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문학의 감을 잡자! - 3. 보기 사용법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71082606
1편 - 있는 그대로 https://orbi.kr/00070424072
2편 - 선지 독해법 https://orbi.kr/00070819352
에 이어 3편인 '보기 사용법'입니다. 좋아요랑 팔로우 부탁해요~
들어가기 전에, 이 글을 그냥 날려 읽지 말고 시간을 잡고 정독해보세요.
조금 깁니다 그러나 도움이 많이 될겁니다(아마)
각설.
여러분은 모두, 보기가 단순히 문제를 어렵게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여러분의 작품 이해를 돕는 친구라는 것 알고 계시겠죠.
네 맞습니다. 보기는 작품의 주제의식 등 시험장에서 지문만으로 파악할 수 없는 많은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기는 정말 중요합니다.
더욱이나, 최근은 문학의 독서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고,
평가원은 문제를 낼 때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 내용일치라면 빼도박도 못하게 근거가 있지만, 주제의식을 물어보는경우 애매해집니다.
특히나 현대시, 현대소설같은 경우 해석이 워낙 다양해질 수 있기에 평가원은 '내가 해석하라는대로 해석해' 하는 지침을 반드시 내려줍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비연계 작품에서 도드라지는데요, 비연계 작품의 경우 보기에서 정말로 친절하게 '이 작품의 주제의식은 이것이고 그 주제를 저걸 통해서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음 ㅇㅇ' 이렇게 다 써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기를 읽고 지문을 읽는다면 훨씬 이해도가 높아지는데요,
중요한 것은, 보기를 비문학 지문처럼 읽고 핵심(키워드정도)을 추려낸 다음, 작품에서 그걸 찾아가는 식으로 읽어나가는 것입니다.
그럼 연습문제 하나 들어갈게요 ㄱㄱ
2021학년도 9모 현대시 세트입니다. (가) 작품에는 김수영씨의 '사령', (나) 작품에는 김혜순씨의 '한강물 얼고, 눈이 내린 날' 입니다. 작품 보시죠. (나 작품만 볼겁니다)
일단 이 작품을 꼼꼼히 읽고, 아래 선지의 정오를 판단해보세요.
네, 저 선지는 맞는 선지입니다.
근데 갑자기 생각이 많아지실 겁니다. 그래요. 규칙이고 뭐고 이제 이 방아쇠를 한 번만 당기면 저를 죽일 수 있어요. 다만, 이거 하나만 인정하셔야 해요. 당신은 그저... 아 여기가 아니지
충분히 이런 생각 하실거에요. '아니, 왜 깔깔 웃어제끼고 빙빙 돌아버리는게 왜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의 모색이지?'
네. 하지만 이걸 보시면 생각이 많아지실.. 아니 달라지실 겁니다.
이 문항의 보기입니다.
마지막에 나오네요. '이러한 상황에서 말을 대체할 수 있는 웃음이나 몸짓과 같은 또 다른 의사소통의 방법을 보여 준다.' 이정도면 작품 안읽고 거를 수 있는 선지 아닙니까? (그렇다고 작품 안읽고 선지 거르진 마세요)
일단 전 글에서 설명했듯이,
작품의 글자 (있는 그대로, 1편)
선지의 글자 (선지 독해법, 2편)
를 바탕으로 판단하시고,
이처럼 작품, 선지의 글자로 뚫리지 않는 부분은 '보기'의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사실, 이 시를 쓰신 김혜순씨는 저런 의도로 글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근데 그걸 저희가 시험장에서 행간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내기란 쉽지 않고, 그냥 보기가 하라는대로 하면 됩니다.
저번에 어떤 분 댓글을 봤는데, '평가원이 나무를 동물이라고 하면 동물이라고 해야 된다'. 네, 백번 맞는 말입니다.
그럼 연습 문제 나갈게요.
2021학년도 수능 현대시 세트입니다. (가) 작품에는 이용악 씨의 '그리움'이 출제되었고, (나) 작품으로는 이시영 씨의 '마음의 고향 2 - 그 언덕' 이라는 작품이 출제되었습니다.
보기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 고르시면 됩니다.
정답은 4번입니다.
나머지 선지에 대한 해설은 다른 해설강의를 참고하시구요, 4번만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고향으로의 귀환에 대한 기대'입니다.
다시 생각이 많아지실 텐데,
'왜 그곳이 자꾸 안 잊히는지 몰라' 의 반복 => 고향으로 귀환하고싶은 거 아닌가? 지금 그리움 폭발 직전인데??
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왜 그곳이 자꾸 안 잊히는지 몰라' 라는 말은 다소 의역해서 '잊고 싶다'라는 말입니다.
귀환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잊고 싶을까요?
네, 사실 이걸로 명확하게 해설이 됐지만, 시험장에서 이렇게 발견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기가 주어졌습니다.
'지금은 상실했지만 기억 속에서 계속 되살아나는 공간' 이라고요.
상실, 즉 없어진, 없는, 존재하지 않는 고향으로 '귀환하려는 기대'를 할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이해 안되는분을 위해서
좀 더 현실?적인 예시를 들어보면,
정말 사랑하는 이성친구가 있었다고 합시다(없는거 압니다).
