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대 [606835] · MS 2015 · 쪽지

2016-01-21 20:37:24
조회수 744

[돛대샘] 올비에게 들려주는 문법이야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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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비야, 


문장 나라에 온 걸 환영해!
내가 문장 나라 출신은 아니지만...

올비야, 

이번엔 주문이 좀 어땠니? 
너무 간단했나? 쉽게 하던걸.  

올비야, 

나와 함께 한번 더!
'일차결여 아마비모', 짝짝! 일차결여 아마비모. 짝짝!

참, 올비야, 

방금 문장궁 뜰에서 만난 진짜 파수꾼 어땠니? 
완전 멋있지 않니? 

'시커먼 얼굴에 하얀 눈빛' 한번 더 보니 소름이 돋진 않지?  

뭐라고, 아, 그렇지. 
저번에 가짜 파수꾼을 만났으니 궁금하기도 하겠네.

진짜 파수꾼은 아까 본 것처럼 큰 지팡이를 한 손에 쥐고 있어. 
물론 가짜 파수꾼도 거기까진 따라할 수 있어. 

하지만, 임무를 마치고 사라질 땐 꼭 지팡이를 한 번 바닥에 쿵 친단다. 
가짜 파수꾼은 그걸 흉내낼 수 없거든. 가짜는 사라지지 않아요~

물론 두 번 치면 우리가 진 거라 순식간에 추방당해. 

세 번 치는 일이 일어나면...
제발, 그런 일이 없기를... 

올비야, 

'탐라'를 발음해 보라? 
파수꾼이 이렇게 근엄하게 말했던가? 

질문이 어렵지 않았니? 
비유음 장군을 불렀다구? 역시. 

비음 주문 2를 외쳤구나!
'받침 미아가 ㄹ을 만나 ㄹ이 ㄴ이 되다.' 

그래서 탐라가 [탐나]가 된다, 와우!
내 눈엔 파수꾼이 흐뭇이 사라진 것 같던데. 기분 탓인가? 

근데, 올비야,

단어왕에게 받은 황금 열쇠는 잘 가지고 있지? 
얼마나 위풍당당하던지? 

단어왕이 갑자기 세 가지 질문을 한대서 나도 사실 놀랐거든.
왕들은 도대체 그 속을 알 수가 없어. 

'저 사람'에서 '저'는 관형사인가, 대명사인가? 
그게 아마 첫 번째 질문이었지? 

하하! 그걸 떠올렸구나! 그 공연...
'관형사는 조사를 싫어해'

두 번째가 뭐였더라? 
아, 맞다. '피땀'은 대등합성어인가, 융합합성어인가? 

뭐, 그 정도는 몸푸는 문제였다고? 
알더라도 답을 잘못 말할 수도 있잖아? 올비~ 방심은 금물이야!

그런데 올비야, 

세 번째 질문이 뭐였니? 
솔직히 나도 그건 제대로 못 들었거든.
고개만 끄덕이지 않았니? 뭘 물어봤던 거지? 

아니, 뭐야? 그게 사실이야? 
그래서 고개를 끄덕인 거였니? 

올비야, 

큰일이야. 이를 어째...
대관절 단어왕은 왜 무리한 요구를 한 걸까? 

규범 나라의 서쪽엔 발음성이 있어. 
규범궁에서 발음성으로 가는 중간쯤 가면 세로가 나와.

거기서부터 아홉 굽이를 돌면 나타나는 것이 바로 '노하우강'이야. 
강의 중간엔 조그만 두 섬이 있는데, 서로 마주 보고 있지. 

그 중 한 섬에 단어왕이 요구한 '요술하프'가 있어. 
문제는 그 상대편에 '노하우 요정'이 있다는 거야. 

노하우 요정은 황홀한 목소리로 뱃사공을 유혹해. 
그 섬까지 배를 타고 가야 하거든. 

인간만이 그 소릴 들을 수 있어. 오직.
절대 그쪽을 쳐다봐선 안 돼. 올비야.

요정을 쳐다보면 노하우강은 무서운 늪으로 변해. 
이때까지 수많은 올비들이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단다. 흑흑!

그래서 문법 세계에선 그곳을 '올비들의 무덤'이라고도 불러. 

올비야, 

이미 해버린 약속이지만...
왕들과 쉽게 약속을 하면 안 돼. 왕과의 약속은 어길 수 없어. 그게 규칙이야. 
단어왕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올비야, 

피할 수 없다면... 
이 미니아라와 함께 싸우자!

* 올비는 돛대가 오르비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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