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교실이데아> 비판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68061423
MBC 다큐멘터리 <교실이데아>와 관련하여, 아주 날카롭고 품격 있는 비판글을 페이스북에서 보아, 작성자분의 허락을 구하고 퍼 왔습니다. 다들 한번씩 읽어 보시길. (페이스북 게시물 링크: https://www.facebook.com/share/DbGt65jnXb8h3SdF/?mibextid=CTbP7E)
.
.
만약에 내가 방송을 제작하는 사람이고, 뒷광고인지 앞광고인지는 모르겠으나 IB(국제 바칼로레아)를 홍보하는 방송을 만들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다고 해보자. 수능이 아무 쓸모 없이 학생들이나 들볶기나 하는 것이고 IB가 그 대안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한다.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교양 프로그램처럼 보이는 세련된 광고 방송을 만들 수 있을까? MBC <교실이데아>라는 프로그램이 선택한 방법은,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에게 수능 문제를 풀게 한 뒤 낮은 점수를 받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
해당 방송에서는 글쓰기 작가, 영화 감독, 아나운서 출신 변호사, 베스트셀러 작가 등 한국어 능력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 수능 국어영역 문제를 풀게 하고, 그들이 100점 만점에 50점 내외를 받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카이스트 출신 한국 최초의 우주인,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카이스트 석사과정생, 수학과 교수 등에게 수능 수학영역 문제를 풀게 하고, 그들이 100점 만점에 55점 내외를 받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고 수능 문제가 전문가들의 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북아프리카 전선을 휩쓸고 베를린으로 돌아온 롬멜한테 사관생도 입학시험 때 보게 하는 체력 시험을 보게 한다고 해보자. 아무리 롬멜이라도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니 합격선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을 보고, “롬멜도 통과하지 못하는 체력 시험, 과연 우수한 지휘관을 뽑는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라고 말한다면 그게 정상인가? 그런데 그런 게 공영방송에서 나온 것이다.
.
해당 방송에서 수능 국어영역 문제를 푼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강원국 작가는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으로, 국어와 관련된 시험을 본 것은 1982년도에 본 게 마지막이었는데 당시 국어 만점이었다고 한다. 변영주 감독은 이화여대 법학과 출신으로 학력고사 세대인데 국어를 만점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수능의 무용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학력고사의 유용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학력고사 국어 고득점자들이 뛰어난 한국어 실력으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했으니 학력고사 세대의 교육법이 우수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하는 것이, 태어나서 처음 수능 문제 풀게 해놓고 절반 정도 맞으니까 수능이 쓸모없다고 하는 것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겠다.
.
수학영역의 경우는 더 가관이다. 수능 세대인 서울대 수리과학부 서인석 교수는 모의고사에서 한 번도 틀린 적이 없고 암산만으로 모의고사 만점을 받은 이력이 있다. 다른 연구원이나 교수들이 평균 55점 내외를 맞는 와중에 서인석 교수는 97점을 맞았다. 그러자 여성 사회자는 “정작 실생활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수능 수학 문제들이 많다”고 바람 잡았다. 실생활에 수능 수학 문제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 애초에 전문가들한테 수능 수학문제를 풀게 하지나 말 것이지, 예상을 깨고 높은 점수를 받으니까 실생활에 필요하네 마네라고 한다. 이건 화투판에서 밑장 빼다 걸려놓고 “어차피 도박은 불법이야”라고 말하는 거와 무엇이 다른가?
,
남성 사회자는 여성 사회자를 거들며 “서울대 수학과 교수보다 수능 수학 만점자가 수학을 더 잘 한다고 보아야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롬멜이 40대인데도 불구하고 사관생도 입학 때 보는 체력 시험 기준을 크게 넘겼고 해보자. 그걸 두고 “그렇다면 롬멜 장군보다 체력 시험 성적이 더 뛰어난 학생이 지휘를 더 잘한다고 해야 할까요?”라고 말한다면, 그게 정상인가?
.
방송에서는 “수학 명사 중에는 수능 시험을 보지 않고 대학에 진학한 전문가들도 있고 현직에서 아무런 지장 없이 연구 활동 중”이라고 했다. 과학고 다니다 수능 없이 카이스트에 입학한 수학과 교수를 두고 한 말이다. 그 방송 제작한 사람들은 양심을 당근마켓에서 중고로 팔았나?
.
IB를 팔아먹으려고 수능이 세상 쓸모없는 것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아무리 시청자들을 무지렁이 개돼지로 보아도 정도껏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건 종편 프로그램에서 하는 간접 광고보다 더 질이 나쁘다. 종편에서 하는 간접 광고는, (i) 중장년층이 걸리기 쉬운 병을 소개하면서 (ii) 너 그러다 칵 죽는 수가 있다면서 시청자들이 겁먹게 만든 다음, (iii) 하얀 가운 입혀놓고 병풍처럼 앉혀놓은 의사나 한의사들의 입을 통해 식품을 만병통치약처럼 과장하는 패턴으로 구성된다. 이 경우 심한 과장이 있을지는 모르나 쌩 거짓말은 아니다. 실제로 성인병은 중장년층이 걸리기 쉽고, 그 병에 걸려 정말로 칵 죽는 사람들도 꽤나 있으며, 식품에는 아주 미약하더라도 약효가 있기도 하다. MBC <교실이데아>에서 수능과 IB를 다룬 방송분은 그 정도의 성의나 정직성도 없는 것이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닮음 어케 잘 보나요 10
항상 마지막에 시벌뭐지? 하면 닮음 하나 못 본걸로 틀려요..
-
입시 시작할때는 매일 하루 12시간이상씩 집중하며 공부하면 무조건 메디컬도...
