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 학원 노원점에는 히든 멘토가 있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8276890
미리 말해서, 제목은 과장법입니다. (당당)
제가 원래 이번 학기는 무휴학으로 반수하며 마치려고 했었는데, 학점이 21학점(7과목 듣는 것)이라(...) 걍 독학재수를 하기로 회심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혼자' 하면 '망한다'는 걸 오래 전 재수할 때 깨달았기에, 독학재수용 학원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목적지는 이번에 오픈하는 오르비 학원 노원점입니다.
대학 와서 이것저것 많이 공부해봤지만, 국수영탐에서 제가 여러분 대부분보다 압도적이라고 단언할 만한 건 난해한 지문 잘 읽는 특수한 독해력이나 윤리 과목 밖에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전 비트겐슈타인이든 니체든 아리스토텔레스든 어느 정도는 읽고 이해할 수 있게끔 철학적인 훈련을 해논 상태거든요. 그거 외엔 노베이스(?).
그런데, 제가 그 동안 썼던 두어 편의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제 전공이 인지과학/심리학이에요. 그 중에서도 그나마 논문/서적을 많이 탐구해본 분야가 다름 아닌 '학습'(교육).
별 거 없지만 재밌는 것 하나 말씀드리자면, 전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이 글이 대상 독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인지될 것인지를 다 '계산'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전 지금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거랄까요.
가령 이런 거예요. 이 글(본문)이 현재 흐르고 있는 맥락과는 관계없이, 여러분은 이미 '서양철학사=히든 멘토'라는 '선입견'에 지배당하고 계세요. 정말 주의 깊게 이 글을 분석하듯 읽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그렇게 인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본문의 중심 내용은 '반수 -> 독학재수학원 -> 철학 훈련된 상태 -> 전공이 심리학'으로 전개되고 있을 뿐인데, 이미 여러분의 심상에는 '오르비 노원점 히든멘토'라는 하나의 캐릭터가 세워져서 서양철학사라는 '사람'은 그 '캐릭터'에 잠식당하고 있는 거죠.
이것을 학자들은 뭐라고 부르는진 기억이 안 나는데, 제가 이해하기 쉽게 말을 붙이자면, 말하자면 '인간은 서사(=꾸며진 이야기)를 통해 세상과 타인을 본다'는 거예요. 즉, 인간은 세상과 타인을 이해할 때 이야기를 짓고, 그것이 허구적임에도 그 허구적인 틀(=이야기)에 맞춰서 나의 바깥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속이는 공상소설가'인 셈이죠.
'히든 멘토'라는 캐릭터도 그래요. 그게 한 번 선입견으로 주어지고 나면 그게 실제 사람의 있는 그대로가 아니고 선입견에 의해 가공된 '말 그대로 캐릭터'에 불과한데도, 여러분 대부분은 자기도 모르게 제 글을 주욱 읽어나가면서 '히든 멘토'의 증거를 찾으려고 했을 거예요. '히든 멘토'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과장된 레토릭, 또는 이목을 끄는 도구적 메타포에 지나지 않았는데도요.
이런 '선입견'과 같은 심리적 현상을 저는 이미 지식적으로 알고 있죠. 그래서 여러분과 소통할 때 그런 심리적 현상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도 있어요. 이게 아까 말한 '심리전'이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계산을 한다는' 이유예요.
말이 좀 길어졌네요. 제가 본래 말하려던 건 제가 "닥터 프로스트"라는 게 아니라ㅡ
제가 심리학에 있어서는 어지간한 또래 대학생보단 잡학다식하다고 자신할 수 있단 얘기예요.
또 돌아가서, 제 주요 관심 분야가 '학습'이잖아요?
그래서, 전 과학적 이론 및 증거에 의해 지지받는 효율적 학습 도구들을 어느 정도나마 알고 있어요. 그게 단순한 공부법이든, 공부라는 행동을 보다 잘 통제하는 시간 운용 방법/자기 점검 방법이든, 하다 못해 '무휴학 반수를 할까 말까'하는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 방법이든 간에 말이죠.
물론 완벽하게(=빈틈없이)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제가 갖춘 이런 '도구'들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뜬금없지만, 이 말을 좀 하고 이어나갈게요.
과외를 구해야 하는데, 구하지 못했어요. 안 구해지더라구요. 여러 요인도 있겠지만, 그 중 하나인 학벌이 현재로선 역시 미달이구나, 싶더라구요.
'그래서' 과외를 가르치는 대신, 그것이 지금으로썬 불가능하다면, '히든 멘토'를 하고 싶단 희망이 들었어요.
물론 엄격히 말해 '멘토'가 아니죠. '자발적 도우미'일 뿐이죠. 또는, 의대로 치면, 의료봉사 나간 인턴 쯤?
그치만 뭐 어때요.
물론 제가 '진짜' 멘토 분들처럼 결정적인 도움은 못 되겠지요. 그래도 같은 독학재수생으로서 다른 독학재수생에게 스스로만이 가진 걸 잘 활용해서 무언가 조금이라도 보탬을 줘보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그런 주제에서, 제가 노원점에 가면, 저를 알아보신다면(음?) 학습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이나 아니면 시간 잘 쓰는 법 같은 거, 얼마든지 물어봐주세요. 성심성의껏 도와드릴게요.
전 여러분을 제 경쟁자라고 보지 않아요.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경쟁자라고 의식하는 거, 전 싫어해요. 결과로 경쟁할 수는 있겠죠. 노력, 불평등한 조건이 최소화된 노력으로는 경쟁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인간'(=인격)끼리는 서로 경쟁자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저는.
노원점에서들 봬요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안녕하십니까 5월말에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게 될 수험생입니다 02년생이지만...