근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졌다고 합시다(있어야 헤어지지).
당신은 연인을 미치도록 그리워합니다.
그러나 연인은 새로운 남친(여친)을 사귀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그 연인을 '잊기로' 합니다.
그런데 함께했던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어서, 도저히 잊을 수가 없는 겁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걸 아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괴로운데.
'그(녀)가 도저히 안 잊혀져...' (원래는 '안 잊혀'가 맞습니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다시 사귀는 것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없어졌는데?
요지는, 보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겁니다. 귀환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작품 내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었으나 솔직히 저같으면 저런 해석은 안될거 같습니다. 시험장이니까요. 하지만 평가원 햄께서 친절히도 '보기'를 주셨습니다. 거기에 '상실된 고향'이라는 근거가 나와있죠. 무엇보다 보기를 잘 읽자는 것입니다.
4편 '갈래별 학습팁' 예고하며 물러나겠습니다. 다음주에는 볼 수 있을 거에요(아마)
도움이 되었다면 좋아요, 팔로우 부탁드려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이감장학생 2
이제 대학만붙으면 되겟네여ㅋㅋ
-
https://www2.yonsei.ac.kr/entrance/2025/jungsi/...
-
저만그래요?
-
나 우파인데 2
전라도 삼
-
의대급 성적이 부러움…
-
연대 떳음 6
전 안씀
-
아 속시원해 0
방금 배그에서 얘 하나 속을 화려하게 뒤집고 옴 아 신난다
-
설뱃받고싶당 0
설경제갈껀데 빨리주세용
-
그런데 일반전형만
-
통상적인 대학 서열 11
서평연고(서울대,평택대,연고대,고려대) 서성한(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
교양 쌓으러 옴
-
생명은 모고땐 2,3떴는데 수능때 망했음요 그냥 사탐으로 트는게 나을까요?
-
나 좌파인데 2
경상도사람임
-
개무섭네 ㄷㄷㄷ 주홍글씨노
-
신청했는데 안줌 왜 안 줬는지 모르겟는데 안줌
-
이게 정상인가
-
아 근데 일반 프로틴은 당 높아서 먹으면 안되려나 근데 암튼 보통 어느 회사꺼 드시나요?
-
조발에조발을더하는거지
-
고양이가 좋아 6
개보단 고양이지
-
1주일이나 밀렸네...
-
25릿 방금 언어이해는 20/30인데 추리논증 35/40나옴 표점합 131.8인데...
-
최근 3년동안 평균적으로 예비 15정도 돌았다고 할때 이번 예비 10등대 거의다...
-
오늘 첨써봄 ㅎㅎ.. 가사도 몰라서 대충 흥얼거리는데도 찾아주네용
-
스카에서 공부하다가 저녁밥 먹으러 집 왔는데 잠깐 누워있다 보니까 잘 것 같음요으윽
-
처음엔 전개가 급발진이라고 느꼈는데 보다보니 재밌네요 최신화까지 다보고 다음화 기다리는중
-
힘내고 올게요
-
문디컬 <<- 쩖뇨 13
ㄹㅇ 아 물론 이디컬이 안 쩐다는 뜻은 아닙니다
-
경희대 뱃지를 또 못 받네 아;; 뱃지 두개 못받나요?
-
이미지 세젤쉬 듣고 개념원리 두 바퀴 돌리고 실전개념 들어가는게 맞을듯 쌩노베가...
-
걍 60개 외우기로하면 시간잡고 한번에 외움? 아니면 쉬는시간 무한회독함?
-
뱃지달면 싸움이 잘 안걸리더라고
-
스나이핑하실분없나요...
-
한번씩 들어보니까 강민웅선생님과 방인혁선생님이 굉장히 잘 가르치시는것같은데 개념은...
-
19살 드래프트실패 20살 대학자퇴 21살 시카고컵스 마이너리그 계약 24살...
-
663붙음/????????
-
오르비를 놓지않는 chill게이
-
갱생의 기회를 주기는 하는 제도인거니까 돌아갈 수는 있을듯뇨
-
현우진 시발점 워크북 모르는 문제는 어떻게들 하시나요?
-
반수라는 게 안정감을 만들기 위해서 하는 건데 학고반수하면 그 안정감이 없어지지 않나
-
꼴보기싫은게 없음 목살접히고 이런 애들
-
현역 수시인 척 하면서 친구 마구마구 사귀기
-
수분감 드랍 4
시대에서 기출 문제집 줬는데 수분감 드랍하고 걍 이거할까
-
아직까지 있는거 보면 괜히 반갑고, 대화 몇마디 나눈 적도 없는데 내적 친밀감은 ㅈ됨 ㅇㅇ...
-
강기원 수업때 들은건데 어떻게 하는건가요? (궁금)
-
아 진짜요 5
이거 나무위키 실검이네 사람 대하는게 많이 피곤한가
-
모킹버드는 3
에미넴형님 띵곡아닌가
-
기출학습법(진짜임) 두과자~
-
재수 성공하려면 6
웬만한 동기 가지고는 안 됨 보통 중~상 사이가 많이 하니까... 난 현역 때 붙은...
-
만날 수 없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