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한 국어학습의 문제점
게시글 주소: https://m.orbi.kr/0005892708
국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가장 큰, 가장 보편적인 문제점은
글의 표면만을 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평가하기에는 이해에 표면을 100% 다 활용하지도 않습니다.
‘글의 표면’이 무엇이냐면…
글을 이해하는 단계는 surface structure – text
structure – situation model 이렇습니다. 난데없이 이게 무슨 말인가
하는 생각을 하실텐데 수험생이 잘 알 필요는 없는 전문적인 심리학 지식입니다.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글을 이해하려면 표면의 정보를 포착하고 의미연상, 맥락정보활용, 추론의
과정을 통해 글을 중심생각으로 수렴하는 어떤 구조의 의미체계를 마음속에 그리는 과정을 거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한번에 설명하기 어렵네요 그냥 마음속에 구조를 가진 이미지를 그린다 이렇게
보세요)
그래서 글에 써 있는 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글을 읽어야 하니 표면 중에서 가장 겉에 있는 표피라고 할 수 있는
글자의 소리값을 불러냅니다. 이 과정 처리가 원할하게 되야 하는데, 최근(지금도) 관심이 집중된 속발음에 대해 말하자면 그것이 이해를 방해한다면
이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봐야 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이
한글을 뗐고 난독증이 아니라면 표피는 잘 넘어갑니다. 그럼 진피로 넘어가서 글에 담긴 문자 그대로의
의미, 사용된 단어의 단순한 의미 여기에 집중한다는 것이 제가 지적하려는 바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결론이 두 단락입니다) ‘글은 생각의 단서’이기 때문입니다. 글쓴이가 글을 쓴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생각’을 상대방의 마음속에 떠오르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보면
‘이런 생각(이해)을
하겠지’라고 예상하고 글을 쓴 것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글을 보고 떠오른 생각, 그리고 생각에 이어 또 이어지는(글이 이어지도록 유도한) 생각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보았던
글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에 글의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합니다. 달을 안보고 손가락을 본다는 말입니다. (결론 끝)
이게 얼마나 문제가 되냐하면, 사람인 이상 글을 보면 생각을 합니다. 대단한 생각이 아니라 반응처럼 뭔가를 연상합니다. ‘감자, 요리, 무의미단어’ 요렇게
제시를 하고 시간이 지나서 뭐 봤니 하니까 칩, 튀기다, XXX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이 실험처럼 우리 머리속에는 즉각적인 반응이 생기고 이 반응을 남기고 있는 것이 더 쉽습니다. 낫놓고 기역자 모른다지만 기역은 못떠올렸어도 ‘이게 뭐야?’, ‘생뚱맞게 왜 이걸?’, ‘성묘 or 벌초?’ 이런 반응을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학생들이 글을
읽고서 굳이 ‘감자, 요리’같은
표면 정보를 기억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문을 읽은 다음 글의 내용을 떠올리거나 지문분석 또는 요약하기
등의 공부를 할 때 지문의 표현 그대로를 기억하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 머리속에서는 즉각적인
연상이나 추론이 일어났기 때문에 글 표현이 생각으로 넘어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표현을 떠올리려
하니 표현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생산해낸 생각이 표현을 기억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우리 작업기억은 그리 광대하지 못합니다) – 이전에 제가 ‘글은 글을 읽는 것이 아니다. 글을 읽고 떠오른 관념을 읽는 것이다’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이 글의 화제가 뭘까? 중심생각이 뭘까? 이렇게 질문을 하면 꼭 지문에 나와 있는 단어나 표현 그대로를 말하려 해서 그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범위를 조정해야 하는 그런 아쉬운 대답을 늘 합니다. 화제를 부정확하게 파악하면 뒤로는 줄줄이
잘못 이해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대부분 지문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제를 풉니다. 맞추더라도 문제 덕분에 지문을 이해하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
말을 뒤집어서 그러니까 문제를 보면 지문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되는거잖아 이렇게 생각하는 학생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학생은 폭탄을 그냥 옆으로 넘긴 사람입니다. 폭탄의 뇌관을 제거하지 않고 옆으로 넘겨서 언제든
돌아오거나 사정거리 안에서 터져서 죽을 수 있는 미봉책을 쓰는 것입니다. 수능이든 모의든 언제나 말아먹을
수 있는 위험을 가진 상태를 유지하는 학습법입니다.