-
생각해보니 나도 윤하 생일카페 마감일날 뛰어갔었네 ㅋㅋ
-
메인글바뀌는 빈도만 봐도 .. 오르비이런적 처음인거같은데
-
나도 내년엔 3
칼럼러가 되거나 탈릅해야지
-
개념인강+쎈b 다 풀고 3개년 기출 건들었는데 피램 같은 독학서있을까요? 확통높은...
-
10배 숏 들어감
-
교차하지 말걸 15
그냥 성대나 냥대 낮공 같은데 써서 갈걸 그랬네 문과 과목이라서 암기 많을거 알고...
-
상위권들은 이렇게 합니다. 대충 할 건 대충 해야 합니다. 상위권들은 어차피 한...
-
예전에 버튜버 특전 받겠다고 오픈시간에 콜라보 카페가서 혼자 특전 메뉴 시켜 먹었던...
-
25수능은 꼭 3
1로 도배된 성적표를 받고싶다 열심히해야지 잘자요
-
기하는없겟지...
-
1명이면 충분한데 ㅜㅜ 한 명도 없음
-
그래프로 푸시나요
-
하고시프다
-
좀 괜찮은 매체 풀이법 없음? 너무 야매로 푸는느낌
-
나: 그.. 러게? 나도 잘 모르겠어 친구: 에타에서 사겨볼까... 나: 인터넷으로...
-
메인글 설의분들 0
진짜 같은 사람인건가요.... 저렇게 깔끔한 성적표 한 번이라도 받아보고 싶습니다.....
-
아니 뭔 말을 하면 보통 대꾸를 하잖음 근데 대꾸 없이 걍 표정으로 말함 그 분이...
-
도대체가 뭐를 잘하니 얘는
-
선착순2천명이라고하네용
-
탕탕 후루후루 4
이거무슨밈인가여
-
독서는 지금 피램을 하고있는데 나쁘지 않은것같고요 문학이 시간을 많이 잡아먹고 많이...
-
환급 내놔.
-
거의 안할거같긴 한데 아직 정부가 고집 부리고 있는 상황 같은데 일단 확정할 수...
-
왕조어디감
-
ㅇㅇ
-
걍 삼수하다가 조현병 걸릴듯 ㅇㅇ 저녁 8시부터 몸이 발작을 함 시대인재 다니는...
-
내가 서울대 성적권이 나올리가 없으니
-
학추도 한번 최저 맞춰야 쓸 수 있는데 우리학교가 약간 ㅈ반임 나도 최저 못맞춰서...
-
나의 생은 미친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정시에 반영하는 내신은 국수영탐 내신인가요 한국사나 기술가정 한문 이런것도 포함인가요? ㅠㅠㅠ
-
수2전에 수1 개념완성강의나 기출 풀어도 ㄱㅊ은가요?
-
연대가고싶어 3
크아아아악
-
연어의 귀소본능...?
-
사탐런, 사탐 선택, 사탐 공부 관련 질문 받습니다 19
모든 질문이든 좋습니다. 사회탐구 수 차례 현장 만점 사회탐구 기출 분석서 저자...
-
음...
-
대 승 리
-
정신병 내음이 짙어지는 게 저만 그럼? ADHD까지 걸리고 약도 먹고 상담 치료도 받았었어요
-
공부해서 빨리 입시판 뜨면 지랑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 그때까지 남아있으시게요? 왜...
-
일단 불법인지 여부가 궁금하고 불법이라고해도 공항에서 무슨 검사 같은걸로 걸릴수가있음??
-
하루만에 슬럼프 극복 아직 완전히는 아니지만
-
한달동안 4시간 이상 안 자고 공부함
-
콩글리쉬로 읽어보셈 고양이
-
김선생님 배 0
-
반박안받음
-
제일 재밌는거 두개 사탐은 재밌는거 하는게 최고다
-
생윤이 너무 재밌어서 사문을 윤사로 바꾸고싶음 생윤이랑 윤사는 결이 다른가??
-
오기가 생겻는데 어떤 식으로 하는 게 좋을까요 공부에 미치면 끝?
-
시대 라이브반 2
시대 라이브반 <-- 집밖으로 나가기 귀찮으면 상당히 괜찮은 선택지
3줄 이상 읽질 않아서 그 캐릭터에 잠식되질 않았습니다.
역시 심리학으로도 밝히지 못하는 인간의 신비
이 댓글의 의도는 1) '하핳 심리학도 예측 못 하는 게 있지롱!'인가요, (2) '네가 긴 글을 썼다는 사실이 나는 마음에 안 든다.'인가요? (1)이면 저도 같이 하하 웃겠지만, (2)이면 왜 굳이 그런 불호의 감정을 바깥으로 표현해내야 하셨는지를 여쭙고 싶어요. (1)인지 (2)인지 판별이 불가능하게 댓글을 쓰신 것도 있지만 어쨌든, 그 '긴 글'을 쓴 사람도 감정이란 게 있지 않을까요?
1번인데...
사실 읽고 쓴 거에요 ㅠㅠ
노여워마시길..
솔직하게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열공하시길 :)
저도 노원점가요..!!! 반갑습니당 그런데 어떻게알아보죠?ㅋㅋ
등 뒤에 '서양철학사'라고 쓴 종이 붙이고 다닐게요 :)
읽을때 언급한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굉장히 신기하네요 ㅎㄷㄷ 합니다
ㅎ.ㅎ 인간의 신비는 심리학 손 안에 있죠!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뵙고 싶지만 거기 갈 일이 없어서...
ㅎㅎ 말씀만으로도!
쪽지확인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