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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근대 철학에서 자연은 인간의 이성적 사유를 통해 해석되고 통제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다. 데카르트는 자연을 기계로 비유하며, 인간은 자연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조작할 능력을 갖춘 존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연의 모든 현상을 기계적 법칙에 따라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관점은 인간의 이성을 자연과 분리된 우위의 위치에 두었다. 이러한 사유는 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촉진했지만, 동시에 자연을 인간의 목적에 봉사해야 하는 단순한 자원으로 환원시켰다.
산업혁명 이후 이러한 사고방식은 더욱 강화되었다. 자연은 공장의 원료 공급처로, 도시의 확장을 위한 토지로, 경제 성장을 위한 자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필연적으로 환경 파괴와 생태계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대기 오염, 삼림 파괴, 기후 변화 등은 자연이 단순한 자원이 아님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로 인해 일부 철학자들은 근대적 자연관을 재검토하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특히, 자연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독립적이고 내재적 가치를 지닌 존재로 바라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는 자연이 인간의 이익을 넘어선 본질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자연을 인간의 삶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그 일부로 속해 있는 더 큰 전체로 바라볼 것을 제안했다. 이와 같은 사고는 단순히 자연을 보존하거나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철학적 전환의 일환이었다.
(나)
20세기 들어 생태 철학은 인간 중심적 자연관을 비판하며, 자연을 하나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 이해하려는 관점을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레오폴드는 '대지 윤리(Land Ethic)'라는 개념을 통해 자연을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할 것을 강조했다. 그의 사상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그 일부로서 자연과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자연은 단순히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스스로의 가치를 가진 존재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생태계를 하나의 유기적 시스템으로 비유하였다. 숲은 단순히 나무와 동물들로 구성된 공간이 아니라, 각각의 요소가 서로 얽혀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는 복잡한 체계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은 자연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가져야 하며, 자연의 균형을 해치는 행위는 곧 인간 스스로에게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산림을 파괴하는 것은 단지 생태계의 일부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물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토양의 질을 저하시켜 결국 인간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는다.
레오폴드는 또한 인간의 행위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윤리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며, 자연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인간은 단순히 자연을 이용하거나 보호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상호 작용하며 조화로운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는 이러한 관계가 인간의 정신적·물질적 풍요를 동시에 증진시킬 수 있음을 강조하며, 생태 윤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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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
1. (가)와 (나)의 공통된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자연을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이해하려는 노력
② 자연의 도구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
③ 자연과 인간의 분리를 통한 생태 보존
④ 생태계 파괴의 원인과 해결책에 관한 과학적 논의
⑤ 자연의 경제적 가치를 윤리적으로 분석하려는 접근
2. (가)와 (나)의 차이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는 근대 철학적 관점을, (나)는 생태 철학적 관점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② (가)는 자연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며, (나)는 자연을 자원의 집합으로 간주한다.
③ (가)는 자연의 도구적 가치를 인정하고, (나)는 자연의 경제적 활용을 비판한다.
④ (가)는 자연과 인간의 통합을 강조하지만, (나)는 자연의 독립성을 강조한다.
⑤ (가)는 자연을 윤리적 대상으로 보고, (나)는 자연을 과학적 대상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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