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5수 연대생의 인기글 그 후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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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번 글이 굉장히 뜨거운 관심을 받아서 감사했습니다.
그냥 쓴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께 위로가 된 것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제게 온 물음에 대한 답, 그리고 조금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후속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끝 입니다.
그저 저는 5수라는 입시를 겪으면서
다른 분들은 조금 더 좋은 선택을 하기를 바라며…
1.수능은 정답이 있고 인생은 정답이 없다.
수능을 공부하시는 분은 아마 현우진처럼 <도구정리>라는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또한 마찬가지고요.
수많은 수학문제를 푼뒤-> 공통적인 풀이의 방식을 알게되고-> 논리화 시키고 알고리즘화 시키는 것.
예를 들어 저는 기하 선택자였는데 수능 시험에 딱 4가지 태도만 들고갔습니다.
- 중선정리를 쓰자
- 이등변 삼각형이 나오면 수직을 내리자
- 일단 잘 모르겠으면 수직을 내려서 닮음을 쓰자
- ‘잇기’라는 것을 활용해서 대칭성을 보자
뭐 정의를 활용한다던가 기본적인 것은 다 빼고 자주나오고 제가 놓치는 것에 대해 정리한 알고리즘이었죠.
이런 방법이 이후로 제가 다른 분야를 급속도로 빠르게 배우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저는 패션을 공부할때
핏더사이즈, 짱구대디, 깡스타일리스트, 최겨울 영상을 총 200개 정도 보고-> 공통적으로 잘 입는 사람들의 특성을 분석하고->알고리즘화시키고-> 그다음부터 예외적인 상황을 기록하고
누가 패션을 이렇게 공부하냐고요? 그냥 센스와 감으로 입는거 아니냐고요?
이렇게 잘 입는 사람들만 분석해도 어느정도는 입게 되더라고요.
비슷하게 최근에는 뷰티유튜버들 스완/티벳동생 두분껄 보면서 알고리즘화 하고 있습니다.
이런 알고리즘화, 도구정리라는 tool은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데 굉장한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But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이게 저를 미치게 했습니다.
인생에도 정답이 있겠지. 수능이라는 시험도 정답이 있는 것처럼 인생도 각 상황에서 정답이 있겠지
그래서 저는 군대에서 배운 인간관계 skill들을 알고리즘화 하면서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내가 먼저 열심히 일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
- 그러다가 무시를 당하거나 억울한 일이 생기면 내 의견을 정확히 표출하면 내 말에 위력이 생길 것이다.
문제는 이런식으로 정리하기가 너무 방대하고/답이 없는 (solution)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람은 진중해야 합니까? 밝고 활기차야 합니까? 그때그떄 적절하게
사람은 소신을 가지면 고집이 되지않습니까. 소신을 가져야 합니까? 오픈된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까? 그때그떄 적절하게
사람은 일을 열심히 해야합니까 놀아야합니까? 그때그때 적절하게
처음엔 믿지 않았습니다.
에헤이~ 그냥 생각하기 귀찮고 자기들도 생각해본 적 없으니까 그냥 한 말이겠지.
하지만 시간이 흘러서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은 진짜 그때그때마다 다른 것 같기도..
케바케. 우리는 진리의 케바케라고 하죠.
어쩌면 이것이 수능이후에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인드가 아닐까요.
2. 아싸는 대학교에 가도 1년을 낭비하는게 아니냐는 물음
포만한에 있던 답글이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심금을 울리네요.
다만 인싸 성향인 사람은 N수를 해도 시간 낭비가 아니라고 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현역으로 대학을 와도 술자리, 게임, 뻘짓으로 소모한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었나 생각이 들거든요.. 차라리 확률을 걸고 도전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 답글이 제게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이런 생각으로 N수를 하나?
비교 대상이 잘못 되었습니다.
대학가면 아싸라서 술자리도 참석안하고 넷플릭스만 보는 사람 vs재수하면 미친듯이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사람
에헤이~
1년은 엄청난 시간입니다.
