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승T] +4점을 위한 어휘 예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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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수능 국어를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분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미천한 칼럼 하나를 바칩니다.
오늘은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대책 없이 풀고 있는 어휘 출제 요소 중 하나를 던지고 가볼게요.
2020년 제자 중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진학한 학생 이야기를 먼저 살짝 꺼내볼게요. (수능 끝나고 전화해서는 “쌤, 학교를 골라서 가면 될 거 같은데 어디 갈까요? 크캉카캌키킼”이라고 했던 실성한 듯이 웃던 멋진 친구입니다.)
이 학생은 독서와 문학에서는 선천적인 재능으로 큰 문제 없이 고3 1년을 보내던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늘 어휘 문제를 다 틀려요. 맞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다 틀립니다.
그래서 기출 문제들도 세트별로 뽑아서 매일 풀게 시키고, 어휘 공부도 계속 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점수가 계속 어휘에서 나가는 겁니다.
제가 다 답답해서 1:1로 확인해보니 문제를 푸는 과정이 아주 자기 멋대로인 겁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같이 어휘 문제 접근에 대해 태도 교정을 해나갔던 기억이 강렬해요.
그리고 현재, 올해까지의 제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이와 비슷한 부류가 정말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처럼 6월 9월 수능 합쳐서 어휘 6문항을 전부 맞히는 학생들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습니다. 이에, 가장 최근 기출인 9월 모의평가를 통해 몇 가지 푸는 방식에 대한 고찰을 해볼까합니다.
크게 봤을 때 세 가지로 추릴 수 있습니다.
[1] 본인이 파악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어휘 의미 생각
[2] 문형정보 확인
[3] 확인된 문장성분의 특성 일반화(구체-추상, 상위-하위, 동격 etc)
올해(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 9번부터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세 단계를 거쳐 정답을 도출하면 제일 베스트라고 생각합니다.
[1] 본인이 파악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어휘 의미 생각
-> 전락? 음, 뭔가 바꾼다는 의미일 거고 “정체성마저 상품으로”라는 걸 보니 좀 안 좋은 걸로 바꾸는 건가?
[2] 문형정보 확인
-> 선지에서 문장을 주지 않고 바꿔 쓸 단어만 주었으므로 확인할 필요는 없네
-> (개인의 정체성 = 목적어 / 상품으로 = 부사어)
[3] 확인된 문장성분의 특성 일반화(구체-추상, 상위-하위, 동격 etc)
-> 개인의 정체성 = 아도르노가 상품보다 높게 사는 가치(상품보다 상위)
-> [상위-하위]의 특성
[결론]
전락시키다는 건 아도르노의 입장에서 정체성이라는 상위의 가치를 상품이라는 하위의 가치로 떨어뜨렸다는 의미이므로 두 대상을 동격의 개념으로 보고 '맞바꾸다'라고 치환할 수 없겠구나.
같은 방식으로 올해(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 17번도 보겠습니다. 제 학생들 중에서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틀렸던 문항입니다.
아래의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무려 36%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이 문제를 틀렸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오답이 분포되어 있는 비율을 보시면, ⑤번 선지가 가장 매력적인데 이에 대해 같이 분석해보면 분명 얻어갈 점이 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위에서 언급한 세 단계를 거쳐 정답을 도출해보겠습니다.
[1] 본인이 파악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어휘 의미 생각
-> 넘다? 무언가를 초과하는 개념인거 같은데, "수백 개가 넘는"다고 하니깐 양적으로 많다는 건가?
[2] 문형정보 확인
-> 수백 개 = 주어
-> 선지 ②번(산을), ③번(국경선을), ④번(고비를) 전부 목적어가 추가되어 있으므로 문형정보가 다르니 바로 소거
[3] 확인된 문장성분의 특성 일반화(구체-추상, 상위-하위, 동격 etc)
-> 항목의 개수 = 항목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건데, 항목이라는 것 자체는 누군가가 정해놓은 개념(추상적)
-> ①번(자정이) : 사람들이 약속한 시간의 개념(추상적) / ⑤번(물이) : 오감을 통해 지각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물질(구체적)
[결론]
본문에서 넘었다는 건 추상적인 범주를 초과하다, 벗어나다는 의미이므로 구체적인 범주에 들어가는 주어를 동반하는 ⑤번 선지는 본문의 의미와 차이가 있으므로 ①번이 답이 되겠구나.
위와 같이 단계들을 만들어 놓은 이유는 본문의 어휘를 말바꾸기만 가지고 선지 판별을 할 때 해결되지 않는 지점들이 있어서였습니다. 물론 어휘의 말바꾸기를 머리로 수행하시고 문제를 풀 수 있다면 이러한 단계를 당연히 거치지 않아도 되겠지요.
수능 날에 막힐 수 있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보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오늘도 한 가지 출제 요소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진심으로 여러분의 수험 생활을 응원하며, 도움이 필요할 때는 질문 맛집 이한승T를 찾아주세요.
P.S [수능 날 흔들리면 안 되] 게시물 참고하시면 수험생은 도움되실 거 같아 링크 올려요! https://orbi.kr/00058889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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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저렇게 해도되나 싶어서요
말바꾸기가 안 통할 때의 대책입니다!