-
ovs별로네 6
kbs또사긴 약간 돈이랑 시간 아까운데 게다가 고전시가 완강도이미했고 머리에 남는게 없어 ㅜㅜ
-
이미지쌤 포토카드가 빨리 받고싶거든요..
-
서울 ㅈ반고~일반고 사이 약대목표 학종 존나 못써줌 그래서 교과로 가려고 함ㅇㅇ...
-
이유가 그냥 그게 궁금하다는 이유뿐이어서.. ㅋㅋ 사실 애초에 사귈 수 있는 능력도...
-
미팅 10번 이상 나가보고 썸2회 and 연애중 중앙동아리 4학기 연동 mt 6번...
-
대전임 ㅈㄱㄴ
-
6모 유출... 3
안되었으니 다들 ㅎㅇㅌ
-
이젠 풀리네 나 성장형인건가
-
뱃지 함 갈으까 6
홍대 건축학과 > 서울대 건축학과 목표로 반수하는 건축붕이 뉴비 컨셉 ㅇㄸ 내가 더...
-
컨셉 무물 15
공부하러 갈랬는데 허리 아파서 빨래 널고 낼 아침에 하려고요 질문 하시면 최대한 F...
-
에담치즈 edam cheese 네덜란드산 치즈로 파라핀으로 빨갛게 코팅한다고 함...
-
그냥 궁금해서 언 미 영 생 지 백분위 기준으로 90 97 2 97 97 입력했는데...
-
1월부터 지금까지 잇올 다니고 있는데 사설모고 봐보면 국어는 2~3진동 수학은 분명...
-
수학 공부할때 잇올이라 노래도 못들어서 가끔 아 너무 개빡치면 그거 틀어놓는데...
-
외고생의 꿈 8
수시 학종 6장 서울대 일반 경영학과 연세대 활우 경영학과 연세대 UD Econ...
-
야자를 해야하나 8
집에만 오면 공부를 안 하네
-
수능 점수 0
화작 미적 영어 지구 사문 2컷 2컷. 2. 2. 1 이면 공대 어디까지 갈수 있나용?
-
이젠 식상할라나
-
청나라 가서 세자 모시라는 말 안들어서 유배당해놓고 다시 보내니깐 성은이 망극하다 ㅋㅋㅋㅋㅋ
-
삶이 버거워서 6
버거먹기
-
장송의 프리렌 0
개띵작인듯
-
사은품으로 받은 킬캠 그냥 팔지말고 풀고 후기를 쓰면 6
그게 더 수험생들에게 정보적인 측면에서 좋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기글이...
-
맨날 아침에 너무 졸려서 30분정도 자버리는데 이거 어카지
-
과탐 2과목 가산점 0.5는 뭐야 사문맛 좀 볼래
-
이거 재밌네요 애니메이션에 절여진 뇌라 장면이 잘 그려짐..
-
치타 0
보다는 오래 달리는 말이 될 수 있도록
-
시간이 제 걸음걸이에 비해 너무 빠른거 같네요 왜이리 뒤쳐지는것만 같을까요 빨리...
-
5투스 기록 0
국어 92 (문학 1개 언매 3개…) 수학 100 (근데 킬러문항이 다 쉽고 오히려...
-
지금 다까먹ㅇ므
-
야릇한 7
쿼크
-
92 1컷 되나요… 29번 너무 아쉽네
-
오늘은 4
어제 죽은이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다. 그 간절함 만큼 열심히 살 수 있을때까지...
-
사탐런 1
06 현역입니다. 좋은대학교 가고싶어서 올해부터 공부 열심히 하고있는데 작년 평균...
-
한의대 2
언매 94 확통 98 영1 탐구 96 참구 98 이정도면 가능? 문과 탐구
-
물론 학교 자체가 일반고여서 시험을 어렵지 않게 내는 게 제일 크지만 그 덕인지...
-
ㅈㄱㄴ
-
미분이 더 재밌는거같아 적분 싫어ㅠㅠㅠㅠ
-
4점 3개 버리고 3점만 다 맞춘다는 전략은 별로인가요 확통은 다 맞춰야해서 조언 부탁드려요
-
놀랍게도 이게 답임...
-
공부시작. 08:05 공부종료. 22:37 수학 아이디어 미분 복습 3,4기생집...
-
지금 시점에서 사탐런으로 사문하려는데 가능한가요?? 3
현역 정시파이터고 생지선택입니다 생명은 계속할거고 지구는 아직도 오지훈 매개완 반도...
-
1학기내내 생명 올백이여서... 유전은 안들어갔고 근수축이랑 막전위 했는데...
-
내 남친이 나보고 할배 입맛이라던데
-
모카 사진 올려놔야 하는데.....
-
항상 문학에서 시간이 부족한데 시간 어케 줄이죠.. 문학에서 30분 넘게 걸려서..
-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는데에는 혐오에 혐오로,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려는 태도가 모든...
-
맨날 고연전 고연대 이래가지고 내가 연고전 연고대라고 하니깐 엄마가 극대노하심
-
20 재수 21.22 서강대 1.2학년 23.24 군수 한다치면 인생 망은 아님?...
솔직히 공영방송이 너무 대놓고 편파적이라
Mbc방송은 거름
언제 누가 수능 수학 100점이 설수리 교수보다 수학 잘한댔나 ㅋㅋㅋㅋㅋ
저 IB라는 제도도 말 많던데 또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저걸로 신나게 수능 까더라고요(까도 근거가 있어야지)
저런 말이 보통 안 먹힌다는 게 슬프지만...
저도 저런 날카로운 글을 쓰고 싶…
유삼환도 할수있어!
응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