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아직도 수능이 노력으로 보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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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수 했습니다. 다만 이번 수능은 진지하게 준비하진 않았고 2주정도 전에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심정으로 준비했습니다.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받아서 학교는 옮길 것 같습니다만, 이번 시험으로 인해 수능에 대한 생각이 더욱 확고해져서 글을 적어봅니다.
여러분은 아직도 수능이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 시험으로 보이십니까?
전 단연코 말할 수 있습니다. 절대 아닙니다.
저는 국어를 노력으로 극복한 케이스입니다. 고3 4등급에서 시작해서 1등급으로 올렸고 그렇기에 4수 수능을 마칠때까지만 해도 국어는 노력으로 극복 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4수를 마친 후에 학원에서 일하며 수십명에 달하는 학생들과 상담을 해본 결과, 그렇지 않습니다. 애초에 극복이 가능한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국어를 공부를 해서 오르는 경우는 애초에 극복 가능한 잠재성이 내재되어 있던 경우고 오르지 않는 경우는 그 잠재성이 없는 경우입니다.
여러분 기출문제 열심히 푸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몇달을 공부하고 난 뒤에, 기출문제를 다시 풀어보았을 때 똑같은 문제를 또 풀어봐도 또 틀리는 경험을 해보시지 않았습니까?
애초에 사람의 사고과정이라는게 생각보다 경직되어 있어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수능이 요구하는 방향대로 사고과정을 바꿀 수 있는 학생은 노력 끝에 1등급을 쟁취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그걸 얻어내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박아야 합니다. 단순히 1년이 아니라, 그 이상이요. 여러분이 1년동안 온종일 머리박고 공부를 해서 얻어지는 능력들이 그 누군가에겐 태어날때부터 있던 능력이고, 이런 사람이 1년에 500명만 있어도 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흔히 이야기하는 메디컬 진학은 불가능해집니다.
연초만해도 '국어 열심히하면 오르겠죠?'라는 학생들에게 '그럼요. 저도 노력으로 올렸는걸요'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학생을 접하면 접할수록 그냥 이게 단순히 학생들을 기만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오르비에서 어떤 분이 작성하신 명문을 차용하자면 '학생들에게 맨손으로 태양을 붙잡는 일이 가능하다고 말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만이 듭니다.
저는 수학에서 이걸 절절히 느꼈습니다.
정말 수학을 잘 하는 사람 옆에서 시험을 쳐보신 적 있으신가요? 속도 차이가 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단순 연산부터 시작해서, 재능을 선물받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열심히 해야하는 생각을, 그 누군가는 순식간에 본능적으로 해냅니다. 그리고 100분이라는 제한 시간 내에 이 차이는 쌓이고 쌓여 채울 수 없는 간극을 만들어냅니다.
물론 오로지 재능만으로 수학을 잘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져는 재능이란 말을 그 사람의 노력을 폄하하는 말이라 생각해서 극도로 꺼립니다만, 그럼에도 재능이 입시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애초에 출발 선상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잔인할 정도로요.
이번 지구과학 시험을 다시 보세요. 이 시험을 1년동안 열심히 공부한다해서 만점까진 아니더라도 19문제 정도를 풀어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국어를 못 치신 분들, 수학을 못 치신 분들. 1년동안 공부를 더 한다해서 이 간격이 채워질거라 보시나요?
만약 확신이 드신다면 여러분은 공부에 재능이 있으신 분이기 때문에 쭉 밀고 나가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문이 든다면 '내가 정말 1년을 더 한다해서 이 시험을 이겨낼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다른 경쟁자들이 뛰고 있는 이상 이 간격은 단순히 1~2년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이번 등급컷만 보더라도 느끼실거라 생각합니다.
이 글에 대해 갑론을박이 꽤나 있을거라 예상됩니다. 왜냐면 서로 상대방의 두뇌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죽어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거든요. 절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것만큼은 채울 수 없는 간극입니다.
그러니 남의 의견을 참조하는 것이 아니라, 원서를 접수하기 전까지 2달만이라도 남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정말 수능에 맞는 인재인가? 내가 이걸 점알 극복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1년이라도 빨리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 됩니다.
모쪼록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저마다의 행복을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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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ㅈ 유전이 다임
그동안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행복하시길 바래요
ㄹㅇ 저는 한살 더 많은데 저도 국어 노력으로 극복한 케이스거든요 70점대 3등급에서 작수 백분위 100까지 올해도 국어는 문제 없었는데 수학은 끝까지 극복이 안되네요 ㅋㅋㅋㅋ 그래서 저도 주변에 국어는 극복이 될 수도 있고 안될수도 있다고 말하고 다닙니다.. 여튼 너무 고생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행복하시길 바래요
본문 내용에 정말 깊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애초에 뛰어난 애들은 범인이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게 노력이 맞는 지 의아해하더라구요
기출문제 1회독만 하더라도 1등급에 근접한 점수가 나오는, 축복받은 친구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 어떤 짓을 하더라도 그들의 사고를 따라갈 수 없을 뿐더러 제가 그 노력을 하는 와중에도 그들은 더 좋은 효율로 공부를 하고 있거든요. 영원히 좁힐 수 없는 간극입니다.
