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음) 9모 현대시 논평? 가져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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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시 「북방(北方)에서」를 읽으면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어떤 영웅이 ‘오만(히브리스)’ 때문에
나라를 잃게 되는 그런 절망적인 분위기 연출이 느껴진다. 비극의 주인공은 일반인이나 서민이 아닌 영웅 혹은
왕이어야만 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탁월한 능력과 그에 비례한 높은 자존심과 거대한 영토를 지닌 인물로
설정되기 때문이다. 이 시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로 선택과 책임, 그리고 높은 자존심을 골고루 지닌 성격을 보여준다.
한 나라가 비극적 상황에 빠지게 되는 원인이 그들의 자만심(오만)에서 비롯된 과오라면, 이 시의 영웅적 주인공인
‘나’의 결정적인 과오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그리스 비극과 마찬가지로 역시 자기 오만에서 나온 판단 실수이다.
이 시의 ‘나’는 복합적인 정체성을 띠고 나타난다. 이 ‘나’라는 표현이 시의 매연마다 첫 번째 구절이나 첫 번째 단락에
등장함으로써 그 누구도 나를 앞설 수 없다는 위엄과 자부심이 그 인물에게 주어졌음을 느끼게 하는데,
국가 정책의 결정권을 가진 왕이나 왕자와 같은 신분인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후대에도 영향을 끼칠 정치적인 잘못을 저질렀으며 뒤늦게 뼈아픈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음을 서술한다.
그러나 이미 엎지른 물처럼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이제 그 사실을 깨닫고 한탄하는 영웅적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는 눈먼 시인 호메로스([Homeros], 고대 그리스의 시인)가 멸망한 트로이([Troy], 소아시아 반도 서쪽에 있던 고대 도시, 호머의 ‘트로이 전쟁’의 무대로 유명하다.)의 역사를
노래하는 것처럼 소름이 오싹 돋는 서사시의 비극적 전율이 느껴진다.
그러면 이 시의 영웅은 어떤 잘못을 저질렀나? 자기의 태반인 땅(북방의 땅)을 버리고 떠났다는 것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땅을 버리고 떠났나? 부여, 숙신, 발해, 여진, 요, 금을 버리고 떠났다. 부여, 숙신, 발해, 여진, 요, 금을 떠났다는 것은 그 땅을 다른 나라에 넘기고 떠났거나 지키지 못하고 도망치듯 떠났다는 의미까지 느껴진다. 그래서 자신의 행동을 ‘배반’과 ‘속임’이라는 극단적인 단어로 표현한다. 여기에 나타난 내가 살던 지명의 역사적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명칭 | 시대 | 지역 | 민족 |
부여 | 서기전 2세기경~494년 | 북만주 | 예맥족의 국가 |
숙신 | 서기전 6~5세기 | 산동반도, 만주 동북부 지역 | 만주 동북부 지역에 살던 종족 |
발해 | 698년 ~926년 | 남쪽의 신라와 함께 남북국 시대를 이룸 | 한민족 |
요 | 698년 ~926년 | 몽골, 만주, 화북의 일부 지배, 송나라로부터 연계16주를 빼앗음 | 거란족 |
금 | 1115~1234년 | 만주, 몽고, 화베이(華北) | 여진족 |
1연 3행을 보면 그는 흥안령(중국 동북지방, 내몽고 자치구 동부와 흑룡강성 북부에 걸친 산맥)과 음산(중국 몽골고원 남쪽에 뻗어 있는 산맥) 같은 산맥을 배반하고 떠났으며, 아무우르(러시아 지명, 중국 헤이룽강의 다른 이름)와 숭가리(송화강, 흑룡강의 가장 큰 지류,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북으로 흐르는 물줄기와 흑룡강성에서 내려오는 눈강이 합류해 동쪽으로 흘러 흑룡강으로 빠진다) 같은 강을 배반하고 떠났다. 그리고 범과 사슴과 너구리 같은 산의 짐승들을 배반하고 떠났으며 송어와 메기와 개구리 같은 물고기들을 속이고 떠났다. 이렇게 1연에서는 자신의 종족과 이웃 종족, 산맥과 짐승과 물고기를
배반하고 또 속이고 떠났음을 고백하고 있다.
2연은 주변에서 주인공 영웅이 떠남을 슬퍼하는 이별의 장면이다. 하얀 자작나무와 붉은 익갈나무(잎갈나무)가
이 시의 영웅을 붙들었음을 기억한다. 오로촌족(에벤크[Evenk]족)이 멧돌(멧돼지)을 잡아 이별의 잔치를 해 주었고
솔론족(솔론[solon]족.)이 십리 길을 따라 나와 울었음을 기억한다. 산에서 자라는 나무들과 강에서 자라는 풀들,
그리고 다른 종족들이 나의 떠남을 슬퍼하였다는 대목에서 더욱더 장엄한 영웅의 이별식을 연상하게 되고
‘나’는 보통 사람이 아닌 민족의 핵심이 되는 왕자와 같은 인물임을 짐작하게 한다.
3연에 서 ‘나’는 자신이 막중한 책임감을 지닌 존재임을 잊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위엄과 존엄성을 잊고 아무에게나
절하고 그것이 부끄러움인지도 몰랐다고 회고한다. ‘나’가 북쪽의 땅을 떠난 이유는 3연에서 다음과 같은
대립적 의미망으로 나타난다.
