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학생들이 분노하는 것은 학벌주의 때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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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호 총장, 그리고 세종캠퍼스 총학생회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세종캠퍼스의 분교 지위 해소뿐만 아니라, 아예 중복학과를 정리한 뒤 이원화 캠퍼스로 만들겠다는 소리였죠.
경희대나 외대처럼 명목상만 분교이고 사실상 이미 이원화캠퍼스로 운영해오던 학교라면 몰라도
고려대는 설립 당시부터 이미 분교로 신고되었고, 분교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학벌주의에 찌든 이기주의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우리가 통합에 대해 찬성하고, 실제로 이루어짐으로써 대한민국에서 학벌로 인한 차별이 아예 사라지게 된다면, 진작에 우리는 찬성표를 던졌을 겁니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지요.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결과'를 '포기'하지 않고, 통합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학벌주의에 편승한 이기주의자로 폄하할 수 있습니까? 학벌주의자가 아니라면 본인이 노력해서 얻은 정당한 결과를 포기해야만 할까요?
우리는 고연전이나 학교 행사에서, 세종캠퍼스 학우들이 오더라도 그다지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싫어하지도 않았지요. 같은 고려대학교 학생이라는 생각으로요. 물론, 여기 오르비 게시물의 몇몇 댓글에서도 보이듯, 아직까지 고등학생의 두뇌를 벗어나지 못한 몇몇 학우들이 '기어오른다'는 표현을 쓰는 등, 학벌주의적인 면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고, '일부'일 뿐이라는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단지 그 면만을 보고 고대생 전부를 일반화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입니다.
화학적인 통합이 아닌 중복학과 정리를 통한 이원화캠퍼스 운영으로도, 교육부의 '학교 코드'는 일원화됩니다. 즉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학생과 세종캠퍼스 학생을 구별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중복학과를 통폐합한다면, 그 학과와 학생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어느 단과대가 이전하고, 남을까요?
이미 세종캠퍼스에서는, 2005년 부실캠퍼스 선정 이후, 여러 학과를 통폐합해 만들었던 몇몇 학과들이 소리소문없이 없어져 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당사자인 학생들과, 심지어는 세종캠퍼스 학생들과도 충분한 공론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옳은 정책이든, 나쁜 정책이든, 그 문제보다는 독단적으로,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수렴 없이 제멋대로 진행되었다는 게 문제죠. 입결이 내려가든, 혹은 학교 수준이 낮아지든, 뭐가 됐든간에 학생들과 협의가 있었다면 뭐가 문제겠습니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총장과 교직원의 학내독재, 및 불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포털에 위 사진과 같은 공지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그 직후, 고려대학교 본분교 통합 관련 단독 보도 기사가 인터넷 신문에 올라왔지요.
학생들을 분노하게 만든 건 이거였습니다. 일개월 정도 전부터 자유전공학부 폐지 및 Crimson College(미래대학) 설립 건으로, '제 2의 정유라를 만드는 것이냐' 비판을 받던 학교가 물타기를 위해 터뜨린 거 아니냐 싶을 정도로요. 또 다시 독단적인 학교측만의 판단으로 일을 벌인 것입니다. 학생들을 기만하면서요.
개인적으로는 충분한 숙고와 학내 구성원간의 합의, 그리고 착실한 준비를 마친 후의 이원화캠퍼스 운영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독단적인 학교측의 불통 운영과 주마간산식 행정은 반대합니다. 단지 서울캠퍼스 학생이 통합을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학벌주의자라고 간주하지는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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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사실관계를 정정해야 하겠네요.
1. 염재호 총장은 통합에 찬성한 적이 없으며 세종측에서 그런 주장을 하더라도 거부할 것이라는 명시적인 기사가 있었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9&aid=0003846308
님이 글에 인용한 교무처 공지사항에 나온바와 같이, 교무처에서도 이 사실을 공식 부인한 바 있습니다.
통합 여부를 결정하는 주관 부서가 공식 부인을 했다면 적어도 통합에 대한 의심은 거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확인을 위해 제가 직접 총장비서실과 교무처에 전화를 걸어 지득한 내용 역시 동일합니다.
2. 님이 말씀하신 30일자 기사는 본교가 아닌 세종캠퍼스측 주장을 기자가 오인한 것으로서, 학교측에 문의한 결과 그 기사는 오보이며 학교측에서 대응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세종부총장 및 세종총학생회도 본인들의 글이 잘못 전달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제가 총장실에 직접 문의한 바에 따르면 통합관련 사안은 교무회의 후 교수의회의 승인, 재단승인, 교육부허가의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인데, 이 사안의 경우 교무회의 안건에 조차 오르지 않은 사안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염재호 총장께서 몰랐다고 말한 것입니다.
3.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은 세종측의 행위에 따른 오해가 빚은 해프닝일 뿐입니다.
또한 통합관련 가장 최근 기사에선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져..."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1&aid=000277906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421&aid=0002428087
제가 교내 여러부서에 전화를 직접 걸어 확인한 바도 위의 기사들과 똑 같습니다.
해프닝으로 끝난 문제이므로 더이상 거론하여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