1차적으로는 말바꾸기를 통해 의미에서 너무 어긋나는 선지들을 쳐내는 게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조금 추가로 말씀드리면, 올해 9월 모의평가 17번에서의 정답 선지 "자정이 넘었다"는 사전적인 정의로 들어갔을 때 "자정을 넘었다"라고 해도 의미가 같은데 평가원이 적절하게 같은 의미로 쓰인 문장을 구성할 때는 문형정보를 맞추는 게 관례인 거 같습니다.
만약 평가원이 문형정보도 안 맞추고 추상-구체의 범주처럼 대상의 속성도 파악하기 힘들게 내면 올해 9월 모의평가 어휘 문제보다 정답률이 더 내려갈 수 있는 무시무시한 문제가 될 수도...!
[22.예비평가 34번 정답 선지]
목적어 문형 정보 일치
[21 6월 모의 21번 정답 선지]
부사어 문형 정보 일치
[20 대수능 20번 정답 선지]
부사어 문형 정보 일치
[20 6월 모의 31번 정답 선지]
목적어 = 부사어(동격) 문형 정보 일치
[19 대수능 20번 정답 선지]
주어 문형 정보 일치
[19 9월 모의 25번 정답 선지]
주어 문형 정보 일치(수의적 부사어 추가이지만 필수 성분 아니라 고려 X)
[19 6월 모의 26번 정답 선지]
목적어 문형 정보 일치
언매를 선택한 입장에서 문형 정보 이용해서 소거하는 건 진짜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모든 상황에서 적용가능한 걸까요?
예를 들면 이게 22 예시문항인데
선지를 보시면 문형 정보로 빠르게 소거가 좀 되죠
목적어를 ⓐ, ⓑ 둘다 포함하고 있지 않은 선지 소거가 상당히 빨리지기 때문에 상당히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위 댓글에서 제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올해 9월 모의평가 17번에서의 정답 선지 "자정이 넘었다"는 사전적인 정의로 들어갔을 때 "자정을 넘었다"라고 해도 의미가 같은데 이렇게 출제하게 된다면 문형정보로 소거를 치지 못하겠죠.
그래서 첫째로는 해당 어휘의 말바꾸기를 통해 접근 후, 처리가 안 될 경우에 사용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
친절한 답변 감사드려요!
이런거 분석하시는 분들 보면 감탄스러움..
걍 많이 풀어봐~라고 할 법도 한데
제가 국어를 엄청 못 했어서 ㅋㅋ 실제로 제가 공부한 방법입니다
9평 17번 같은 경우 저는 수백개가 넘다. 여기서 수백개를 기준 같은 걸로 받아드려서 물이 넘다 를 뭔가 넘치는 이미지로 골랐거든요.. 마지막 3번으로 판단하는 실력을 기르려면 쉬운 어휘 문제더라도 계속 적용해봐야할까요? 보통 어휘는 비문학 읽기전에 쓱쓱 보고 털고 들어가거든요..! 저도 1,2번 생각으로 단어를 푸는데 보통은 거기서 답이 나오니까요..! 9평때 1,5번이 끝까지 헷갈렸는데 결국 틀렸네요 ㅠㅠ 수능때도 이렇게 애매하게 느껴질 까 겁이나네용.. 9평은 92점입니당!
쉬운 어휘 문제에서 적용할 필요는 없을 거 같구, 실전 모의고사에서 어휘 문제 막히는 순간 [3]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연습만 하면 될 거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수능 때 애매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유형이므로 꼭 대비책을 [1], [2], [3]까지 만들고 들어갑시다요!!
와 이분 찐이다.. 다들 그냥 어휘왜틀렸어? 하고 넘어가고 알려준 방법대로 해도 계속 틀려서 스트레스 받았는데
감사합니다!!
오답률이 말해주는 걸요 ㅠ 틀릴 만하고, 전 충분히 어휘도 태도 정립이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와,,감탄이 나옵니다
문형정보 소거하는거 완전 꿀팁…처음 알았네요 항상 감으로 풀고 찍는(?)느낌으로 풀었는데 감사합니다 …
이번 수능에서도 화이팅!!
선지자 슨상님 많이 배우고 가요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당
저는 말씀하신것처럼 처음에 항목이 수백개가 넘는다는걸 양적으로 봐서 양적으로 뭔가가 더 많은 듯한 5번을 골랐었거든요... 뭔가 선지 5번이 확실히 아니다! 라는걸 못잡아내겠어요... 6,9 둘다 어휘문제 계속 틀리고 사설모고를 풀어도 어휘문제는 하나씩 틀리는거같아요. 항상 선지 두개가 헷갈리더라구요 그러다보니깐 비문학 다른 문제들은 풀때 큰 고민 없이 체크하고 넘어가는데 어휘문제 풀때는 저도모르게 긴장하게되고 시간을 많이 끌더라구요
혹시 그 헷갈리는 선지들에 대한 단어 직접 사전에 찾아서 의미랑 예문 다 보고 있나요?
보통 제가 헷갈리는 선지들은 해설지에 의미가 나와있어서 해설지로만 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사전을 찾아서 의미가 어떻게 구성되어있고 예문이 뭔지 찾아보는 거는 아예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누적되어서 사고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 같구요!
넵 조언 감사합니다!!!
진짜 해보셔요...! 시켜도 학생들 다 안 해서 안타까운데 ㅠㅠ
와 이걸 왜이제야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