현역때는 부정했는데 구구절절 맞는말…
저도 작년까지 부정하면서, 노력을 하면 결국 이뤄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더 다양한 사람을 접하니깐 생각이 바뀌네요.
노력 타령 너무 싫음 진짜
ㄹㅇ맞말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저희 역량안에서 맥시멈으로 끌어올리는게 노력이죠 손흥민과 똑같은 훈련을 받더라도 전부가 손흥민이 될 수 없듯이..
그냥 엉덩이 붙히고 앉아서 하는 공부를 노력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거같아요. 제대로된 방향으로 올바른 길을 찾는게 진짜 노력인데 그렇게 하는 사람은 적죠 ㅋㅋ
그리고 수능시험이 진짜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딸리면 아쉽지만 놓아주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씀인지는 너무나 잘 압니다. 국어를 극복해본 저이기에 더욱 더 잘 압니다. 얼마나 하느냐보단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 너무나 잘 압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극복할 수 없는 차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정체되어 있지는 않는 한이요. 다만 이거는 서로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죽을때까지 이해를 못할 영역이기에 어떤 의견을 피력하시더라도 존중하고 이해합니다. 다만 이런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를 바래어볼 뿐입니다.
돌이켜보면 수능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제가 다수의 다른 사람보다 그냥 처음부터 잘했던 것이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저 만큼 노력도 안 하고 좌절한다고 생각하고 왜 아무도 노력을 제대로 안 하는걸까 나 만큼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왜 안된다고 하는걸까 개탄스러워했는데.. 근데 그게 아니었을수도 있네요. 이 글을 보고 생각이 많아지네요.
진짜 올해 후회 없이 인생 최대의 노력을 하면서 느꼈어요. 결국엔 재능이라는 것을... 그래도 다행히 올해로 끝낼 것 같아요. 저의 한계를 맛봤거든요. 그거에라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극복 가능한 잠재성이 있는지도 결국 노력을 충분히 해봐야 알 수 있는 듯.. 저도 국어는 극복했고 생명은 극복을 못 했네요
이것도 분명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내가 잠재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박기 전까진 모르는 것, 어느 분야나 그렇겠지만 이게 또 수능의 무서운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필연적으로 일정 기간이 매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요.
나중에 과외 하고 학원에서 몇명 가르치고 해보면
공부는 정말 적성이 아닌 친구들이 있다는걸 확실히 알수있어요...각자 적성을 찾아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국어를 이야기 많이 하는데 저는 과탐도 재능빨 되게 큰 것 같음.. 군필 오수동안 친 수능에서 국수는 백분위 98-99까지 찍었는데 과탐은 1근처도 못 가봤네요. 22 23에 더불어 어제 25 생지 겪으면서 확실히 메디컬은 제 능력 밖의 일임을 깨달음 ㅠ
그럼요. 탐구는 특히나 순발력을 극도로 요하기 떄문에 이런 면에서 재능을 몹시 탄다고 생각해요..
생각속도가 너무 큰거 같아요 국어 다풀고 20분남고 수학 다풀고 50분 남는 사람은 이번 지구 풀때도 시간안에 들어올텐데 전 3페풀때 5분 종 울려서 패닉왔네요
1등급까지 오르는 건 아직도 노력의 영역 맞죠
근데 그 이상은... 더 맞히는 것 뿐 아니라 안 틀리는 싸움이 되더라구요
재능의 영역이라는거 진짜 맞는것같아요
그 재능의 영역이 대학가니까 더 절실히 느껴지는 것 같아요
수험생때도 결국 수학 벽때문에 포기했는데 대학 가니까 미적분 괴물들이ㅋㅋ 아 이런 애들하고 경쟁했나 싶더라구요
1등급까지는 노력으로 되는거같던데
본문 내용에 더해서, N의 숫자가 커질수록 보통 본인이 어디서 잘못했는 지를 계속 생각하게 되고 거기에 본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져 감에 따라 문장이나 발문을 몇번 곱씹게 되고 연산을 반복하게 되고 이런 게 쌓여져 습관이 되는 게 가장 무서운 것 같습니다. 이런 게 결국 쌓여져 한 문제마다 시간 차이가 나고 전체 시험지 운영 자체가 달라지니까요. 그래서 수능은 한번에 읽고 한번에 풀이 떠올리는 흐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수능문제가 다른 사설보다 어려운 것도 아니고 수능은 말 그대로 그냥 쉭쉭 풀려야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재종을 다녀봤는데 재능의 차이도 있겠지만 시험 자체의 구조나 문제 출제 방식에 대한 생각과 문제에 대한 사고방식이 좀 다르다는 것도 많이 큰 것 같아요. 정확히 어떤 거라고 말하긴 힘든데 재종학생들을 보면 특정유형문제는 말도 안되게 빨리 풀기도 하고 쉬운 시험지 같은 경우에는 ~분 남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실제 그렇기도 하구요. 문제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좀 다르다고 할까. 학원 내 상황을 경험해봤을 때 제가 지방사람이라 굉장히 다름을 느꼈었거든요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고 강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수스퍼거 물스퍼거들을 몸으로 직접 겪고 나니까
그냥 할 말이 없더라구요…
저 1년 만 더 하면 수능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근거있는 자신감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하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