그러니 글을 읽고 표면정보, 표현,
손가락을 보지 말고 생각을 합시다. 달을 봅시다. 연상한
것을 믿으세요. 자신있게 추론을 하세요.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공부에 적용하면 독해력이 발전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글을 읽는 자연스러운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도 강물을 올라가려는 연어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알을
낳으려는 연어가 아니라 강물을 따라 먼 바다로 나아가야 하는 연어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개찝찝하네 이거 어캄 피부병걸리는거아님?
-
가천대논술 0
나만 어려웠냐..?
-
아니면 이조차도 이룰수없는 꿈인가
-
움짤 투척 3
짱 이쁘당
-
여유부리면서 오랜만에 자습중인 1인 헤헤=)
-
지원없고 돈이 많이필요한상황이면 1000만원어케마련함??하 알바도할게없어돈도많이안주고;
-
우사기ㅣ!!! 7
https://youtu.be/jgYVHsjXrIA?si=qnHPDyALHVWwQF-...
-
님들 나이에는 총의치는 힘드니까 국소의치 쓰세요
-
백분위99방어 ㄱㄴ?
-
1명 풀커리 타고 n제 풀려고 하는데 누가 좋을까요? 섞어듣는 건 비추인가요?...
-
꿈도 희망도 없으면 7ㅐ추 시발
-
캬
-
아직 이규철t 철물점 듣고 있습니다 근데 규철쌤께서 입대 하시고 이투스에서 선생님...
-
https://orbi.kr/00070129533
-
이번 수능 학원에서 풀어봤는데 그래도 많이 올랐어요… 미적은 아직 개념 나가는...
-
제 동물상은 참고로 11
이 친구입니다. 저도 잘생긴 여우이고 싶었어요
-
뭔가 크게 배우거나 어른스러워진 건 없는 듯. 서비스직이나 멘탈 능력은 좋아짐..
-
전적대 같은 학과 진학사 텔그 둘다 1등 ㄷㄷㄷ
-
유도기전력 질문 7
과외생한테 유도기전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자속의 시간변화율 비례 or '단위길이’당...
-
작년보다 빡세던데
-
동물이나 캐릭터 일수도 있음
-
사람 별로 없어서 쉬울 듯 ㄱㄱ
-
다들 주말만 된다네..
-
https://youtu.be/yIyokCZjTPk?si=khXY6pyJkN-YBRt...
-
기습이원준숭배 1
이원준<<국어강사중goat
-
모래 마녀 4
샌드위치
-
걔추줘 4
아침메뉴도 추천해주고 가
-
대치 러셀 0
김기현쌤 200번대 윤성훈쌤 310번대인데 언제쯤 들어갈 수 있나요..?
-
다 재릅인거 같아..
-
닉변하고싶어요 10
시즈카 이 친구 내성격이랑 안맞아서 못견디겠네
-
슬림
-
학고받으면좋은점 4
새비지해보임
-
나만빼놓고..
-
오늘꿈 4
방에서 티비로 요스가노소라 시청중이었는데 가족 난입
-
성적표도 안 나왔는데 우리가 어떻게 아냐고
-
히히 본가 내려와서 요양중
-
문제가 더러워서 그런가 1-2, 1-3밖에 기억 안 나는데.. 혹시 복기 하시는 분 계신가요?
-
다시 태어날까
-
화작 / 기하 / 영어 / 사문 / 지구1 97 / 80 / 100 / 48 /...
-
보통 교재를 만들때 한컴이나 워드중에 어떤걸 쓰나요? 과외용으로 하나 만드려고...
-
서강대도 갔다왔어여 11
화공 다니는 친구가 서강대 구경시켜줬어여 근데 친구가 다니는 곳만 소개시켜줘서...
-
뀨뀨 15
뀨우
-
이분 왜 폭주하심 11
-
소수과임 지금까지 40명 실제지원 변표뜬다고 1000점 만점 점수가 막 2~3점씩...
-
기상 7
-
ㅇㅈ 12
펑
-
맞팔 하실분 6
잡담태그 잘 달아요
선생님 글 항상 공감하며 잘 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근 글 많이 애쓰셨더군요
항상 염두해두고 있던 주제였는데
마침 어제 묵독애 대한 고민 글이 여러개 올라와서
마음이 동하길래, 작성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1. 속발음에 방해를 받는다면 어떤 방법으로 고쳐나가야 할까요?
2.글을 읽을때 의미표상을 잘 안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을 해야할까요?
오랜만에 열심히 답변을 썼습니다.
그래서 별도 글로 올렸습니다.
http://orbi.kr/0005893116
좋은글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