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이 한국외대 ELLT 알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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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외대 영어학과 졸업생입니다. 한국외대 ELLT학과에 대해 수험생들이 낯설기도 하고, 인터넷에서도 충분히 정보를 얻어갈 수 없는 것 같아 제가 졸업생임에도 얘기할 필요가 있기에 ELLT학과에 관해 글을 남깁니다.
(1) ELLT학과란?
ELLT학과는 English Linguistics & Language Technology의 약자로 영어학(언어학)과 언어공학을 배우는 학과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편 당시 영어학과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영어학과는 타대 영어영문학과나 본교 영문학과와 다르게 영어학, 즉 언어학을 중점적으로 배우는 학과였습니다. 그리고 현대 시류에 따라 언어학이 연구방법론 측면에서 프로그래밍을 도입하기에 당시 학과에서도 데이터분석이나 연구방법론 강좌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cf. 많은 정량적인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통계학과가 프로그래밍을 사용하는 것 처럼요.) 따라서 언어학의 공학적 측면을 살려 언어공학 분야를 강화하는 개편은 어쩌면 영어학과 발전의 필연적인 방향이었고, 현재의 ELLT학과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2) ELLT학과에서 배우는 것
백문이 불여일견! 학과 홈페이지에서 발췌해왔습니다. 여기에 제가 추가 설명을 곁들이도록 하겠습니다.
1. 실용영어
영어 숙달 자체에 초점을 둔 과목들이 있으며, 보통 저학년 수업에 포진되어 있습니다. Listening, Reading 과목이 존재하지만, 고학년으로 갈수록 Writing과 Speaking에 중점이 갑니다. Critical Writing은 학생들이 기본적인 아카데믹 작문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한 1학년 과목으로 전공 필수입니다. Research Writing처럼 본격 논문 작성을 위한 4학년 실용 영어 과목도 존재합니다.
2. 영어학(언어학)
영어학과의 명맥을 잇기에 전국 어느 영어 관련 학과보다도 영어학/언어학 교수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2학년 영어학개론부터 시작해서 3학년 때는 구문론, 의미론, 형태론, 음운론과 같은 이론언어학을 배우고 4학년 때는 언어학 베이스를 갖춘 상태로 응용언어학 분야인 과목들을 접합니다. 영어교육, 담화분석, 사회언어학, 심리언어학 같은 과목이 일례입니다.
3. 언어공학
컴퓨터와영어학, 음성학, 데이터분석과 같은 언어공학 분야를 살려 현재 ELLT의 언어공학 트랙이 정립되었습니다. 2학년 때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3, 4학년 때는 영어학/언어학 지식을 갖춘 상태로 통계, 데이터분석, 코퍼스, 자연어처리, 기계학습,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언어공학 과목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3) 언어공학 트랙 FAQ
1. 언어공학 트랙을 반드시 밟아야 하는지?
전공필수인 언어공학개론만 들으면, 원한다면 언어공학 쪽 과목은 듣지 않아도 됩니다. 영어학/언어학 과목을 주로 수강하고 Bachelor of Art (BA)를 받으셔도 됩니다. 일정 학점 이상 언어공학 수업을 들으면 Bachelor of Language Science (BLS) 학위가 나오고요.
하지만 저는 진로로 언어공학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가급적이면 언어공학 과목을 도전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영어학/언어학 자체에 관심이 많더라도 추후 심도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고 효율성을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프로그래밍은 이제 과거와 같이 컴공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난이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앞으로는 범용적으로 익힐 기술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엑셀 잘하는 것 자체만으로 무기였지만 지금은 모두가 엑셀을 잘 하는 것 처럼요. 현재 경영, 경제 분야와 같이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 했던 영역에서 공학적 측면이 연계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진로를 고민하시든 학부에서 기회를 줄 때 공부해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 언어공학 진로를 생각하면 반드시 대학원 진학하는지?
목표가 어디냐에 따라 대답이 다릅니다. 물론 심도 있는 언어공학, 컴퓨터공학 이해와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서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많은 공대생들은 학부로 끝나진 않죠. 하지만 서울캠퍼스 내 융복합소프트웨어전공(현 AI융합전공) 이중전공으로 컴퓨터과학 기본을 쌓고, 언어공학 쪽으로 스터디 조직하며 공부하고, 외부 공모전 나가고 포트폴리오 마련함으로 취업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IT분야가 워낙에 넓기 때문에 처음에는 언어공학을 생각하다가 프로그래밍 배우면서 다른 영역에도 관심이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웹개발 쪽으로 빠질 수 있고요. 이러한 측면에서 학과에서 제공하는 커리큘럼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진로 영역을 유연하게 넓힐 수 있습니다.
(4) 마무리하며
저는 졸업 당시 개발 쪽으로 진로를 계획하고 있었고, 교수님들과 학과 방향에 관해 얘기를 여럿 나눈 바 있습니다. 기술(Technology)에는 여러 정의가 있겠지만 저는 이론의 실생활 적용이라고 여깁니다. 영어학 지식을 배워 언어학적 통찰력을 얻는 것만큼 그것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고 보았고, 응용언어학과 컴퓨터 관련 분야를 학과에서 강화해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러한 제 소망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진 건지 알 수는 없으나 학과 개편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래서 현재 ELLT학과의 커리큘럼 하에서는 언어학을 통해 영어를 탐구하든, 언어공학을 살려 본격적인 개발 쪽으로 나아가든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학습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영어학의 미래를 선도하는 우리 학과가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저의 자부심이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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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아는 선에서 답변드리겠습니다~
ELLT 홍보글 굿굿! 졸업 후 여정도 모두 파이팅!
여러 수험생으로부터 쪽지로 추가적인 질문들이 들어왔는데 이 질문은 기록으로 남겨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댓글로 남깁니다.
Q. 원어강의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ELLT학과의 경우 원어민 교수님이 담당하는 실용 영어 과목은 당연히 모든 것이 영어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론 과목의 경우 교수님의 재량에 따라서 원어 강의로 구성됩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이론 과목도 모두 영어로 이루어졌었는데, 지금은 바뀌어서 한국어로 많이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니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원어강의가 도움될 때도 있고 독이 될 때도 있는데, 소통과 학습의 효율성 면에서 저도 이론 과목은 한국어로 진행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합니다.
다만 영어와 언어학을 탐구하는 만큼 거의 모든 수업이 원서로 진행되기에, 무엇보다 빠릿빠릿하게 영어 독해 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에 더해 과제도 영어로 작성할 것이기에 작문 실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이론 과목 내에서 발표도 꼭 영어로 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달라졌을 수 있겠습니다. ELLT학과 내에 원어강의는 이정도 고려하시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