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하니까 생각난 건데 '모르다'의 '르다'는 '알다'인 거 아세요?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70915111
향가를 보면 고대 국어 시절에는 '모르다'의 활용형을 '毛冬乎'나 '毛冬留' 이런 식으로 썼습니다. 여기서 毛冬는 음차자로, 각각 'ㅁ+모음'과 'ㄷ+모음'을 나타냅니다. 그러니까 중세국어 시절 '모ᄅᆞ다'였던 '모르다'는 원래 '*모ᄃᆞᆯ다' 정도였던 거죠.
왜 '모ᄃᆞ다'가 아니라 '모ᄃᆞᆯ다'냐면 '모르다'는 르/ᄅᆞ 불규칙 용언이고, 보통 불규칙 용언은 규칙 용언이었던 시절의 화석이라고 여겨지는데, 르 불규칙 용언은 어말에 ㄹ이 있었다고 재구되거든요. 그러니까
'*ᄆᆞᄅᆞᆯ-'이라는 어간에 모음 어미가 붙으면 'ᄆᆞᄅᆞ라' 이런 식이 될 건데 저기서 아래아가 탈락해서 'ᄆᆞᆯ라'와 같은 형태가 나오게 됐다는 거죠. 그런데 국어사적으로 유명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ㄷ>ㄹ인데, 영어의 water의 t가 r과 같이 발음되듯이 그러한 ㄷ의 약화가 한국어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모ᄃᆞᆯ-'에서 모음 사이에 있는 ㄷ이 약화되어 ㄹ이 된 거죠.
'못'의 옛말은 '몯'이었는데 만약 뒤에 '알다'가 있는 구성이 하나로 굳어지게 된다면 ㄷ이 연음됐겠죠? 그 원리입니다. '몯 알다'라는 통사적 구성이 굳어지고 더 이상 '알다'에서 왔다는 어원 의식이 사라지자 그렇게 한마디로 이어서 발음하다가 ㄷ이 약화되어 결국 ㄹ이 됐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물론 '알다'는 15세기부터 'ㅏ'였지만, 15세기에 아래아와 ㅏ가 혼동된 경우도 존재해서 이 역시 그러한 경우로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결론
*모ᄃᆞᆯ>*ᄆᆞᄅᆞᆯ>모ᄅᆞ>모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작년 실지원자수 보다 많이 들어온정돈데 과열돼서 폭냄새난다 or 아니다 정확도 높다...
-
닉변해야겠다 2
내가 찐또배기 저능아인데 저능고양이로 바꿔야겠뇨
-
저 닉값할게요 2
엎어지면...흐흐
-
오늘 아침에 홍대에서 첫차타고 들어오니까 왜 부모님이랑 담임쌤이 +1 진지하게...
-
환경이나 사고가 다른 새로운 사람을 사겨야하나 이게 좋은 쪽도 좋은 쪽인데 안 좋은...
-
전과하면 대기업취직 불이익있을까요?
-
연대 가능? 5
연대 703.59 상경계열 될까요? 첫해인데 폭 안나겠죠?
-
이 알바 어떰? 2
돈받고 속눈썹펌한다길래 끌리긴 하지만 알바해본 적이 없어서 고민되네
-
관심 받으려다가 다른 쪽으로 관심을 받게 된답니다....
-
현우진 시발점 강좌가 미적분 상 미적분 하가 있고 미적분1 (새 교육과정의 기본)...
-
내공..
-
과바과 인건 아는데 알고 싶어요 특히 전전이나 컴공이요
-
제 장래희망이 5분마다 휙휙 바뀌는중
-
진학사 4칸 2
17명 뽑는 학과고 4칸 1등인데 가능할까 ........ 4칸 불합격 << 이게...
-
아주좋아요
-
9kg 빠짐 / 9kg 더 빼야함 하루 3만보씩 걷는중 칼로리 제한도 하는중
-
재종 낮반에서 높반 간 후에 원래 있던 데 얘기 한동안 못듣고 살았는데 낮반에...
-
23때까지처럼 그냥 3일전쯤 마감하지 겁나 귀찮게함 진짜..
-
연고대 이과 공과 계열 기준 4.5칸분들 쪽지가 많이 와서 적어요 ' 8명 이하의...
-
소수과 5칸추합러의 입시...
으악 언매빌런이다
으악
오호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