국화꽃이 피기를
절은 두 개 이상의 어절이라고 했으므로 ①, ②는 적절하지 않다. 띄어쓰기 단위와 맞지 않는다. 답은 ③인 것 같다. 하지만 교과서에는 ①이 절이라고 설명한다. 모순 아닌가? 이에 대한 답은 뒤로 미루고 이야기를 좀 더 진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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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발문을 아주 조금 바꿔보겠다.
[문제4] “나는 매일 국화꽃이 피기를 기다린다.”에서 명사절에 해당하는 것은?
① 국화꽃이 피-
② 국화꽃이 피기
③ 국화꽃이 피기를
명사절도 말 그대로 명사 구실을 하는 절을 가리킨다. 명사절도 절이고, 절은 두 개 이상의 어절이 모인 것으므로 답이 될 수 있는 것은 ③밖에 없어보인다. 이때 답은 ②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명사절의 예시로 ‘철수가 그 어려운 일을 해냈음이 분명하다.’에서 ‘철수가 그 어려운 일을 해냈음’을 들고 있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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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이 궁금하다면 '좋아요'나 댓글 부탁할게요.
과연 이 내용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는 학생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네요.
덧: 2편에서 영어와 비교하는 부분이 있어서 일단 태그에 영어도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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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2올라가는데 인강을 듣게 해야할거같은데 뭘 골라줘야할지 잘모르겟어요동생...
선생님께서 오류라고 지적하신것들이..만약 영어였다면 맞았을 법한 설명같은데..
뭔가 다 오류라니 의외네요ㅋㅋㅋ 잘읽고갑니다!
네. 2편을 기대해주세요. ㅋ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왜 아무도 이런 문제의식을 갖지 않았을까요
그러게요. 이거 흥미로운 주제인데 관심이 생각보다 너무 적은 것도... 슬프네요 ㅠ
선생님, 오르비 옛날 글을 둘러보다가 이 글을 찾았는데 2편은 쓰지 않으신 건가요? 오르비에서 2편이 보이지 않아 선생님의 블로그에도 갔는데 보이지 않아서 말입니다. 제가 못 찾은 건지, 아니면 쓰지 않으신 건지 여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