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가라 [552502] · 쪽지

2015-07-10 22:26:50
조회수 14,152

지금 손놓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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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혹은 현역생.

3월 4월 6월 7월

4번의 모의고사가 지나갔습니다. 

여태 열심히 공부해오신분들, 중간에 손 놓으셨다가 마음 다잡으신분들, 성적이 잘 나왔다가

떨어지신분들. 지금 어떠신가요? 

지치셨나요? 곧 수능이 끝날거라는 기대감에 차셨나요? 불안하신가요? 에라 모르겠다 

손 놓으셨나요? 

저는 재수생입니다. 고등학교때 1등도 해봤고 나락으로도 떨어져봤던 사람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생활을 부모님과 떨어져서 했습니다. 심리적으로 잡아줄 사람도 없었고

이런저런 일로 몸과 마음이 지치는 일이 많았었죠. 

저는 작년 3월 4월 국영수 121을 찍었었습니다. 과탐은 아직 많이 부족한 상태였죠.

그때 저는 '아 그냥 조금만 더 노력하면 sky는 가겠구나.' 자신감에 차있었죠.

남들 공부하던만큼 공부했던것 같습니다, 아니 덜한것같네요.

열심히 할때도, 게으를때도 있었습니다.

6월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성적이 엉망이더군요. 과탐은 오르지 않았고 자신있었던

국어는 3등급이 나왔습니다. 여기저기 실수투성이의 시험성적을 보고 

'이런것쯤이야 실수할 수도 있지 내실력은 아니야.'

이런 생각으로 6월이지나고 7월.

tv보고 게임도하고 실컷 놀면서 '공부 열심히 했으니까, 열심히 할거니까 좀 놀아도 돼'

'원래 공부 잘하는 애들은 놀거 놀면서 잘거 다 자면서 공부 잘하더라' 

이런 마인드로 여름방학에 들어가게 되고. 그냥저냥 공부하면서 놀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D-100일이더군요. 공부라는게 참. 시간이 많이 남아있을때는 분명히 다 할수있을것

같고, 열심히 할 수 있을거 같더군요. 내일은 꼭 목표시간 채워야지. 내일부터. 내일부터.. 

100일이 남은 시점에 준비되어 있는게 많이 부족했습니다. 과탐은 6등급 7등급 거의 손도 

못 댄 마당에 목표는 하늘만큼 높아서 국영수까지 같이 잡고 가겠다고 몇일간 끙끙 공부하다가

몇일 또 풀어지고. 결국에는 그냥 손 놓게 되더라구요. 아. 안되겠구나. 

너무 많구나. 하루에 16시간 공부라는 말도 안되는 목표를 잡으면서 당연히 실패를 반복하며 

될대로 되라. 시험때 기적이 일어나겠지. 이런 생각으로 오히려 더 포기한것 같습니다.

네. 아예 손 놨어요. 피시방도 갔었고 공부는 그냥 쳐다도 보기 싫었어요. 

수능이요? 네 망했습니다. 기적이요? 그런 것 없더군요. 

제기억으로 국어 3등급 수학 3등급 영어 100 과탐 물1 생2 5 6 나왔었습니다.



제가 지금 수험생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제가 만약 하루하루 빠르게 지나가는 100일 남짓한 시간에 열심히 공부했다면

결과는 달랐을까요? 

TV, 미드, 게임, 폰. 하고싶은것을 절제하고 인내하면서 공부에 매진했다면

목표를 이룰수 있었을까요? 

네. 전 확신합니다. 네 목표를 이뤘을겁니다. 

지금쯤 페북이나 여타 사이트에서는 130일 수기. 120일 수기. 계속해서 올라올겁니다.

그 분들이 증명한것처럼. 여러분들이 증명하실것 처럼. 

저는 작년에 과탐에대해서는 무지의 극치였습니다. 그냥 찍기 반 때려맞추기 반이었죠. 

재수를 시작하고 1개월 후 물리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단 한달만에 개념은 물론 킬러문제

까지 쉽게 맞출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죠. 생2도 20점가량 올랐습니다. 

남들 말 듣지 마세요. 지금까지 해놓은게 있는데 125일안에 너가 따라잡겠다고?

따라잡지 않아도 됩니다. 수능이라는 틀 안에서, 범위 안에서 목표로 하는 문제풀이 능력을

갖추는게 수능이라는 시험의 핵심입니다. 

125일. 길게 느껴지십니까? 아니죠. 아직 부족하신 분들은

금방이라도 지나갈것 같은 조급함이 드실겁니다. '난 안될거같아 재수나해야지'

맞아요. 짧습니다. 놀면서 대강대강 공부할거라면 말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으실겁니다. 안 늦었습니다.

125일. 지금부터라도 안좋은 습관. 나의 공부에 방해가 되는 요소. 제거하세요.

정말 공부에만 몰두했는데 목표를 못이뤘다 하시는 분들. 저에게 찾아오세요. 

책임지겠습니다. 



 



- 쓰다보니 정말 길어졌군요. 미흡한 글이지만 제가 작년 이 시점에 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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