1년동안 인싸가 되고싶다면
꾸미고/낯가리는 성격이더라도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법을 연습할 수 있고/ 알바를 하면서 부끄러움을 극복할 수도 있고/원하는 대외활동을 할수도 있고/ 연애도 할 수 있고
아니 대학가서 그냥 놀고 잠만 자실 생각입니까?
대학가서 1년동안 여러 경험과 활동을 하면서 20대의 초반을 정말 알차게 보내기
vs
1년동안 수능을 열심히 공부하면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
이 둘중에 비교해 보세요
그래도 나는 재수까지는 후자를 고를래 이런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는 삼수는 못하겠고 전자가 이제는 중요한 것 같아 이런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는 사수를 곧 하겠지만 여전히 내겐 후자가 중요해 이런 사람도 있을 것이고
All is ok
3. 커뮤니티의 폐해2
커뮤니티의 폐해 중에 저는 일단 2가지가 떠오릅니다.
- 사람을 수치화 시킨다. 매력을 보지 못하게 한다. 다양한 무기가 있음을 알지 못하게 한다.
-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게 한다.
이번엔 두번째의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게 한다’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이 생각을 하게 된건 제가 곧 자퇴할 제 대학의 에타에서 한창 워홀논란이 뜨거웠습니다.
“워홀 갔다온 여자는 거른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이렇게 집단에 속해있다는 이유만으로 공격하는 글을 꽤 보셨죠?
“대한민국 군인은 대다수는 성매매를 한다.”
“여대생은 페미를 한다”
“문신,워홀은 거른다”
“폰팔이, 중고차 딜러는 거른다”
커뮤니티라는 것은 결국에 심심풀이 땅콩으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고 내가 속한 집단은 ‘선’이라 믿고
다른 사람이 속한 집단은 ‘악’이라고 여기고 공격하는 것이 아닌가..
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군대에서 고졸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는데
흔히들 고졸은 커뮤니티에서 인생 대충사는 것 같고 막 배달뛰고 그런 이미지 잖아요
하지만 제가 만난 고졸 중에서 정말 인성좋고 능력좋은 분도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느낀건
사람마다 다르다! 진리의 케바케 사바사
대화를 해보면 그 사람들만의 스토리가 있고
상황이 있고
각자의 인생이야기가 있는데 집단에 속해있단 이유만으로 욕하는 것
문유석 작가의 <개인주의자 선언>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개인을 집단의 특성으로 정의해 버리면 우리는 그런 한국사회에서 살고 있기때문에 불행하다고
개인은 개인으로 보자고
할아버지들, 태극기부대들 꼰대라고 욕하면
결국 우리도 누군가에 의해 평가당하고 외로워진다.
그 사람들 중에는 착실히 인생을 살면서 다른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도 있는데
결국 사람의 잠재성을 보지 못하는 것
문신으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문신하셨네요? 혹시 어떠한 이유로 하신거에요?“
”아 저 Udt를 나왔고 자랑스러운 마음에 했습니다.“
솔로지옥2 김진영의 대화내용입니다.
누가 감히 문신했다는 이유만으로 김진영을 싫어하겠습니까
문신마저 매력이 되었죠.
대화를 하면
막상 선입견과 다름을 깨닫는 것.
그것이 커뮤니티와 현실의 차이
이 세상은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지지않고
저마다의 스토리가 모여진 세상
선과 악을 모두 숭배하자
데미안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제 목표도 비슷합니다.
‘선’(good)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
내가 공부를 ‘선’으로 생각하던 시절에는 노는 것을 ‘악’으로 치부했고
그 결과 나는 공부만 할 줄 아는 사람이되었고
이 세상 모든 가치를 사랑하는 지금에는
공부도 하고 놀줄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Q1. 어떤 사람을 알기전에는 그 사람이 속한 집단으로 파악하는게 시간도 단축하고 효율적인게 아니냐
그럴 수도 있죠.