이런 ‘나’로 대표되는 민족의 대이동은 역사적으로 고구려가 만주 지안(輯安)에 있던 도읍지 국내성(삼국 시대 초기의
고구려 수도)에서 한반도 내의 평양성으로 이동한 것을 연상하게 한다. 이 ‘나’로 대표되는 고구려인의 민족 대이동을
생각할 때 앞의 떠나온 ‘나’는 결국 북방 한민족인 고구려인을 암시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5연에 오면 이렇게 고구려와 발해 같은 나라의 멸망으로 그 땅에 있던 우리의 문화 유적은 다 깨지고 부서지고
없어져 버렸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돌비는 깨어지고 많은 은금보화는 땅에 묻히고 가마귀도 긴 족보를 이루었는데”의
5연 1행에서 말하는 ‘돌비’는 고구려의 남하라는 맥락에서 보면 ‘광개토대왕비’를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지금 광개토대왕비가 있는 곳이 고구려가 망하고 난 뒤 돌보지 않아서 숲과 이끼에 둘러싸여 그곳에 살던 중국인들도
광개토대왕비가 있는지도 몰랐다가 뒤늦게 발견했다고 하는데, 광개토대왕비를 비롯한 북방 나라의 기념물들이
깨지고 사라짐을 의미한다. 그뿐만 아니라 나라가 멸망함으로써 많은 은금보화도 땅에 묻히고
가마귀의 족보만이 남았다고 한다. 여기서 까마귀과 관련된 민속의 상징을 찾아보면 “민속에 제사를 지내고 난 후
젯밥과 나물 등을 대문 앞이나 울타리 곁에 놓아두는 관습이 있다. 그 젯밥과 나물 등을 까마귀밥이라 한다.
까마귀가 저승에 있는 조상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관습이 이어져 온 듯하다.
여기서의 까마귀는 저승을 오가는 사자(使者)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이 설명을 참조할 때 까마귀의 긴 족보는 죽은 조상의 족보를 말하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즉 땅은 없어지고 이제 남은 것은 조상의 족보뿐이라는 것이다.
5연 2행~4행에 서 “이리하야 또 한 아득한 새 녯날이 비롯하는 때/ 이제는 참으로 익이지 못할 슬픔과 시름에 쫓겨/나는
나의 녯 한울로 땅으로 ― 나의 태반(胎盤)으로 돌아왔으나”를 보면 1연에 나타난 아득한 옛날과 또 다른 ‘새 옛날’은
시인이 이 시를 쓰던 1940년대 조선이 일본에 합병된 시절임을 알 수 있다. 나라를 잃은 이런 시절에
참으로 이기지 못할 슬픔과 시름에 쫓겨 다시 북방으로 왔다는 시인의 말에서 ‘나’가 조선인의 집단적 상징에서
다시 개인으로 의미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일본인이 기승을 부리는 조선 땅을 떠나려고 북방에 왔으나
이곳은 이미 옛날 고구려와 발해의 땅이 아니라는 것이다. 6연 “이미 해는 늙고 달은 파리하고 바람은 미치고
보래구름만 혼자 넋없이 떠도는데”에서도 그런 점이 잘 드러난다. 고구려와 발해인을 보살피던 해와 달과 바람과 구름은
이제 늙고 파리하고 미치고 넋없이 떠도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 사실은 5연에 나타났던 조선의 한일합병과도 연관된다.
7연에 오면 “아, 나의 조상은 형제는 일가친척은 정다운 이웃은 그리운 것은 사랑하는 것은 우럴으는 것은 나의 자랑은
나의 힘은 없다 바람과 물과 세월과 같이 지나가고 없다”로 글을 맺으면서 한민족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시대임을 슬퍼한다.
시인이 나열한 조상과 형제와 일가친척과 이웃은 결국 한민족을 의미하고, 사랑하고 우러르고 자랑할 수 있는 것들이란
결국 우리 민족의 전통과 문화와 민족 정신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는데 현재는 민족임을 자랑할 수 있는
그런 문화 유산이 없어진 시대임을 한탄하고 있다.
시인 백석 개인사에서도 이 시절은 자야라는 기생과의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가 두 번이나 다른 여인과 혼인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를 거역하고 색시를 버리고 연인과도 이별하여 백석 홀로 북방으로 온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개인적인 배반의 역사와 우리 민족의 잘못된 선택의 역사(고구려의 남진정책과 멸망, 한일병합과 조선왕조 멸망)가
겹쳐져서 이 시와 같은 비극적이고 장중한 아름다움을 담은 시가 탄생된 것으로 보인다.
북방에 살던 숙신족, 고구려인, 발해인뿐만 아니라 산맥과 강줄기와 산의 나무와 강의 나무와 해와 달과 바람까지도 같이
‘나’의 떠남을 슬퍼했다는 대목에서는 이 ‘떠난다’는 사건이 보통의 사건이 아니라 한민족의 고대사와 현대사를 아우르는
역사적 사건임과 동시에 자연물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우주적인 사건임을 이 시는 말해 주고 있다.
모든 개인과 종족의 만남과 이별도 언제나 우주적인 조응 관계로 울린다는 사실을 이 시를 통해 알 수 있다.
출처 : 국립국어원(쉼표,마침표. 제20호)
내가 원래 백석 시인을 좋아했는데 마침 이게 모평에 나왔길래 가져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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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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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수시접수 사진 말곤 올해에 내 사진을 찍어본적이 없음 구라 0% 실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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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안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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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나는 애 낳으면 안 되겠구나!‘ 어릴 때.. 언제였을지 모르겠으나 이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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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ㅈㄴ 깎여서 안되겠음 제발 ㄴㄴ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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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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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안가고 공부하고싶은데 빠질 수 있어요?? 학교 나가야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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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에도 없다!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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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넹 아직 안들어 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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