제가 말하는 의도는 커뮤니티를 하는 사람은 대화하면서 그런 선입견이 깨지는 순간을 경험하지 못해서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게 됨을 지적하는 것 뿐입니다.
이 세상은 사실 선, 악 둘로 구분되는게 아닌
그냥 여러가지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것 뿐
자신만의 렌즈로 그렇게 보는 거죠.
윤동주 시인의 서시가 그런 내용이 있잖아요.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모든 것을 사랑하자는게
결국 선악으로 구분하지 말고
다양성을 존중하자 뭐 그런거 아닐까요
Q2. 너는 그럼 완벽한 사람이냐? 이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다 이상적이냐?
저도 사람 선입견 갖고 봅니다. 하지만 대신 저는 대화할 생각을 해봅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세상 사람 모두가 이렇진 않겠죠
이 글을 보는 사람중에 한명이라도 다른 사람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기보다
잠재성과 가치를 봐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편가르기와 분노의 시대에 살고있습니다.
이 모든 원인이 커뮤니티라고 하기엔 어렵겠다마는
원인 중 하나임에는 명백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행동을 미워하라”라는 말
중고차 딜러를 미워하는게 아니라
그의 사기행동을 미워해야하는 것 아닌가.
4. 나비가 되는 것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을 읽어보셨나요?
친구가 추천해줘서 책을 읽었는데 꽤 내용이 인상깊더라고요.
제 친구의 해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나비라는건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 그 세계관 속에서 나비가 있기에 꽃들이 살아갈 수 있는 거다. 나비가 없이는 이 세상이 존재할 수 없다. 나비란 무엇일까.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 유일무이한 존재.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이유.”
“내가 월 1000만원을 버는 사람이 목표가 되면 그건 나없이도 대체가 된다. 월 1000버는 나는 나고 아니면 아닌 것이냐. 나만이 할 수 있는 것. 나만이 줄 수 있는 것. 나의 존재이유 그것이 무엇일까”
친구의 말은 제게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저랑 제 친구는 성향이 비슷해서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리더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물론 저희 둘은 결이 달라서 다른 방식으로 리더가 되겠지만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대학에 가서 나비가 됨을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학은
애벌레에서 고치안으로 들어가는 시기입니다.
어떤 나비가 될지, 왜 나비가 될지 생각하는 시기
그리고 도전하면서 알아가는 시기
“NAVER다니는 직장인”
“금융 공기업 다니는 연대생”
이
아닌
다만이
가진
유일무이한 존재
그런것을 고민해 봅시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꽃들에게 희망을 해석 중 하나
더 나은 그 무엇, 진정한 자신을 찾아 헤매던 호랑애벌레는 노랑 애벌레의 도움으로 고치를 지나 나비가 된 후로 그것이 자신이 찾아 헤매던 진정한 자아임을 깨닫고 그때부터 다른 애벌레들을 일깨우는 일을 한다. 이들은 마치 이 세상이 전부인 줄로 알고 세상에서 출세하고 인정받는 것에 목숨을 걸고 전력투구하는 인생들에게 “여러분!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닙니다. 세상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 남들이 알아주는 일을 하는 것은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나타내주지 못합니다. 이 세상 이후에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그 나라를 바라보고 그 나라에 소망을 두고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 나라에 이르는 길은 기둥에 올라가 높아지려는 것이 아닙니다. 고치 속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우리 모두가 높아지려고만 하지 말고 그 기둥으로부터 낮은 곳으로 내려와 고치 속으로 들어가 한 알의 밀알이 땅 속에서 썩는 것처럼 자아를 죽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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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보정은 한 55정도 뜰듯
정말 좋은말같네요.
생각이 복잡할때마다 와서 읽어야겠습니다.
고2, 현역 / 심지어 재수하는 도중까지도 이렇게 까지 학벌에 목매달지 않았는데 막상 수능 성적표를 받고나니까 학벌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네요.. 처음 수능 준비했을 때 목표했던 학교보다 좋은 학교를 갔음에도 불구하고요.. 저도 생각 복잡할 때마다 읽으러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